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금요일 저녁 6시가 넘은 주말에 전화 한통을 받았다. 왕석현 활동가의 광주순례 참여 권유 전화다. 불금에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활동가의 모습에 거절을 못했다. 5월 14일 개인일정을 미루기로 마음먹고, 참석 답변을 했다. 5월 14일 토요일 아침 7시, 40여 명의 회원 및 활동가를 태운 전세버스는 광주로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각자 본인소개를 했다. 을해 광주순례를 함께하는 민언련 회원 대부분 말씀들을 잘하신다. 또 부산 출신인 나를 포함해 경상도 출신 회원들이 제법 많았고, 대부분 당시 1980년 5월 광주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살았다는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도 많았다. 자기소개가 끝나고,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 힌츠페터 기자, 송건호 선생님, 리영희 선생님의 영상을 보며 광주로 갔다. 모든 내용들이 유익했다. 광주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망월동 신묘역에 계시는 송건호 선생님, 리영희 선생님, 김태홍 선생님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참배 도중에는, 예전에 세 분과 함께 활동하신, 1980년 경향신문 해직기자 출신, 박성득 선생님의 설명을, 흥미롭게 들었다. 그중 몇 개를 소개해 보면, 송건호 선생님은 지독한 악필이라 본인 말고는 글씨를 못 알아봤고, 리영희 선생님은 소령으로 복무하던 시절 기생에게서 인생의 전환점이 됐던 깨달음을 얻어, 지금의 존경받는 리영희선생님이 됐다고 한다. 김태홍 선생님은 말하기를 좋아하셔서 사회를 자주 봐 '사회주의자'라는 별명이 있다고 하셨다.
구묘역은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우리들의 성지를 돌아봤다. 특히 전두환이 광주에 와 만든 기념석을, 광주시민들이 구묘역으로 옮겨와, 바닥에 깔고 구묘역에 오신 분들이 밟고 지나갈 수 있게 해 두었는데, 모두가 합심해 많이 밟아 줬다. 이후, 옛 전남도청이 보이는 전일빌딩245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감사와 숙연함을 느꼈다. 그분들이 만들어 온 민주주의를 지키고,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내 식당을 갔다. 여기서 대화의 물꼬가 터졌다. 맛있는 음식과 막걸리가 더해져 웃음이 떠날 줄 모르는 저녁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오랜만에 간 광주순례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의미도 크고 회원 간의 정도 느껴서 너무 좋았다. 내년 광주순례 버스는 미리미리 신청해야겠다 빨리 매진될 것 같으니까^^
회원 김철희
▼날자꾸나 민언련 2022년 봄+여름호(통권 221호) PDF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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