2일 우리 단체는 언론연대, 방송인총연합회와 함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방송위원회 3기 평가 및 향후 과제’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사회를 맡은 김서중 대표는 "3기 방송위원회의 1년간 활동을 꼼꼼히 평가하고, 드러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김진웅 선문대 교수가 ‘방송위원회 위상 및 개선책’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김 교수는 “방송위원회는 방송정책의 산물이자 방송정책의 주무기관이라는 이중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민주사회 방송정책의 기조는 무엇보다도 다원주의와 권력 분립에 있고, 방송자유와 독립성, 균형성, 다양성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사회의 필수불가결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써 방송을 관할하는 방송위원회가 지향하는 바도 이 원칙에 그대로 부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송위 관련 논의는 "외부 권력과의 관계 차원에서 독립성, 방송위원회의 민주적 구성과 관련된 대표성, 그리고 방송위원회 역할과 관련된 전문성 등이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방송위원회의 독립성, 대표성, 전문성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방송위원회가 향후 긍정적 변화를 위해서는 △ 위원회모델과 견제장치를 제도화해 결합하는 ‘이원적 모델’ 도입 △ 방송위원의 독립성, 대표성,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검토 △ 방송위원 선임방식 개선 필요 △ 사무처를 포함한 전체 차원에서 방송위 관련 논의 진행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방송 수호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3기 방송위 총체적 문제점 꼼꼼히 파헤쳐
문효선 언론연대 정책위원은 '방송위원회 정책 및 운영시스템 평가'이라는 주제로 두번째 발제를 했다. 문효선 위원은 3기 방송위원회가 지난 1년간 보여준 총체적인 문제를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비판했다.
문 위원은 △ 정치적 독립성 및 중립성의 훼손 △ 위원장의 전문성 미흡 및 자격 시비 논란 △ 자본으로의 종속 △ 방송의 공공성ㆍ공익성 후퇴를 3기 방송위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우선 '정치적 독립성, 중립성 훼손'과 관련해서는 '강동순 녹취록 파문'의 예를 들며 "방송위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한뒤, 방송위의 "제식구 감싸기식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어 문 위원은 "조창현 방송위원장의 전문성 미흡과 자격 시비 논란"을 제기했다. 특히 "위원장이 독단적인 독임제 방식의 운영을 하고 있다"며 몇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콘텐츠진흥재단 인사에 관해서도 면피성 발언만을 계속하며 무능력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위원장은 한미FTA와 관련해서도 "방송도 개방해야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한미FTA 문건 유출 감사를 지시하며 직무상 독립이 보장되는 방송위원을 내사해 물의를 빚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 위원은 "광주미디어센터장 임명을 두고 '특정인사' 임명을 위해 방송위가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의 원칙을 저버리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은 '우리 홈쇼핑 건'과 롯데 경방이 출연한 기금으로 설립된 '콘텐츠진흥재단'을 사례로 들며 방송위가 "자본으로 종속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은 우리 홈쇼핑 건이 "방송위원회의 현재 처한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며 "위원장의 업무대처 능력, 일부 위원들의 책임 떠넘기기, 방송위원 및 방송위 실무자들의 개입 의혹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 콘텐츠진흥재단 임원 선임 문제를 제기하고 "방송위 운영의 폐쇄성을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디지털활성화, MMS, 케이블 정책, 홈쇼핑채널 편성, 공익성 채널 정책 등을 사례로 들며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이 후퇴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방송위원회 위원 선임 구조 변경, 방송위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를 지키지 못한 방송위원을 자체 퇴출 구조, 정책 결정과 집행 분리, 정책결정과 집행의 투명성, 공정성 확보, 시청자가 중심의 방송정책, 공공성ㆍ공익성 강화로 공적구조의 방송시스템 확충,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유료방송매체 정책 등으로 방송위원회 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우리 단체 이남표 정책 위원은 "방송위가 정부부처로 통합되야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방송위에 대한 사회적 기대감이 크게 하락했다"고 평가하고, 김진웅 교수가 제안한 '위원회 내부 견제 장치' 같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그 방법으로 명망가를 중심으로 외부 인사들로 꾸려진 윤리위원회를 방송위원회 내에 두고, 윤리위가 위원들이 문제를 일으킬 경우 강력한 제재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제안했다.
또 "방송사들이 방송위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하고 "방송위원회가 정책을 추진할 때 명확한 근거를 갖고 주도적으로 끌고가야한다"고 밝혔다.
'전문성, 일관성'이 정책접근 기준돼야
선호 미디어오늘 기자는 지역 DMB, 신규미디어, VOD 관련 방송위 정책결정에 대한 사례를 들며 "방송위가 전문적으로 일관성있게 정책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매체 중심이 아닌 '전문성, 일관성' 있는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원회 조직 문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시민사회,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한다"며 "토론 내용을 위원회와 방통특위에 보내자"고 제안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도 매체편향론 보다는 균형론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무료보편서비스의 공고화를 통해 공익성을 확장하고, 유료시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창형 기술인연합회 회장은 방송위원의 인사 검증절차 정비, 방송정책 실명제 실시 등을 제안했고 방송위가 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시 강조했다.
언론연대 양문석 정책실장은 '방송위를 개조할 것인가 해체시킬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며 '위기 임계점'에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의견을 개조론과 해체론으로 분류해 공대위에 보고하고 평가, 재논의를 통해 향후 투쟁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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