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에 펜이 있나요? 
등록 2014.07.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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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저바구] 삶 이야기

당신 곁에 펜이 있나요? 



이성미(민주언론시민연합 회원)



페이스 북을 보다보면, '와~ 정말 사람들 모두가 시인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이 이렇게 창의성이 뛰어났던가? 라는 생각을 해 볼 때면, 글쎄... 고개가 갸웃해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학창시절에 글 좀 쓴다하는 친구들(각종 백일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던)은 창의력이 좋은 아이들로 분류가 되었던 것 같은데, 페이스북, 블로그, 미니홈피, 트위터 등 다양한 창구에 글시장이 열리고 보니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





모두가 글시장에 나온 작가고, 시인이고, 천재다!


종이 한 장 차이란 말은 참말 딱이다! 같은 시간 다른 공간, 수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무궁무진하게 생산되는 창의 덩어리들은 한 줄기 빛도 보지 못한 채 죽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눈을 통해, 귀를 통해 살아나고 전해지기도 한다. 결국 누가 표현해내는가, 실행에 옮기는가의 차이리라.


나같은 경우는 샤워를 하다가 메모하고 싶어 안달 날 때가 있다. 무겁게 짓누르던 삶의 고민들을 잠시간 내려놓듯 씻겨 보낼 때면, 그제서야 내 안에서 꿈틀대던 창의적 생각세포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활발하게 움직이는 경험을 한다. 고단했던 일상의 퉁퉁하고, 격한 언어들이 씻겨 지고서야 비로소 부드럽고, 감성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한 나만의 언어의 세상이 열리는 기분을 느낀다.


이때는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들의 결합이 주는 행복감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샤워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고, 문을 박차고 나오자마자 메모장에 휘갈겨두어야겠다고 되뇌고, 되뇌고, 되뇌이지만, 펜을 들었을 때는 조금 전 엄청나다고까지 생각했던 단어와 문장은 온데간데 없고, 다시 이렇게 저렇게 정렬을 해보면 ‘매우 투박하고, 못생겼으며, 평범한 언어들의 시덥지 않은 결과물’로 완성되어 이윽고 폐기된다.


창의적이다! 라는 것은 결국 실행하는, 다시 말하지만 빨리 실행하는, 실행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소유가 된다. 


누군가 결혼은 어떤 사람이 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결혼하자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한 것을 보았다. 나는 그 말이 아주 명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머릿속은 모두 창의적인 것 투성이다. 우리 모두는 창의적 천재라고 감히 장담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창의적인 인간인가? 라는 질문을 누군가 내게 한다면 "글로 옮기는 사람, (어떠한 형태로든)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는 언제든 최고의 아름다운 언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적 작가이다. 그러나 창의력보다는 실행력이 갑이다! 펜과 친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