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호] [민언련포커스] ‘민언련 보금자리’가 생겼습니다
등록 2020.10.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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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0. 올해로 창립 36주년을 맞은 민주언론시민연합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을 날입니다. 35년간 셋방살이를 끝내고, 처음으로 민언련 이름의 활동공간을 갖게 됩니다. 서울시 종로구 청운효자동에 지하 1층을 포함한 3층짜리 아담한 ‘민언련회관’(가칭)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민언련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폭압정치가 한창이던 1984년 창립된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모태입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을 거쳐 지금의 민주언론시민연합으로 자리 잡기까지 여러 곳을 옮겨 다녔습니다. 엄혹한 시절 외국인 신부들 도움으로 가톨릭 신자들의 기도장소를 빌려 창립총회를 열 수밖에 없었으니 보금자리 마련은 더욱 쉽지 않았지요.

 

‘민언련의 고향’ 마포를 떠나다

서울시 마포구 일대는 민언련에게 뜻 깊은 곳입니다. 처음 자리 잡고, ‘말’지를 창간한 곳이 바로 공덕동입니다. 창립 때부터 1987년까지 마포경찰서 건너편 자동차수리장 부근 허름한 건물 2층을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나눠 썼습니다. 기관지 ‘말’지가 ㈜월간말로 성장하고, 1987년 6월항쟁으로 새언론 창설운동 분위기가 조성되어 한겨레신문 창간으로 이어지는 산파역할도 공덕동에서 이뤄졌습니다.

 

1991년 시민언론운동을 표방한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독립 사무실을 마련한 곳도 마포경찰서 옆 아현동이었습니다. 이후 아현시장 뒷골목 지하, 연남동 옛 아파트 건물, 마포동 불교방송 건물을 거쳐 현재 사무실로 돌아온 2009년부터 공덕동은 다시 ‘민언련의 고향’이 되었지요. 민언련의 발자국이 남은 곳곳을 쫓다보니 마치 한국 현대사의 파노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언론개혁운동의 새로운 산실

오늘날 ‘민언련회관’을 마련한 것은 해직언론인 선배들을 비롯한 회원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온전한 민언련의 소유가 아닙니다. 공덕동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사무실을 옮겨야 하는데 부동산 대란 속에 전세는 씨가 말라버렸고, 월세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치솟아 발을 동동 구르던 차에 매입한 건물입니다. 사상 초유의 ‘초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이자가 월세보다 훨씬 저렴한 세상이 되었지만, 갚아야 할 대출금은 인왕산보다 높아 보입니다.

 

민언련 새 보금자리가 자리 잡은 곳은 대표적인 친일파 이완용의 사저가 있던 땅입니다. 한때 ‘명당’으로 꼽혔다는데 이완용이 차지하고 나서 조국은 해방을 맞았고, 지금은 공공기관이나 시민단체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니 애초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라면 명당이 맞는가 봅니다. 아름다운재단,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푸르메재단 등이 지척에 있습니다.

 

이제 ‘민언련회관’은 시민들이 이끌어나갈 언론개혁운동의 새로운 산실이 될 것입니다. 창립 36주년을 맞는 12월에 회원 여러분을 ‘민언련회관’으로 모시겠습니다. 인왕산·북악산의 기운을 받아 더 힘차게 열어나갈 민언련의 새 시대를 함께 축하해주세요. 날자꾸나 민언련!! 민주언론운동이 무력무럭 자라게 응원해주십시오.

 

사무처장 신미희

 

▼날자꾸나 민언련 2020년 11월호 PDF 보기▼
https://issuu.com/068151/docs/________2020__11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