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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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공천취소 정우택 ‘돈봉투’ 의혹, 고발당한 박덕흠 ‘당선 축하파티’…충북 언론 어떻게 보도했나?2024총선미디어감시단은 2월 29일 발족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 유튜브, 선방심의위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모니터보고서는 충북민언련이 작성해 3월 19일(화) 발표했습니다.
지난 3월 14일 국민의힘은 정우택 국회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정우택 의원이 카페업자에게 돈봉투를 받은 의혹에 대해 CCTV영상에 이어 녹취록까지 공개되자 공천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충북인뉴스>, <MBC충북>이 알린 ‘정우택 돈봉투 사건’…정 의원, 언론사들 언중위에 제소
지난 2월 14일, 정우택 의원이 돈 봉투를 받았다는 보도가 연달아 나왔다. 이 날 충북인뉴스는 <불법카페업자 돈봉투 받던 정우택, CCTV에 딱 찍혔다>에서 “정우택 국회의원(국민의힘, 현 국회부의장)이 지역구내 카페업자로부터 돈 봉투를 받는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촬영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충북인뉴스는 CCTV화면과 메모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돈 봉투를 건넨 불법카페 업자 A씨가 정우택 국회의원과 보좌관에게 5차례에 걸쳐 800만원을 전달하고, 100만원 상당의 파티를 열어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MBC충북도 <정우택 부의장 봉투 CCTV 파문.. "받자마자 돌려줬다"> 리포트를 통해 CCTV와 메모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보도에는 “한 제보자가 (중략) 메모와 함께 이 영상을 MBC에 건넸다”고 전했다.
▲ MBC충북 보도 화면(위)/충북인뉴스 기사 화면(아래)
이에 대해 정우택 의원은 언론중재위원회에 두 언론사가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며 정정보도와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신청은 기각되었으며, 정우택 의원 측이 인터넷 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 충북인뉴스를 상대로 이의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이유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종합일간지, 공방중계나 정우택 입장에 치중하는 경향 보여
현직 국회의원이 지역구내 카페 업자로부터 돈봉투를 받는 장면이 찍힌 영상이 공개됐음에도 일부 지역 언론들은 해당 사안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정우택 의원 돈봉투 의혹’을 키워드로 지난 2월 15일부터 공천취소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3월 13일까지 중부매일, 충북일보, 충청타임즈 등 세 일간지의 기사를 검색했다. 검색 결과 중부매일은 17건, 충북일보는 3건, 충청타임즈는 12건을 보도했다. 보도량도 적지만 보도 내용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한편 같은 기간 충북인뉴스는 관련보도를 32건 정도 했다.
돈 봉투 사건을 직접적으로 취재해서 보도한 보도는 중부매일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일보는 단 1건이다. 정우택 의원의 돈봉투 의혹에 대한 자체적인 취재 보도보다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측의 입장이나 정우택 의원과 카페업주 측의 입장을 공방 중계한 보도가 중부매일 5건, 충청타임즈 3건으로 많았다. 신문들은 정우택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도 충실히 전했다.
중부매일 <'돈봉투 의혹' 정우택 의원 "정치적 인격살인 좌시 안해"> , 충청타임즈 <“돈봉투 의혹 영상 … 정치적 인격살인”> 등 정우택 의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기사 제목으로 썼다. 충청타임즈는 < 정우택 “돈봉투 의혹 사실무근”>, <정우택 “이재명 대표 명예훼손 등 법적조치” >, <“정우택 돈봉투 의혹 객관성 없다” >등 정우택 의원의 입장을 따옴표로 묶어 그대로 전해 정우택 의원에게 유리한 경향을 보인 기사 제목을 많이 쓴 것은 4건이나 됐다.
사건 취재 안 하기는 방송도 마찬가지
CJB청주방송은 2월 20일 <충북 여야 현역의원, 소문과 의혹 해명에 진땀... 공천 경쟁 과열 양상>이라는 리포트를 보도했다. 변재일, 이종배 의원이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에 포함됐다는 내용, 그에 따른 의원들의 대처를 설명하면서 정 의원의 돈봉투 의혹을 함께 언급했다. CJB는 “후보 경선을 앞둔 시점에 나타나는 무차별 폭로전인데 당원과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정 의원에 쏟아지는 의혹 제기마저 ‘무차별 폭로’로 규정했다. KBS충북도 2월 21일에 <“근거없는 소문”, “정치 공세”…공천 신경전 과열>이라는 리포트에서 최초로 사건을 언급했다. 보도에는 정 의원의 해명을 그대로 전하며 “각종 의혹과 추측성 소문이 곳곳에서 쏟아져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고 말했다. 두 언론사는 이후에도 정당, 당사자, 경찰의 움직임을 전하면서도 사건의 진실을 취재하지는 않았다.
충북일보 정우택 보도 달랑 1건, 왜?
여야의 공방이나 당사자의 부정 등 입장을 주로 전한 것도 문제이지만, 사건 자체를 아예 보도하지 않은 건 더욱 심각하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에게 제기된 주요 의혹에 대해서 언론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 자체가 해당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태도가 되기 때문이다.
충북일보는 <정우택 돈봉투 수수의혹 카페업주, 추가 증거 공개>라는 기사에서 카페 업주가 정의원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며 해당 내용을 사진과 함께 보도한 것이 전부다. 현역 국회의원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겨우 한건의 보도로 체면치레를 한 셈이다. 충북일보의 소극적인 보도태도는 지면에서도 나타났다. 정우택 의원의 공천 취소 소식은 3월 15일 1면 톱 기사를 장식했다. 다른 신문에 비해 충북일보는 작은 글씨로 편집했다.
▲ 3월 15일 자 충북일보, 충청타임즈, 중부매일 1면 모습
‘당선 파티’한 박덕흠 의원은 어떻게 보도했나?
정우택 의원 돈봉투 사건도 기막히지만, 선거 시작도 전에 당선 축하파티를 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 사태도 유권자를 우롱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CJB는 3월 12일 <박덕흠 의원 '당선 축하파티' 해명.."침소봉대, 공천 축하하는 자리로 알아"> 보도를 통해 박 의원이 공천을 받은지 이틀 만에 당선 축하 파티를 열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열린 박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선거구민에게 마술 공연을 제공한 것을 두고 검찰에 고발한 내용도 언급했다. 당사자 반론을 포함해, 박 의원에게 제기된 여러 문제들을 상세히 정리했다. KBS충북과 MBC충북은 해당 소식을 단신처리했다.
종합일간지는 이번에도 박덕흠 의원의 입장을 상세히 전했다. 중부매일은 <박덕흠 후보, 축하파티 논란 관련 거듭 사과… 함정 의혹 제기>(3월13일)에서 박덕흠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저녁식사는 자신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며 "일부 사실이 왜곡됐고 함정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충북일보도 <'당선 축하 파티' 논란 박덕흠 "죄송하고 송구"…"선거법 위반 없어">(3/12)에서 박덕흠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부매일은 3월 14일자 사설 < 축배 든 박덕흠, 유권자는 안중에나 있나 >에서 “박 후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사정이 어떻든 공식 선거가 시작도 안 했는데 미리 '당선 축하파티'를 열었다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천억 원대 공사 가족회사 특혜수주, 골프여행 동행 여성 특채, 농지 투기, 단체장 공천 관련 망신 등 각종 의혹과 구설로 점철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선 축하 김칫국부터 마셨다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주장했다.
▲ 옥천신문 3월 15일 자 1면
한편, 옥천신문은 남부 3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덕흠 의원의 부적절한 행보를 보도하는 기사로 3월 15일자 1면을 채웠다. 특히 옥천신문은 박 후보 파티 자리에 참석했다는 소방공무원 취재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 날 옥천신문은 해당 지역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 박덕흠 의원에게 보낸 정책질의도 함께 보도했다. 농업·농촌, 노동·교육·지방분권, 옥천, 기후위기, 공공돌봄 등을 주제로 상세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이끌어내 두 후보의 견해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철저한 검증과 남김 없는 의혹 보도를 동시에 해냈다.
* 모니터 대상 : 각 사 관련 보도 시작 시점 ~ 3월 15일(금)
△ 방송(KBS충북, MBC충북, CJB청주방송) △ 주간지(옥천신문, 보은사람들, 음성타임즈) △ 일간지(중부매일, 충청타임즈, 충북일보) △ 인터넷언론(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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