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호] [민언련포커스] 세월호 5주기를 보내며 언론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집니다
등록 2019.05.0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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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를 보내며 언론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집니다

 

세월호 5주기를 보냈습니다. 2014년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 하루하루 늘어가던 자괴감과 슬픔, 분노는 역설적이게도 제가 버티며 계속 일하게 한 ‘힘’이었습니다. 지난 5년간, 다른 모든 사안이 중요하지만, 세월호 관련 보도는 우리에게는 가장 제대로 감시해야할 사안이었습니다. 매해 조금이라도 달라지겠지 했지만, 결과는 늘 실망이었지요. 순진하게도 저는 5주기인데 올해는 다르겠지 이런 어리석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올해 세월호 보도는 더 한심했습니다.

 

종편이 키워준 ‘인기 패널’ 차명진은 세월호 막말을 내뱉었습니다. 연합뉴스TV에서는 4월 16일 당일 대담에서 ‘탄핵 사태 때도 광화문에서 세월호 유족이 일선에 섰다. 주력부대로 활동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정권을 빼앗긴 쪽의 트라우마 치료가 진짜 필요하다’는 대담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황당한 것은 2019년 4월 16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1면입니다. 양사 모두 1면 머리기사는 세월호 관련 보도가 아니었고요. 이날 1면을 장식한 사진도 조선일보는 민주노총의 집회를 비난하는 사진이었고, 동아일보는 타이거우즈의 골프 우승 사진이었습니다. 정말로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내년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창간한 지 100년이 된답니다. 양사 모두 백주년을 기리기 위한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실행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5주기에 저런 모욕적인 1면을 만드는 자들이 자신들의 부끄러운 백년에 대해 일언반구 반성도 없이 자화자찬할 것을 생각하니 더 깊은 분노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도 무엇인가 해야 하며, 우리도 저들처럼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언련이 무엇을 해야 좋을까. 무엇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회원 여러분들의 지혜를 모으고, 열심히 검토해서 그중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정해보겠습니다. 민언련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면 많은 분들에게 연대를 요청하겠습니다.

 

요즘 “이 와중에 민언련은 뭘 하고 있느냐”는 이야기를 자주 들립니다. 성에 안차고 답답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뭔가 부지런히 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아도 나고 서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무슨 의미인지 충분히 압니다. 그래서 다시 맘을 가다듬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신중하게 검토하며 민언련의 2019년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겠습니다.

 

언제까지나 잊지 못할 세월호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다짐해봅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민언련은 보다 실력을 키우고 힘을 모으겠습니다.

김언경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