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짧은 9월이었습니다. 매일 미디어탈곡기를 하고, 매주 시방위 안건을 고민해 내놓고, 늘 그렇듯 보고서와 논평을 내고, 민언련 회원캠프, 포럼, 월례강좌, 좋은보도 시상식을 하고 추석연휴를 보내니 9월이 마무리되었네요.
말씀드릴 일이 있습니다. 10월 8일은 고 성유보 선생님 기일입니다. 2014년 선생님이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셨을 때, 저희는 스스로를 상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보내드리는 데 정성을 다했고, 다른 단체와 함께 ‘성유보특별상’을 만들고 3년간 선생님 기일에 추모제를 주최해서 진행했습니다.
고 성유보 선생님은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던 중 74년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여했고, 75년 강제해직된 뒤 동아투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84년에는 민언련의 전신인 민주언론운동협의회의 초대 사무국장을, 98년에는 민언련의 이사장을 맡아 언론민주화에 앞장섰습니다. MB의 언론탄압이 시작되던 2008년에는 ‘방송장악네티즌탄압범국민행동’의 대표를 맡아서 저희 싸움에 큰힘을 주셨고요.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희망래일과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 등을 지내며 평화통일운동에 헌신하셨습니다. 그 누구보다 사람을 아끼고 긍정의 힘을 주셨던 분, 늘 지치지 말고 함께 가자고 다독여주던 분이셨습니다. 선생님을 추모하는 마음은 더욱 깊어지기만 합니다. 특히 남북평화의 물꼬가 터진 올해는 ‘선생님이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라는 생각에 더 자주, 많이 그립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성유보 추모제’는 3주기로 마무리하기로 하고 이제 ‘10월 마석 순례’를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민언련이 매해 ‘5월 광주순례’로 광주민주화묘역에 가서 민언련 초대 의장이신 고 송건호 선생님과 리영희 선생님, 고 김태홍 사무국장님을 참배하고, 5‧18 영령과 망월동 구묘역의 민주열사들을 함께 기리는 것처럼요. 이제 선생님이 가신 10월에는 성유보 추모 및 마석민주묘역 순례를 하려고요.
선생님은 생전에 나중에 고 김근태 선생님 곁에 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마석에 모셨습니다. 성유보 선생님을 모시고 돌아오는 날, 사모님은 저에게 “오늘밤 신입 신고하느라 여기가 밤새 꽤나 시끄러울기다” 하셨습니다. 마석에는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 등 많은 노동열사와 학생열사, 그리고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최근엔 고 노회찬 의원도 그곳에 모셨지요. 민언련은 ‘마석순례’를 성유보 선생님과, 그곳에 계신 많은 민주열사들을 두루 참배하고 그들의 정신을 기리고 배우는 시간으로 꾸미겠습니다.
그동안 평일에 추모제를 해서 많은 분들이 마음이 있어도 오시기 힘들었습니다. 일부러 10월 20일 토요일로 날을 잡았으니 자녀들 손잡고 함께 와주세요. 자세한 일정과 신청 방법은 별도로 공지하겠습니다. 첫 ‘민언련 마석순례’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언경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