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_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3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 발표
등록 2013.09.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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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선정, 2003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 발표

○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는 1년 동안의 방송모니터 결과와 시청자들의 뜻을 모아 매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을 선정, 발표하고 있습니다.

○ 본회는 2003년 한해 방송모니터를 마감하면서 『2003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을 선정하여 발표합니다. 선정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니터 기간 : 2002년 11월 1일∼2003년 10월 31일

- 모니터 대상 : KBS, MBC, SBS, EBS의 시사교양/연예오락/드라마 프로그램

- 선 정 부 문
1. '올해의 좋은·나쁜 시사교양프로그램'
2. '올해의 좋은·나쁜 연예오락프로그램'
3. '올해의 좋은·나쁜 드라마'

- 심 사 과 정
순수 시청자로 구성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회원들이 1년 동안의 모니터 결과를 통해 무작위 후보작 추천(약 60편이 추천됨)
각 부문별 선정소위를 구성. 1차 검증을 통해 3배수로 2차 후보작 선정
각 부문별 선정소위에서 2차 검증을 통해 2배수로 3차 후보작 선정
방송모니터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해 최종 선정

○ 『2003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선정결과

-
좋은 방송
나쁜 방송
시사교양부문MBC스페셜 '끝나지 않은 전쟁', '가족'(MBC)
한국사회를 말한다(KBS)
100인토론 '로또복권 당첨금 논란', '호주제폐지'(KBS)
연예오락부문까치가 울면(MBC)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KBS)
드라마 부문보름달 산타(KBS)
야인시대(SBS)



○ 『2003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선정사유

<2003년 올해의 좋은 방송>

- 시사교양 부문

'정전50주년 특별기획-끝나지 않은 전쟁',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
연출: 이채훈 이선태 배연규 김상균(이상 끝나지 않은 전쟁) / 이모현, 채환규, 김철진(이상 가족)
방송: 2003년 7월 6일∼27일, 9월 21일∼10월 12일

'정전50주년 특별기획-끝나지 않은 전쟁'은 2003년 한반도 전쟁위기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전쟁의 심각성과 평화의 중요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끝나지 않은 전쟁'은 미국 내의 극우 정치세력을 취재해 한반도 핵위기의 실체를 밝혔다. 또 이라크전쟁을 통해 전쟁의 참담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한국사회에 만연한 전쟁불감증을 지적해 경각심을 일깨웠다. '끝나지 않은 전쟁' 제작진의 노력은 한반도의 중대한 위기 상황에서 언론이 해야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어 더욱 의미 있다.

'인터뷰 다큐멘터리<가족> 4부작'은 소재와 구성에 있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며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신선한 감동을 안겼다.
'가족'은 자막과 나레이션 없이 '인터뷰'로만 구성된 파격적인 형식으로 보다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가족'은 가족 붕괴론이 대두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 모녀간, 부자간, 부부간의 속내를 진솔하게 담아내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시청자들이 가족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은 이외에도 충실한 기획과 취재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폭넓은 정보를 제공했다. 그러나 '아이비리그의 한국인'처럼 우리 교육의 현실에 대한 지적 없이 미국 명문대 생활만 소개해 마치 유학정보회사의 홍보프로그램같은 방송분도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제작진은 사회의 여러 가치들에 대해 진지하고 참신한 접근을 통한 문제제기와 진실규명의 노력을 계속 해주기 바란다.


▲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책임연출 : 황용호
연출 : 한창록 최철호 임세형 최지원 조현진 홍현진 손종호 최경영 이욱정 이내규 강성훈 장영주
이명신 최철호 양홍선
방송 : 2003년 8월 2일∼ 매주 토요일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는 올 한 해 한국사회에 대해 성역 없는 문제제기를 했다. 한국 사법 체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입법부의 제 기능을 모색한 한편, 족벌언론과 친일언론을 해부하는 등 한국사회의 거대 권력들에 대한 과감히 비판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해외민주인사의 문제를 다루며 우리 사회의 이념적 지평과 민주화의 정도를 살펴보고, 국방 관련 문제에서 '군축'이라는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 한국 사회를 말한다>는 풍부한 자료를 통해 주제의 구체적인 근거제시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실천적 문제해결의 방안까지 제시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관련된 주제들이 산발적으로 편성, 방송되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주제를 보다 연속적이고, 심층적으로 접근했다면 시청자들이 더욱 쉽게 그 사안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다각적인 문제접근의 노력이 앞으로 계속되길 기대한다.


- 연예오락 부문
▲ MBC <까치가 울면>
연출 : 이응주 남궁찬 노도철
방송 : 2003년 5월 3일∼ 매주 일요일

MBC <까치가 울면>은 프로그램 진행자가 직접 고향 마을로 찾아가 지역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가며 웃음을 선사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노인대상 프로그램과 달리 지역 주민들이 직접 아나운서, 리포터, 학생이 되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 더욱 주목할 만하다.
'까치가 울면'은 방송 초기, 출연자들을 '대상화'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재개편 이후 변화된 모습으로 오락성과 공영성을 잘 살리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농촌에 따뜻한 시선을 가지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해 가길 바란다.


- 드라마 부문
▲ KBS <보름달 산타>
연출 : 신윤호 선우완 / 극본 : 서시영
방송 : 2003년 9월 14일

KBS 추석 특집 드라마 <보름달 산타>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는 동시에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편견을 깨고 그들 역시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것을 자각시켜주었다.
< 보름달 산타>는 발달장애를 가진 정태(홍경인 분)가 돈을 받고 자신과 결혼하려는 미란(김혜나 분)과 정태 명의로 된 과수원을 탐내는 형(김규철 분)에게 진정한 사랑을 가르쳐준다는 내용이다. <보름달 산타>는 통상의 장애인 드라마와 달리 장애인의 삶을 가볍고 따뜻하게 그렸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정태가 기존의 장애인 주인공과 달리 사회생활을 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다양한 일터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 가는 장애인이 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기존의 장애인상에만 집착하여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서 벗어난 <보름달 산타>의 주인공 정태의 모습은 더 의미가 컸다. 덧붙여 연기자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자연풍경을 담은 영상미도 뛰어났다.
앞으로 다른 방송사에서도 <보름달 산타>와 같이 다양한 장애인의 현실을 반영한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

<<2003년 올해의 나쁜 방송>>

- 시사교양 부문
▲ KBS <100인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로또복권 당첨금 논란', '호주제폐지'
책임연출 : 조명희 / 연출 : 최석순 정혜경 / MC : 김주환
방송: 2003년 매주 일요일

KBS <100인 토론>은 패널들의 자질 부족, 사회자의 미숙한 진행, 주제의 부적절성 등의 문제를 수 차례 보임으로써 오히려 토론 프로그램의 기본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8월 17일 방송된 '로또 복권 당첨금 제한'과 같은 달 31일 방송된 '호주제 폐지(1편)'분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로또 복권 당첨금 제한', '호주제 폐지' 방송에서 패널들은 상대패널의 말 자르기, 말꼬리 잡기, 감정적 대응, 인신공격, 우기기 등 무례한 행동을 보임으로써 토론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특히 '로또복권 당첨금 인하' 편은 로또복권에 대한 사행성 논란은 제쳐두고 당첨금 인하에만 집착해 선정적인 토론을 진행하는 등 오히려 공영 방송에서 국민의 사행심과 한탕주의를 조장할 우려까지 낳았다.
< 100인 토론>은 사회자의 역할에 있어서도 문제점를 드러냈다. 사회자 김주환씨는 패널의 부적절한 언행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하고 토론의 흐름을 일관성 있게 끌고 가지 못했고, 진행자의 자질에 의심 가는 언행도 보였다.
또한 부안 핵 폐기장 문제, 이라크 추가 파병 논란이 사회적 쟁점이 되고, 손배가압류로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를 때, 코엘류 감독의 경질 문제와 유승준 입국금지 논란, 담뱃값 인상 논란 등을 다뤄 주제선정에도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다.
< 100인 토론>는 기존의 토론 프로그램과 달리 100명의 일반인을 토론자로 참여시키는 등 차별성을 시도했지만 긍정적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문제점만 드러냈다. 앞으로 <100인 토론>은 진지한 고민과 접근으로 기획 의도를 잘 살려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토론의 장을 만드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


- 연예오락 부문

▲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MC 대격돌', '위험한 초대'
연출 : 김시규 정희섭 김광수 이세희 김성윤 신원호 고민구 조명희
방송: 2003년 매주 일요일

KBS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는 'MC 대격돌'과 '위험한 초대' 코너에서 출연 연예인에 대한 연예인 신변잡기와 가학적 행위로 억지 웃음을 조장했다.
'MC 대격돌'은 출연자의 여자 친구 문제, 음주습관 등 사석에서나 이루어질 신변잡기식 이야기들이 거의 매회 방송되었다. 또 '공포의 쿵쿵따'에서는 벌칙으로 출연 연예인들을 우스꽝스럽게 분장시켜 억지웃음을 자아냈다.
연예인 희화화와 망신주기는 '위험한 초대'에서 정도가 더 심해졌다. '위험한 초대'는 진행자들에게 물세례를 퍼붓는 것으로 '억지웃음'을 유발했으며, 회를 거듭할수록 '물세례'의 강도가 심해졌다. 출연자들은 다른 출연자들이 '물세례'를 당하는 모습을 즐기며 오히려 다른 출연자들을 괴롭히는 등 '웃음'이라는 명목으로 '가학적 폭력'을 정당화했다.
<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는 시청자들에게 이러한 가학성과 폭력성이 지적되면서 지난 가을 개편 때 종영되었다. 앞으로는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주는 연예 오락 프로그램이 제작되기를 기대한다.


- 드라마 부문
▲ SBS <야인시대>
연출 : 장형일 / 극본 이환경
방송: ∼ 2003년 9월 30일(매주 월, 화)

SBS <야인시대>는 '역사왜곡'과 '폭력미화'라는 혹독한 비판을 받으며, 나쁜 영향을 끼친 드라마로 손꼽혔다. 특히 김영철이 중년 김두한을 연기한 2부(51회∼124회)는 '역사왜곡'의 측면에서 더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역사 속의 김두한은 일제시대에 종로일대를 장악한 조직폭력집단의 우두머리였고, 해방공간에서는 백주에 우익백색테러도 서슴치 않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야인시대>는 김두한을 '항일 민족주의'라는 그럴듯한 이미지로 포장해 '민족의 애국자', '독립 투사'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이 과정에서 <야인시대>는 빈약한 이야기를 폭력과 절대권력에 대한 숭배와 미화로 채우면서 '폭력'을 정당화시키기도 했다.
< 야인시대>의 더 큰 문제는 해방공간으로 극의 무대를 옮기면서, 시대착오적인 반공주의를 등장시키며 그 대립점의 좌파세력을 '악의 축'으로 모는 선악 이분법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다. 김두한을 필두로 한 우익 깡패들은 좌익세력을 서슴없이 '빨갱이'라고 부르고, 공산주의 세력이 김두한 암살음모를 꾸미는 장면을 부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야인시대>에서는 역사에 대한 균형 잡힌 시선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데올로기가 양극화된 혼란한 정국 속에서 영웅의 적은 시대의 적으로 치환되며, 반공이데올로기가 화면을 채울 뿐이다. 아직 역사에 대한 명확한 의식이 확립되지 못한 청소년들이 이 프로그램의 열혈 시청자이기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야인시대>는 그릇되고 편향된 역사관을 심어줄 우려가 충분했다.
SBS는 이처럼 큰 문제를 야기한 <야인시대>를 단지 시청률이 높다는 이유로 연장방송까지 서슴치 않는 상업성을 드러냈다. 앞으로 <야인시대>와 같은 드라마가 다시는 등장하지 않길 진심으로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