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호] [여는글] 회원들의 삶을 나누는 민언련을 기대합니다
등록 2016.04.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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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회원들의 삶을 나누는 민언련을 기대합니다

 

 

김은주 이사

 


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뒤숭숭하고 분통터지고 가슴아픈 소식들을 접해 우울했는데 움을 틔우는 나무, 망울을 터트린 꽃들을 보며 살짝 미소짓게 되네요. 여러분들, 어떻게 지내세요?  


아, 제 소개부터 해야겠지요? 저는 94년부터 2005년까지 신문모니터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었고 그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민언련과 거리를 두다가 2014년부터 이사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김은주라고 합니다. 지금은 우리 삶의 터전인 지역을 살만한 동네, 살고 싶은 마을, 서로 돕고 나누는 공동체로 만드는 꿈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눈물콧물 흘리며 사회복지랑 인생공부를 했고 성미산마을 언저리에 살면서 복지NGO ‘마포희망나눔’이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지천명의 나이인데 이제 3년차 복지사, 좌충우돌하는 새내기 활동가입니다.

 

총선과 4·16 2주기를 앞두고 있는 엄중한 4월에 이런 한가한 소개가 참 부끄럽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와 언론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우리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거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여는 글에 저처럼 언론운동의 전선 밖에 있는 사람이 적합한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래서 고사도 많이 했지만 1200명의 회원들이 참여하는 민언련에 좀 더 다양한 회원들의 목소리와 삶이 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씁니다. 민언련의 주장이 옳지만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가까이 하기엔 좀 부담스러운 곳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회원들이 언론개혁 이외의 이야기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떨리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민언련이 언론개혁 선봉장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회원들의 기쁨과 슬픔이 함께 나누어지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호 여는 글에서 김서중 이사님이 말씀하신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도전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언론권력에 맞서 싸우고 대안언론을 지지하는 회원들의 또다른 부분, 희로애락과 다양한 삶의 모습이 보여지고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회원들의 크고 작은 소식들이 함께 담겨져 민언련과 개별 회원들의 삶이 겹치는 지점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금 사무처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워낙 많은 일을 하는 중이라 부담으로 갈까봐 우려가 되지만 앞으로 계획을 세우는데 고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안을 해봅니다.  
언론운동에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조직하는 것 뿐 아니라 현재 회원들이 겪는 어려움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민언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성장시대, 불평등은 심화되고 청년실업과 고령화시대의 위험속에서 무한대의 경쟁으로 내몰리며 불안하게 살고 있는 가여운 우리를 위한 이야기와 힐링의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주의를 극복해야 하고 함께 어깨걸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대의와 해야 할 일이 우선이 되다보니 운동에 지쳐 개인의 삶은 각자도생으로 맡겨놓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거든요.
사무처의 노력 뿐 아니라 회원들도 좀 더 용기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멋진 글이 아니어도,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어도 부끄럽지만 나를 드러냄으로써 「날자꾸나 민언련」을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배움의 통로로 만드는 것이지요. 회원 인터뷰나 원고 청탁에 ‘저는 자격이 없어요’ ‘나서서 할말이 없어요’라고 사양하지말고 평범한 내가 이야기함으로써 다른 평범한 누군가가 참여할 수 있는 자신감을 만들어주고요. 오래 활동하지 않았던 저도 지금 이런 글을 쓰는 것처럼 말이예요. 

며칠 전 동네에서 모임기법과 관련된 강의를 들었는데 알고 보니 강사는 민언련에서 VJ강좌를 들었던 분이었고 함께 식사했던 사람 8명 중 5명이 회원이거나 과거 분과활동을 하는 등 이렇게 저렇게 민언련과 인연을 맺었던 사람이더라구요. 그 중 한명은 3년째 만났는데도 회원인 줄 몰랐거든요. 유유상종인 것도 있겠지만 30년 민언련의 저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지금 가나다순인 회비납부자 명단을 구별로 분류·공개해서 동네회원들을 연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같은 지역이면 서로 만날 기회가 좀 더 있을 것이고 개인의 관심사를 모으다 보면 공통의 관심사를 찾게 되고 함께 작당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길 테니까요.

회원여러분들, 자기 소개를 하는 자리가 있으면 민언련 회원이라는 점도 함께 소개하는 건 어떨까요? 그래서 우리들이 서로 알아보고 만나는 것은 물론 민언련을 홍보하는 것도 겸하게 되니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