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_
[자료] 국가보안법 폐지를 가로막는 수구언론 규탄 기자회견 및 민언련 범국민단식농성단 참여 성명 발표
등록 2013.09.3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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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를 가로막는 수구언론 규탄 기자회견 및
민언련 범국민단식농성단 참여 성명 발표

 

 
 
 


국가보안법 폐지를 가로막는 수구언론 규탄 기자회견 및
민언련 범국민단식농성단 참여 성명 발표
○ 일 시 : 12월 24일(금) 오후 1시
○ 장 소 : 조선일보사 앞
○ 주 최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 행사 순서
- 개회사
- 국가보안법 폐지 가로막는 수구언론에 대한 규탄 발언
- 국가보안법 관련 편파왜곡보도 규탄 발언
- 최민희 사무총장의 단식농성 참가 1인 성명 낭독
- 지지 단식자 발언
- 성명서 낭독
- 침묵행진, 연좌시위
<민언련 무기한 단식농성자>
최민희 사무총장, 전미희 사무처장, 김은주 사무처장, 이희완 부장

<지지 단식자>
[이사] 이명순, 전영일, 임상택, 이완기, 김경실, 김민경

[정책위원] 신태섭, 임동욱, 김동민, 이남표, 김금녀, 김재영, 한상혁, 김서중

[활동가] 김유진, 이송지혜, 조영수, 이광인, 박제선, 박진형, 강윤경

[회원] 김지선, 정정일, 유용민, 최영민, 정상훈, 오영은, 이영은, 김원정, 박수진,
신광영, 엄인수, 구정모, 김규남, 배철욱, 안용일, 배영미, 유일환, 김성원, 김이지,
장유정, 김동찬, 최안, 박정혜, 류성헌, 박용운, 장선경, 정찬무, 옥미애, 진주봉,
김혜정, 김정은, 이승헌, 김대선, 강정미, 김승형, 김영삼, 김지연, 고영주, 박상남, 남진호, 김기환, 전종한, 정영은, 최현정 (65명)
 
 
□‘국보법 폐지 촉구 단식’1인 성명 (2004. 12. 24)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

부끄러워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단식하기가 싫었습니다.
91년부터 2000년까지 아픈 큰 아이를 키우면서 지긋지긋하게 굶었습니다. 1년에 3차례 1주일단식을 하고 한차례는 열흘단식을 했습니다. 그 후에도 매해 일주일 내지 열흘 단식을 하고 있기에 가외로 또 굶어야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래, 바쁘니까 이해받을 수 있겠지’하고 혼자 핑계를 대었고 “‘농성단’은 단식으로, 우리는 다른 여러 가지 활동으로 국보폐지를 위해 뛰자” “나는 둘째도 어리니까 농성단 결합은 불가능하다”며 스스로 위안삼았습니다.
그러나 여의도 천막에 기자회견차, 회의차 갈 때마다 고개를 들기가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연로한 어르신들이 쾡한 모습으로 대오 앞에 계신 것을 볼 때 너무나 죄송스러웠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대오곁을 지나다가 언뜻 마주친 농성단 젊은 후배들의 힘겨운 눈언저리를 훔쳐보게 되었을 때 도망치듯 뛰어야했습니다.
연말이라 이렇게 저렇게 부딪히게되는 송년회 자리에서 차려진 음식에 숟가락을 댈 때마다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 위에 앉아있는 농성단이 눈앞을 가려왔습니다.
그래도 “국보법만은 연내폐지하겠다”던 열린우리당, 국보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믿는 구석이 있어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면서 단식만은 피하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도저히 더 이상 바쁘다는 핑계나 ‘개인적으로 단식은 지긋지긋하게 하고 있다’든가 ‘아기가 어려서 곤란하다’는 이유만으로 농성단에 결합하는 것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워서 너무나 부끄러워서 그럴 수가 없습니다.
열린우리당이 부끄럽습니다
“국보법만은 꼭 폐지하겠다”, “국보법 폐지는 내 소신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4.15총선 이후 국보법폐지 논쟁이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해온 말입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막무가내식 반대에 밀린 열린우리당 지도부 내에서 “산이 높으면 돌아가자”는 말이 나오고 “합의가능한 것부터 처리하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돌연 극보법 폐지안을 법사위에 강행상정한 열린우리당은 하루만에 국보법 연내처리 불가입장을 표명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급기야 ‘4자회담’이 열렸고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4대개혁입법 합의 연내처리’에 동의함으로써 한나라당의 파병연장 동의안과 예산안을 볼모로한 덫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총선 이전에는 의석수가 적어서 개혁못한다고 하던 열린우리당은 총선이후 과반 의석을 확보한 지금은 일부 언론의 다수결원칙을 무력화하는 ‘합의론’과 내부분열로 무력하기 짝이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열린우리당이 우리는 몹시 부끄럽습니다.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여당, 다수결원칙도 지켜낼 배짱조차 없는 정당에게 국보법폐지를 요구했던 국민이 바보였던 것일까요.
그래도 우리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힘합쳐 국보법을 연내폐지해주리라는 기대를 접지 않으렵니다. 아직은 8일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희망과 자신감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운동권 출신의원들이 부끄럽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열린우리당지도부가 누구인가 하는데 생각이 미치니 마구 가슴이 콩닥 거렸습니다. 그 이름 하나하나, 면면을 훑어보며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지도부만이 아닙니다. 나머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이름과 그들의 행적을 더듬어보다가 도저히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그들이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해왔던 선배들이 아니라면 실컷 욕이나 하고 마음편이 등돌릴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차라리 그들이 공안검사 출신이었다면, 80년대와 90년대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몸바친 후배들이 아니었다면 “에라, 정치 너나 먹어라”하며 실컷 육두문자 날려 씹어대고 뒤돌아설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도대체 우리, 이게 뭡니까. 이러려고 목숨걸고 민주화운동한 겁니까. 80년 광주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시민들의 죽음을 딛고 살아남아서 국보법 폐지를 놓고 이래도 되는 겁니까. 군부권위주의 정권시절 고문당하다 죽고, 매맞아 죽고, 그들 탄압의 후유증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스러져간 동지들의 죽음을 벌써 잊었단 말입니까.
일부는 한나라당에 들어가 금뺏지달고 보신하고, 일부는 열린우리당 의원되어 ‘합의론’에 갇혀 보신하고 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제가 부끄럽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저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도대체 나는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 것인가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다른 동지들이 목숨걸고 단식하고 있는데 거기에 슬쩍 얹혀 입으로만 국보법폐지를 외치고다니면서 극히 사소한 부분적인 역할에 자족해 ‘나도 할만큼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79년 대학에 들어가 80년 광주를 겪은뒤 “죽을 때까지 운동하며 살겠다”고 결심했던 ‘나’는 어디로 가 낯설고, 타성에 젖어 시민단체 활동에 안주해있는 ‘나’는 익숙하게 다가왔습니다. 늘 입에 “한번 살지 두 번 사느냐”는 각오를 달고 다니고 “누가 뭐래도 꿋꿋하게 한길을 가자”고 다짐하면서 막상 국보폐지 투쟁을 앞에 놓고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내’가 부끄러워서 농성단 단식투쟁에 함께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초심잃지 않고 투쟁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천막에 들어가 단식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밥먹으면서 너무 죄송했습니다.


 
□ 기자회견문
국가보안법 폐지 가로막는 수구언론을 규탄하며 단식에 돌입한다
지난 70여년 간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며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염원을 짓밟아 온 것이 국가보안법임을 우리는 똑똑히 알고 있다. 일제 시기 식민지 조국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던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는 데 활용된 국가보안법은 해방 후 독재정권에 의해 ‘정권안보법’으로 변질,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국민의 소망을 억누르는데 악용되었다. 국가보안법은 냉전 수구 세력을 지탱하며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발돋움 하는 것을 가로막는 낡은 장치이다.
이러한 국가보안법을 무기로 국민의 민주의식 성숙을 가로막아 온 것이 바로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다. 이들은 ‘색깔론’으로 마녀사냥을 저지르는 ‘인권 침해의 자유’를 누리면서도 이를 ‘위정척사(爲正斥邪)’로 정당화 하기 위한 준거로 국가보안법을 활용해 왔다. 뿐만 아니라 이들 신문은 독재권력에 대한 지지를 정당화 하며 ‘국가안보상업주의’로 사익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국가보안법을 악용해 왔다.
독재권력은 민주화를 염원하는 시민의 거센 저항을 받아 패퇴하였으나 이들 언론은 사죄를 하거나 심판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새로운 권력으로 자리하여 민주화의 속도를 늦추는 제동장치로 남았다. 이들 언론은 자신과 생각과 입장이 다른 시민들을 ‘국가보안법’의 잣대를 활용하여 몰상식하게 공격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달에도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한나라당의 무책임하고 반인권적인 ‘간첩암약설’을 확대보도하며 한 국회의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사상전향’ 고백까지 강요하는 가증스러운 행태를 보이지 않았던가. 그 뿐만 아니라 이들 신문은 탈냉전을 향한 남북의 화해협력과 생존권 보장을 위해 몸부림치는 민중들의 움직임을 가차없이 짓밟기 위한 도구로 국가보안법을 악용하고 있기도 하다.
오늘 본회는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이 이렇듯 ‘인권 침해의 자유’를 만끽하는 행태에 항의하며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한 단식농성단에 결합한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민주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민주시민 모두의 몫으로서 결코 이념논쟁이나 보혁 대결구도로 설명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이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을 ‘이념 투쟁’만으로 편향되게 보도하는 것에 대해 본회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바이다.
우리는 국민들께도 당부드린다. 이제 대한민국은 국가보안법 없이도 안보를 지켜낼 수 있을 만큼 성숙했다.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이 ‘광화문에서 인공기를 휘둘러도 처벌할 수단이 없다’ 운운하며 안보불안을 자극하는 것에 국민들은 하등 동요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모든 국민이 용기를 내어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다.
2004년 12월 24일
국가보안법 끝장 단식농성단 결합 민언련 발족식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