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보고서

언론모니터_
‘출국 논란’부터 ‘수석 사퇴’까지 MBC만 콕 집어
등록 2024.03.29 08:49
조회 117

2024총선미디어감시단은 2월 29일 출범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 유튜브, 심의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3월 18일(월)부터 3월 22일(금) 종합편성채널 4사 중 시사대담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 JTBC를 제외한 TV조선<시사쇼 정치다>·채널A<뉴스 TOP10>·MBN<MBN뉴스와이드> 선거방송에 대한 6차 보고서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작성해 3월 29일(금)에 발표했습니다.

 

‘채 상병 사건’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핵심 피의자 이종섭 현 호주대사의 출국 논란과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해 사퇴한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까지 4·10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관련한 논란이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일부 출연자는 정부와 여당을 무작정 감싸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이어가기도 했는데요. 종편 출연자의 문제 발언과 부적절한 주장을 살펴봤습니다.

 

출국금지는 기밀이라며 MBC 비판한 이현종 논설위원

TV조선 <시사쇼 정치다>(3월 20일)에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수사 준비가 안 된 공수처가 도주가능성 없는 전직 국방장관이자 특임대사를 출국금지 한 것, MBC가 출국금지 사실을 보도한 것, 그리고 출국장에서까지 취재한 사실을 못마땅해했습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그러니까 지금 보면 이종섭 대사에 대한 수사 자체가 보면 지금 공수처에서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단계 아닙니까? 그런데 보통 이런 수사를 할 때 일반인이거나 도주 가능성이 있다든지 뭐 이런 경우는 출국금지 조치를 합니다. 그런데 이종섭 대사는 전직 국방부 장관이에요. 자 그리고 이분이 이제 대사로 임명된 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분을 바로 대사 임명 이야기 나오자마자 공수처에서 출국금지를 했단 말이에요. 그것도 두 차례나 연장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어떤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 모두 다 대사 임명이 되지 말라는 거잖아요. 근데 그게 말이 되느냐는 거고 지금도 공수처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들어와봤자 수사할 게 없다는 거 아니에요. 준비가 안 돼 있어서. 그럼 왜 출국금지를 했죠? 그러면 수사에 어떤 뭐 고소된 사람들 다 출국금지 합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송영길 대표는 본인이 들어와 버렸어요. 그리고 본인이 나갈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냥 수사를 해달라고 있는 사안하고 이종섭 대사는 아니 대한민국의 국방부 장관을 하고 그다음에 특임 대사로 이 지명된 사람이 어디 도주한다는 그런 게 이야기가 되겠습니까? 그리고 출국금지라는 건요. 굉장히 기밀성입니다. 아무한테나 알려주지 않습니다. 출국금지는 출국금지 된 사람이 출국할 때, 그때 확인이 되는 거예요. 즉 출입국관리소에서 당신은 지금 출국금지가 돼 있습니다. 못 나갑니다라고 돌아오는 게 출국금지예요. 근데 왜 이런 사실이 미리 언론 기관 특히 MBC 알려지고, 그리고 MBC 기자가 이 대사에 어떤 외국 나갈 때 편명까지 같이 동행을 한다든지 그런 거는 이거는 수사가 제가 알기로 아마 김진욱 전 처장이나 여은국 차장이 함께 통제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공수처도 입장을 밝혀야죠. 당분간 수사 계획이 없는 그것도 공직자를 그것도 이제 대사로 임명된 사람을 왜 출국 금지를 두세 차례나 연장하면서 했는지 그렇다면 지금 들어왔으면 수사할 게 없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러면 계속 출국금지를 할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될 텐데. 자기들 지금 수사 인력이 4명밖에 없다. 검사가 4명 밖에 없다. 아니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서 나중에 수사가 됐을 때 그때 하면 될 거 아니겠습니까? 굳이 왜 이 시점에 했는지 그 문제에 대해서 공수처가 저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될 겁니다.

 

이종섭 호주대사는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가 석 달 전 출국금지 조치를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3월 4일 호주대사 임명까지 법무부의 인사자료에 출국금지 내용이 없어 ‘수사 대상인지 몰랐다’고 했는데요. 공수처 반나절 조사(7일)→법무부 출금 해제(8일)→출국(10일)까지 엿새 만에 이종섭 호주대사는 출국했습니다.

 

한겨레 <이재용 출국금지했던 그 검사들, 이종섭은 왜?>(3월 12일 이춘재 기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도 하기 전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출국금지 시켰다며, ‘윤석열 사단’으로 불렸던 당시 특검은 ‘출국을 허가했다가 혹시라도 귀국하지 않으면 수사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도주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 회장의 출국을 막았다고 전했는데요. 신원이 분명하더라도 원활한 수사를 위해 수사기관은 출국금지를 내릴 수 있습니다. 특이점이 없는 상황조차 이례적인 듯이 비판하는 이현종 논설위원의 주장은 비합리적이며 임명 이야기가 나온 이후 출국금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또한 출국금지는 출국할 때 확인 가능한 기밀사항이 아니며 MBC만을 지적할 문제도 아닙니다. MBC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출국...출국길에 한 말은?>(3월 10일 정상빈 기자)에 따르면, 신임장 수여식조차 생략한 채 급히 출국한 이종섭 호주대사를 취재하기 위해 “여러 언론사 취재진은 오늘 오후 내내 이 전 장관을 공항 출국장에서 기다렸지만” 이보다 훨씬 앞서 보안구역으로 들어갔으며, 다른 언론사와 달리 보안구역 안에 들어간 MBC만이 탑승구 앞에서 취재가 가능했습니다.

 

asdf.JPG

△ 잘못된 근거로 MBC를 비판하고 이종섭 호주대사를 옹호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TV조선 <시사쇼정치다>(3/20)

 

이현종 논설위원은 이종섭 호주대사의 임명을 두고 수사를 받는 중이면 대사 임명을 하지 말라는 거냐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같은 날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관련 대담에서는 “실력이 출중하더라도 그 선수가 여러 가지 어떤 사건과 관련된 재판을 받고 있다든지 이럴 경우는 제외하는 게 상식이지 않습니까?”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입장을 대할 때와 야권 진영에 대해 평가할 때의 기준이 같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종섭 대사 사퇴가 '대통령 선거운동 하라’는 소리?

윤석열 대통령은 연초부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총 24차례 진행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행보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지역개발 정책을 포함한 선심성 정책의 남발로 선거개입 논란도 쏟아졌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설/설익은 대통령 민생토론회 지역 갈등만 키워>(3월 17일)와 한겨레 <사설/총선 앞 ‘관권선거’ 논란만 남긴 윤석열식 민생토론회>(3월 26일)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참여연대는 3월 26일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노골적인 총선개입이라고 비판하며 공직선거법 제9조와 제85조 위반을 이유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최근 대통령실은 3월 28일부터 4월 10일 총선 때까지 토론회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TOP10>(3월 18일)에서는 이종섭 호주대사의 사퇴는 대통령에게 선거운동을 하라는 이야기냐는 황당한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윤기찬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 : 제가 하나만, 저는 이종섭 호주대사의 문제 관련해서 민주당이 저렇게 요구하는 것은 사실은 이전에 민생토론회를 대통령이 다니고 있잖아요. 이것이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하잖아요. 근데 지금 이종섭 전 장관의 경우에 사퇴시키는 것이 국내 시민의 여론에 더 우호적일 것이다. 선거에 도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저런 주장하게 되면 선거운동을 하란 소리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는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과 황상무 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발언이 국민의힘에 총선 악재로 작용한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총선 출마자들이 대통령실 대응에 속앓이할 것이라는 서용주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이에 윤기찬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은 이종섭 호주대사의 사퇴 결단이 선거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식이면 대통령에게 선거운동을 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윤기찬 부위원장의 논리는 터무니없습니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전국 주요 지역을 다니며 각종 지역개발 공약과 숙원 사업 추진을 약속하는 등 선심성 정책을 남발해 선거운동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지, 사퇴시키라는 여론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에게 선거 운동하라는 것이냐는 식의 논리라고 받아치는 것은 비논리적입니다.

 

정혁진 변호사 “MBC가 진실 왜곡해 허위로 보도했다”

TV조선 <시사쇼 정치다>(3월 20일)에서 정혁진 변호사는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사퇴와 관련해 MBC가 앞뒤 맥락을 다 잘라먹고 진실을 왜곡했다며 그거야말로 허위라고 지적했는데요.

 

황상무 전 수석은 14일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며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황 전 수석은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 쓰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고 말했고,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에는 농담이라면서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당부까지 했다고 MBC는 <“MBC 잘 들어라” 하더니 ‘언론인 테러 사건’ 언급>(3월 14일 이용주 기자)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sdfs.JPG

△ MBC가 황상무 전 수석 관련 진실 왜곡 보도를 했다고 주장한 정혁진 변호사 TV조선 <시사쇼정치다>(3/20)

정혁진 변호사는 황상무 전 수석의 발언은 이전 정권의 언론 길들이기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뜻을 십분 공감해도 폭압적이고 왜곡된 언론관마저 무조건 두둔하는 식이면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진행자 김보건 : 정(혁진) 변호사님, 대통령실이 새벽에 이 (사의)수용 사실을 공개한 것 이건 의미를 어떻게 부여할 수 있을까요?

정혁진 변호사 : 그러면 더 이상 늦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사실 황상무 수석 건도요. 황상무 수석이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이전 정권에서는 언론의 길들이기가 이러한 방법으로 있었는데, 그런 언론 길들이기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황상무 수석이 이야기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왜냐하면 황상무 수석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언론인 출신이잖아요. 언론인 출신이 언론을 갖다 이렇게 재갈 물리게 하려고 하는 그런 시도는 있으면 안 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절대로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다른 데도 아니고 MBC가 앞뒤 맥락을 다 잘라먹고 진실을 왜곡한 거잖아요. 사실을 제대로 해석하는 게 진실 아니겠습니까?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 사실이 그렇게 나오는 게 그게 진실입니까? 그거야말로 허위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황상무 수석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거고 이러한 사정을 다 아는 대통령실에서는 아 맞다 이게 너무 억울하다 이렇게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이 정치 아니겠는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대통령이 아 이왕 그 수용할 거면 새벽이라도 아침이라도 빨리 해야 되겠다 고 해가지고 뭐 7시도 되기 전에 그 한 것이라고 이렇게 저는 알고 있는데. 제 생각에 이것도 대통령의 당연한 조치이고 잘하신 일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모니터 대상 : 2024년 3월 18일~22일 TV조선 <시사쇼 정치다>·채널A <뉴스 TOP10>·MBN <MBN 뉴스와이드>

<끝>

 

2024 총선미디어감시단_서울_017.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