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호] [신입활동가 인사] ‘요즘 보기 드문 청년’, 민언련 회원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등록 2018.07.0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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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스물여섯 개 먹었다면서 도대체 뭘 하고 살았길래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이네”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는 프로바둑기사의 꿈을 접고 냉정한 사회에 발을 디딥니다. 고등학교 검정고시의 학력과 전무후무한 경력을 가진 그는 상사의 표현처럼 정말 ‘요즘 보기 드문 청년’입니다. 그리고 그 ‘보기 드문 청년’이 여기 또 있습니다. 배움이 없다며 대학을 그만두고 자격증이라고는 그 흔한 운전면허증 하나 없는, 학력도 경력도 변변치 않은 스물다섯 살 청년. 그 청년이 민언련 회원 여러분께 신입 활동가로서 인사드리고자 합니다.
 
장그래에게 바둑이 있었다면 저에게는 축구가 있었습니다. 공 하나와 스물 두 명의 선수가 잔디 위에서 펼치는 스포츠는 제게 있어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자연스레 축구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고, 대학에서의 전공 역시 축구를 택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지는 않았지만 축구와 관련된 여러 수업을 들으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강의는 ‘스포츠 미디어 문장론’입니다. 강의를 들으며 언론문제에 대한 충격을 받은 시작점은 첫 과제 ‘나쁜 기사 찾기’였습니다. 과제를 위해 본 기사들에서는 해외 커뮤니티의 가십성 글을 사실처럼 번역하기도 했고, 맞춤법과 오·탈자를 확인하는 최소한의 퇴고 과정마저 생략된 글이 즐비했습니다.
 
사소한 나쁜 기사에서 찾은 문제점은 언론의 현실에 대해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비단 스포츠 기사들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에서는 같은 문제점이 없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흔히들 인터넷 상에서 말하는 ‘기레기’는 왜 사라지지 않는지도 알고싶어졌습니다.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중 우연히 파파이스의 종편때찌를 통해 민언련의 활동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민언련을 알게 된 후 다양한 보고서를 읽으며 언론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편향된 언론과 편파적 방송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민언련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지금은 종편때찌를 통해 보던 막말 패널들을 모니터 속에서 매일 마주하고 있습니다.
 
온종일 봤던 축구경기는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이 되었고, 유명 축구 선수들의 자리는 막말 패널들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무살의 패기 넘치던 그때보다 더 즐겁고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아마 그 이유는 ‘보기 드문 청년’인 제가 작게나마 언론개혁에 도움이 되는 길을 걷고 있다는 자긍심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미생>의 장그래와 같이 지금껏 걸어왔던 길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려움은 없습니다. 장그래처럼 저에게도 같은 길을 걸어가는 10명의 ‘우리’ 사무처 식구들이 있고, 또 민언련과 함께 해주시는 6천여 ‘우리’ 회원분들도 있습니다. 장그래가 새로운 길을 걸으며 생각한 <미생>의 마지막 대사처럼 저 역시 이 길을 걷겠습니다.
 
“다시 길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다”
 
임동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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