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이달의 좋은 신문보도

 

“존엄하게 죽을 권리” 공론화 필요성 제기한 서울신문

 

·선정 사유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3월 5일부터 3월 19일까지 연재한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기획 기사를 통해 ‘죽을 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열어냈다. 서울신문은 외국인의 자발적 안락사(조력자살)를 돕는 스위스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에서 한국인 2명이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같은 방식의 죽음을 스위스에서 준비 중인 한국인이 107명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택한 한국인과 동행한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왜 죽음을 결심하게 되었으며, 그가 스위스에서 마지막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소상히 전해줬다. 이미 우리사회의 누군가가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은 ‘금기’를 깨는 계기가 됐다.

 

사실 유교문화의 뿌리가 깊은 우리 사회는 ‘죽음’을 말하는 것이 금기시 돼 있다. ‘안락사’는 그만큼 꺼내기 어려운 주제다. 하지만 우리사회도 늦기 전에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 시달리는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서울신문은 프롤로그에서 “답은 없습니다.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전면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것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역 없이 고민하고 토론해 봤으면 합니다. 기사는 그런 논쟁의 출발점이었으면 합니다”고 고백한다.

 

서울신문은 죽음의 문제를 사려있고 섬세하게 짚어냈다. 5개월에 걸쳐 2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봤다고 한다.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의 친구부터 ‘디그니타스’ 관계자, 의사, 법조인, 호스피드 병동의 자원봉사자, 임종을 앞둔 사람들까지…여전히 안락사를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우리사회에도 이제 ‘존엄한 죽음’을 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신문은 “아름다운 이별을 돕는 것도 사회적 책무”라는 깊이 있는 고민을 던진다.

 

서울신문은 자칫 선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의제임에도 차분하게 보도했다. 매 보도마다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치료 및 상담 안내 문구를 넣은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우리사회에 ‘존엄한 죽음’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논쟁의 출발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서울신문의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기획기사를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로 선정했다.

 

·매체_ 서울신문
·취재기자_유영규 임주형 이성원 신융아 이혜리 김형우 기자

·보도 보러 가기_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결국… 저는 오랜 친구의 안락사를 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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