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낼모레’면 2019년이네요. 저는 이 지면을 채우는 것이 늘 부담스럽습니다. 마감을 앞두면 저는 휴대폰 속 일정표를 들여다보며 내가 나에게 주어진 여건에서 효과적으로 현명하게 민언련 활동을 했는지 생각하다 아쉬움과 답답함에 빠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지면에 저의 허접한 속내를 드러낼 수는 없으니 형식적인 이야기, 광고에 가까운 말씀을 드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018년 첫 소식지는 전보다 조금 더 맘을 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2018년에는 조금 여유를 갖고 새로운 개념의 일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정권이 교체되고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발도 뗐으니, 이제 그간 몰아붙이기만 했던 민언련 사무처의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정부가 이뤄낼 언론 개혁을 응원하고 견인해내는 역할을 하리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에는 그야말로 더 큰 폭탄만 터졌습니다. 조중동과 경제신문은 그야말로 물 만난 듯 노골적으로 왜곡 편파보도를 터트렸습니다. 재승인 이후 주춤하리라 기대했던 종편 시사토크쇼의 오보 막말 편파방송도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카톡으로 유통되던 가짜뉴스들은 유튜브가 성장하면서 극성을 부렸습니다.
그 와중에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4기 방통심의위의 심의 결과였습니다. 종편 방송에 대한 많은 심의가 3기 방통심의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이해할 수 없을 수준의 솜방망이였습니다. 민언련이 바라는 것은 ‘TV조선을 날리라’가 아닙니다. 모든 방송 제작자들이 방송법과 방송심의규정에서 천명하고 있는 ‘방송의 공적책임’을 알고 지키도록 방통심의위가 제 역할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의 행태는 ‘실망’이라고 표현하기도 부족했습니다. 2018년 민언련은 언론의 왜곡 편파보도에 대응 이상으로 방송통신위원회, 방통통신심의위원회의 행태를 평하느라 바빴습니다. 결론적으로 2018년 민언련은 뭔가를 열심히 했지만, 딱히 언론환경을 개선시키는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 계획을 세우려다보니 중뿔난 다른 수가 보이지 않고 막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흔들리고 지칠 때, 사람들은 흔히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민언련의 초심을 생각했습니다.
1984년 민언련을 처음 만드신 어르신들은 기관지 『말』지를 ‘민주·민족·민중언론을 향한 디딤돌’이라고 칭했습니다. 창립선언문에는 이 개념이 조금 더 설명되어있는데요. ‘반민주적 거짓언론을 타파’하고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고난 받는 민중과 더불어 민중의 현실과 의사를 대변하는 언론’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하자고 역설했습니다.
민언련은 바로 이런 운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운동을 해왔고요. 이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아직 민언련 각 기구는 2019년에 무엇을 어떻게 할지 완성된 계획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 가졌던 민주언론운동의 뜻을 늘 갈고 닦는다면 우리는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면 우리는 더 강하고 힘차게 이 운동을 해내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19년 민언련 회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민주언론운동의 한길에 늘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사무처장 김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