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의 좋은 보도 시상식 후기 및 4월의 좋은·나쁜 보도
등록 2015.06.0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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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상식>을 열며

 

 


민언련은 2014년 6월부터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를 선정했고, 11월부터는 <이달의 좋은 신문보도>를 선정해왔습니다. 그리고 4월 30일, 첫 <이달의 좋은 신문·방송보도 시상식>을 했습니다. 다른 기자상이나 언론상은 상금도 두둑하게 드리고 시상식도 거창하게 하는데, 민언련은 그동안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저희도 시상식을 하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여러모로 부담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현재 사무처는 좋은 보도, 나쁜 보도를 제때 선정하고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만도 벅찰 정도로 손이 모자랍니다. 엄살 같지만, 없는 재정에 매달 두 개의 상패를 만드는 것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좋은 보도 시상식>을 하기로 결심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민언련이 선정한 좋은 보도를 받았음을 해당 보도국과 기자에게 직접 전해드리면서 칭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민언련이 늘 보도의 문제점만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보도에 격려를 해드리고 있음을 언론인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민언련 회원들, 특히 신문·방송모니터위원회 분과원들과 좋은 기자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민언련은 앞으로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짧게라도 좋은 보도 시상식을 하고자 합니다. 민언련 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으니 많이 와주세요.

 

처음이라 더 두근거렸던 시상식
첫 시상식에 모시게 된 기자는 경향신문 김지환 기자(삼성물산 고객만족팀 사찰 단톡방 고발보도)와 JTBC 이서준·구혜진 기자(국가인권위 유엔제출 인권규약보고서 삭제 고발보도)였습니다. 신문·방송 분과원들은 시상 사유를 PPT로 만들어 발표했고, 작지만 아주 예쁜 상패도 마련했습니다. 시상식에는 민언련 좋은·나쁜 보도 선정위원인 전국언론노조 김동훈 수석부위원장이 함께 해 시상했습니다. 신문·방송 분과원들과 여러 민언련 회원들, 참교육학부모회 송환웅 부회장도 함께 했습니다.

 

 

상을 받은 경향신문 김지환 기자는 경향신문의 노동 관련 기자입니다. 김 기자는 신문사에 들어오기 전부터 ‘삼성과의 불화가 한국 언론의 존재 이유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삼성 관련 보도를 잘 다루고 싶었다고 합니다. 김 기자는 스스로 운이 좋게 제보가 와서 이번 취재를 했다고 말했지만, 간담회를 하면서 그건 단순한 운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노동관련 기사를 열심히 썼기에 그런 제보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고, 그 의미를 가장 잘 살려서 보도로 완성시킨 김지환 기자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김지환 기자는 “다른 기자상은 대부분 기자들이 스스로 상 달라고 서류를 꾸며서 내는데, 민언련에서는 아무 말도 안했는데 직접 발굴해 상을 주셔서 더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JTBC 이서준 기자는 자신이 상을 받긴 하지만, 유영하 상임위원의 인권규약 보고서 주요사항 삭제 지시를 제보해 준 인권위 내부에 계신 분 대신 상을 받는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또한 인권위의 주요사항 삭제를 먼저 고발한 인권단체들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한 시간이 넘게 끊이지 않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11시가 넘도록 이어진 뒷풀이에서도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차기 시상식은 5월 28일 목요일 8시 30분 민언련 교육관에서 열립니다. 

 

 

 

4월의 좋은·나쁜 신문보도


[좋은 신문보도] 경향신문은 박근혜 정부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의 결정적 증거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인터뷰를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의 인터뷰 내용 공개는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 8인 중 5인의 금품수수 정황이 구체적으로 알렸을 뿐 아니라, 메모를 발견하고도 곧장 공개하지 않았던 검찰이 메모를 공개하고 리스트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에 민언련은 경향신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단독 인터뷰’ 관련기사 16건을 4월의 좋은 신문보도로 선정했습니다.

 

[나쁜 신문보도] 조선일보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와 인터뷰가 박근혜 정부 실세들의 비리 및 불법 대선자금을 지목함에도 불구하고, 야당 대선자금 수사와 노무현 정부의 성 전 회장 특사만 부각시켜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의 비밀 ‘로비장부’를 발견했다는 오보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박근혜 정권 불법 대선자금에는 철저히 침묵하면서 ‘물타기’에 치중하는 모습은 현 정권에 대한 무리한 충성 과시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민언련은 조선일보 ‘성완종 게이트 물타기 궤변’ 관련기사 39건을 4월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했습니다.

 

 

4월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좋은 방송보도]  JTBC는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와 관련해서 경찰 대응의 문제점을 많이 다뤄서 주로 시위대의 폭력성 위주로 보도한 타 방송사와 차별성이 돋보였습니다. JTBC는 4월 18일의 격렬한 시민-경찰 간 충돌 원인이 경찰의 유가족 연행과 선제적 차벽 설치에 있다고 지적했고 경찰이 법적 근거로 내세우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저촉된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더불어 18일 집회 당시 경찰이 교통용 CCTV를 불법적으로 이용하여 시위대를 감시하고 경찰력을 운용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에 민언련은 JTBC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 경찰 대응’ 관련보도 14건을 4월의 좋은 방송보도로 선정했습니다.

 

[나쁜 방송보도] TV조선은 세월호 집회 보도에서 시민-경찰 간 충돌에만 집중하는가 하면, 충돌의 배경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집회참가자를 “외부세력”의 꼭두각시인 양 묘사했습니다. 사실관계 전달에서도 경찰 측 피해만 언급했고 일부 집회 참가 시민의 폭력 장면만 강조했습니다. 또한 “세월호 가족이 다치는 걸 원치 않는다”는 실종자 가족의 발언을 아전인수격으로 인용하여 왜곡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 시민-경찰 충돌’ 관련보도 13건을 2015년 4월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