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항구
열풍! 그야말로 트로트 열풍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가인이라는 걸출한 가수를 배출한 ‘미스트롯’은 종합편성채널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개국이후 줄곧 공정성 시비로 국민들의 비판을 받으며 지금은 채널 재승인 마저 보류된 해당 종편방송국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고 이후 시즌 2 ‘미스터트롯’은 임영웅이라는 스타 탄생과 함께 그 시청률 기록을 35% 이상까지 훌쩍 넘기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트로트를 소재로 하는 방송의 편성은 타방송사로까지 이어져 MBC의 뽕포유프로젝트와 약간의 성격은 다르지만 MBN의 보이스퀸, SBS 트롯신이 떴다, MBC every1의 나는 트로트가수다 등으로 이어지며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으니 이거야 말로 트로트가 대세가 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정도이다.
영어로 ‘빠르게 걷다’ 정도의 뜻을 가진 트로트(Trot)는 20세기 초 미국이나 영국에서 4분의 4박자곡으로 추는 사교댄스의 스텝이나 그 연주 리듬을 일컬었던 폭스 트로트(fox-trot)에서 유래되었다. 한국의 트로트 역시 여기에 바탕을 둔 것이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일본의 엔카풍 가요에 동화된 측면이 있었고 광복 이후 왜색을 없애고 팝과 재즈 등의 기법이 접목되면서 1970년 이후 강약의 조화, 독특한 꺾기 창법이 가미된 현재의 독자적 가요형식으로서의 트로트로 완성되었다.(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오 솔레 미오, 돌아오라 쏘렌토로, 산타 루치아,…….
필자가 중등교육을 받았던 시기에는 학교 수업 시간에 한 주에 한번 정도는 음악시간이 꼭 포함되어 있었다.(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다) 이 시간을 통하여 접했던 이탈리아의 전통 민요나 전통적 가요(이탈리아 가곡이라고 부르기도 함)를 배울 수 있었는데 이 노래들을 칸초네(Canzone)라고 한다.
이탈리아어로 ‘노래’라는 뜻을 가진 칸초네는 오페라 아리아와 같은 순수 클래식 곡을 제외하고 대중적으로 많이 애창되는 이탈리아 파퓰러 송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예전에는 남부지역의 나폴리 칸초네가 유명했으나 오늘날에는 북부의 산레모 지역이 유명하며 1958년 산레모가요제 최우수곡인 ‘볼라레’가 대표적이다.(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목포항
목포의 눈물, 돌아와요 부산항에, 잘있거라 부산항, 항구의 블루스, 대지의 항구, 항구의 남자,…….
트로트 노래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가 바로 ‘항구’가 아닐까?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팀의 대표적 응원가인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되었고 최근 미스터트롯에 나와 전 국민을 들었다 놓았다 했던 열 살 홍잠언의 ‘항구의 남자’는 박상철의 원곡을 더욱 크게 히트곡 반열에 올려놓았다.
마티나타(Matinata, 레온 카발로), 마레끼아레(Marechiare, 토스티), 돌아오라 쏘렌토로(Torna a Surriento, 쿠르티스), 산타루치아(Santa Lucia, 코트로),…….
이탈리아 칸초네 중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많이 불리는 곡들이다. 이 곡들의 제목은 모두 아름다운 항구도시의 이름과 해안지명으로 그 가사내용을 보면 대부분 아름다운 항구도시의 낭만, 사랑하는 이를 향한 애틋한 맘, 그리움 등을 담고 있다.
우리의 전통가요라 하는 트로트나 이탈리아의 전통가요라 할 수 있는 칸초네나 공히 항구를 소재로 하는 낭만적인 가사에 곡을 입히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만들어진 곡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대중에게 널리 불리는 것을 보면 ‘항구’라는 단어가 가진 ‘낭만적 이야기의 확장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전통적인 가요 속에 항구의 낭만을 노래하게 되는 것은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양 국가의 타고난 국민 정서도 있으려니와 대한민국과 이탈리아 모두 한반도와 이탈리아반도, 즉 반도국가라는 점에서 항구의 이야기가 넘쳐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여건을 가졌다는 공통점도 한 몫을 한다.
세계인들에게 케이팝이라는 장르를 알렸고 BTS를 필두로 배출된 아이돌 그룹들에게 전 세계가 환호하게 만든 대한민국, 이제 케이트로트(K-Trot)라는 영역까지 확산시켜나가려는 대한민국과 오래된 서양음악의 역사가 존재하고 음악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넘쳐나며 낭만적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있는, 그리고 수많은 음악가들이 공부하기 위해 달려가던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이탈리아.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상황에 직면하여 이탈리아는 가장 심각한 상태에 빠져서 신음하고 있다. 모든 음악원들이 문을 닫은 것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검사조차 받지 못하고 날마다 죽어가는 국민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물론 넘쳐나던 항구도시 해변의 낭만적인 버스킹 공연도, 스칼라 극장에서의 오페라 공연도 모두 멈추었다.
그에 비하여 우리는 초기에 집단적인 발병과 확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의 세밀하고도 효과적인 대응,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 발 빠른 의료 시스템의 대응과 적용, 세계 최고의 IT 기술이 적용된 매뉴얼 수립 등으로 인해 지금은 상황을 안정시켰으며 세계인들의 찬사 속에 그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앞장서서 많은 국가들에게 제공해주는 역할까지도 담당하는 중이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힘차게 함께 부르며 경기장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하기,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줄서기, 주말 밤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를 보기위해 살짝 흥분된 상태로 기다리기와 같은 소소한 즐거움을 다시 누리고 싶다.
따뜻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산타 루치아 해변에서 이름 모를 성악가가 부르는 오 솔레 미오, 마티나타를 감상하며 지중해 해변 항구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길 기대하며 마스크 대란, 잠시 멈춤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상징되는 전 세계의 코로나19라는 현실 속에서도 ‘항구의 낭만’만큼은 마음 한 곳에 잘 간직해두길……
글 김인중 회원
[날자꾸나 민언련 5월호 PDF 파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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