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기고] 영화 <또 하나의 가족> 공동관람 후기(2014년 3호)
등록 2014.04.0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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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 또 한번의 모임


조현준 회원 l ssook_ssook@hanmail.net 






영화를 그렇게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아니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영화 보러 같이 갈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게 정직하겠다. 그럼에도 이슈가 될 만한 영화는 챙겨 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지난 2월 21일 민언련에서 주최한 <또 하나의 약속> 공동 관람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었다. 


사실 이러한 행사는 내게 처음이 아니다. 2년여 전 겨울에도 영화 <부러진 화살>을 공동관람 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를 같이 모여서 본다는 것,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일이지만, 많은 수는 아니더라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영화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는 1년 동안 기획되는 많은 행사들 중에서도 흔치 않은 자리이다.


영화는 최종적으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과, 삼성의 거듭되는 회유책에도 불구하고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여전히 소송은 진행 중이고, 삼성이라는 골리앗 그 이상의 힘과 싸우는 삼성반도체 피해 노동자들은 다윗이라고 하기에도 너무나 나약하다. 


진부한 이야기 일지라도, 그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관심’일 것이다. 그 관심의 정도는 개인의 차이이겠지만. 우리가 이런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 그리고 모여서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조그만 행동들 자체가, 변화를 위한 조그마한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다른 여러 가지 싸움도 중요하지만, 민언련의 이러한 문화행사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로 자주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