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의날 참여후기 ①
공영방송 시민의 품으로, 마음속에 움튼 작은 희망
10월 26일(토) <SJL 민언련>에 참여한 민기쁨 회원과 지인분들(왼쪽에서 세번째)
민언련의 즐거운 초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시간은 정신없이 흐르고, 들려오는 소식은 무겁고, 물가는 치솟으니, 일상도 버겁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는 와중에 민언련에서 준비한 깜짝 이벤트는 저에게 참 좋은 활력소가 되어 주었습니다. 언론 문제에 오래 관심을 가지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너무 바빠 뉴스를 들여다보는 것도 헤드라인만 잠깐 보는 게 다였거든요. 내가 왜 언론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민언련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어째서였는지 다시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되리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장소부터 오늘 행사와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직 프로듀서와 기자들이 모여 만든 언론사의 강당에서 40년 전 동아투위 사건 등으로 해직되었던 기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의 40돌을 맞이한다는 게요. 엄혹한 시대에 맞추어 저항정신을 펼치던 사람들의 의지가 이어져 지금을 이루었다는 게, 그리고 동아일보의 광고란이 시민들의 응원으로 채워졌던 것처럼 언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게 마음이 따듯하기도 했습니다.
정준희 교수님의 강연 시간도 너무나 좋았어요. 정준희 교수님의 팬이라 강연회에 자주 참석하는 편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매번 미묘하게 겹치지만 다른 내용으로 강연을 진행하시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득 들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신 시민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교수님 나름의 생각이나 분석을 들으니 막막했던 생각이 확 트이기도 했어요. 특히 정미정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셨던 것 중 ‘파괴적인 혁신’이라는 말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허탈한 생각이 가득하고, KBS는 이미 끝났으니 수신료를 내지 않는 파괴적인 방법으로라도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는걸요. 그런데도 학자로서 제도를 다시 정비할 생각을 하시는 것도 대단했지만, 어쩌면 공영방송을 더 시민들의 품으로 돌릴 방법이 있진 않을까 하는 아주 작은 희망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또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거짓말 같은 방향과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물론 그때까지 나름의 노력을 하며 기사들 속의 진실을 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같이 했습니다.
2부도 재미있었어요! 민언련 회원이지만 민언련의 역사나 활동을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이 길지는 않았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활동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나 올해 민언련의 활약을 보니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물론 깨알 같은 웃음을 주는 활동가님들의 모습도 있었지만요!)
어려운 시기에 주눅 들지 않고 끝까지 저항의 목소리를 내주시는 회원님들과, 웃음을 잃지 않으며 서로를 챙기고 즐겁게 활동하는 활동가님들 모두를 보며 마음이 따듯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감사함만 느껴도 죄송한데 경품까지 챙겨 주시니 행복하단 느낌이 많이 드네요. 받은 도서상품권으로 ‘기자유감’ 사서 보며 모두를 응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행사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