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포커스를 통해서 새삼 감사드릴 일이 있습니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민언련은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 광장에서 캠페인을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이동식 테이블도 4개 장만하고, 손팻말, 전단, 엽서도 만들었습니다. 온라인 엽서를 더 많이 받기 위해 페이스북 게시 글 광고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주말마다 하루 빌리는 데 60만원이나 드는 LED 차량도 과감히 빌렸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저희가 그동안 만들었던 종편의 문제방송을 LED 영상으로 직접 보여드리자 많은 시민이 모여 들었습니다.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만날 일의 목적은 제쳐놓고 그저 ‘돈 안 쓰는 것’이 최고의 미덕인 것처럼 동동거리며 일했던 저에게는, 이번처럼 일이 되게 하자는 생각만으로 몰두한 경험이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2017년 종편 3사 재승인 결과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를 떠나서 작년부터 종편을 모두 모니터하고, 재승인을 앞두고 최선을 다해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회원님들의 후원 덕분입니다. 거듭 저희에게 일 할 수 있게 해주신 회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온라인으로, 광장에서 호응해주신 것은 물론이고 저희와 함께 캠페인에 나서주신 여러 회원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주말에는 마지막이길 기대하는 촛불집회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1차 촛불집회 이후 지난주 19차 집회까지 총 1,500만 명을 돌파한 셈이라고 하네요. 이제 곧 대선 국면으로 돌입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정권만 바뀌면’ 언론 문제도 한순간에 해결될 것 같은 섣부른 희망을 표하기도 합니다. ‘정권만 바뀌면’ KBS와 MBC 보도도 바로 정상화되고, ‘정권만 바뀌면’ 종편의 막장방송도 사라지고, ‘정권만 바뀌면’ ‘조중동’의 해괴한 보도들도 주춤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보수언론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고, 언론개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산처럼 쌓인 언론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되는 것일 뿐입니다. ‘정권이 바뀌면’ 수구 보수 언론들은 자신들의 주특기를 사용해서 정권이 아무런 개혁도 하지 못하도록 시비를 걸고 발목을 잡고 트집을 잡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자유 언론’과 ‘공정방송’을 외치던 진짜 언론인을 강제 해직시켰던 언론사들이 입만 열면 ‘언론 자유’를 주장하는 꼴을 지겹도록 볼 겁니다.
그래도 일단 정권은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과를 기다리는 마지막 한주, 민언련은 호흡을 가다듬고 준비합니다. 33년 차 민언련이 가진 민주언론에 대한 열망과 저력에 시민이 새롭게 모아주신 힘을 보태 ‘정권이 바뀔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김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