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차명진의 19금 만평, 불쾌하다
2016년 12월 13일
등록 2016.12.16 10:38
조회 674

13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한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 내분이 ‘실상은 뒤로 다 손잡고 있’고는 것이라면서 서로의 엉덩이에 손을 얹고 있는 ‘19금 만평’을 내놨습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2/13)에서는 한겨레 1면 기사 <최순실이 이 나라 대통령이었다>가 화제였습니다. 황태순 정치 평론가는 한겨레를 두고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다는 식으로 대한민국을 능멸하는 기사를 뽑으면 안 됩니다”라고 분노를 표했습니다. 

 

1. 서로의 엉덩이에 손 얹은 새누리당 의원들? 도 넘은 19금 만평
어제에 이어 또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의 ‘만평’이 문제입니다. 어제는 문 전 대표를 술에 취한 고구마술 장사꾼으로 그린데 이어, 이번엔 여당 의원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그리고 최순실 씨가 그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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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상황을 묘사한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의 만평. 서로 엉덩이에 손 얹고 있다. 차 씨는 그림을 스스로 19금이라 표시했다. MBN <뉴스와이드>(12/13) 화면 갈무리

 

MBN <뉴스와이드>(12/13) 출연진들이 친박, 비박 갈등에 대해 논하는 과정에서 나온 만평인데요. 차 씨는 지금 싸우는 친박, 비박은 실상 뒤로는 다 손잡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민 입장에선 친박이건 비박이건 초록이 동색으로 보인다는 건데요. 여기까진 문제없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 정황을 묘사한 차 씨의 그림이 심각합니다. 김기춘, 친박, 최순실, 비박 네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뒷모습인데요. 네 사람은 서로의 엉덩이에 손을 얹고 있습니다. 그림 상단에는 19금이라고 굳이 표기해 두고요. 


차씨는 그림에 관해 설명하면서도 ‘19금 그림’임을 부각했습니다. “현재 새누리당에 있는 사람들은 이게 참 '19금인데' 이거 클로즈업하면 상당히 야한 그림인데. '바람난 새누리' 그렇죠? 뒤로는 서로 다~ 이렇게”라며 말이죠. 진행자 송지헌 씨가 “그 정도만 설명하고 넘어가죠. 뭐”라 만류함에도 “이렇게 옆에 있어요, 지금 보세요. 최순실, 친박, 비박”이라며 나란히 선 사람들을 차례로 설명하기에 이릅니다. 진행자 송지헌 씨가 “알아들었습니다”라며 귀찮은 듯 대답하고 출연진들은 웃습니다. 제작진도 진행자도 함께 출연한 동료 출연진도 이런 선정적인 묘사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었고요. 


민언련이 이미 여러 차례 차 씨의 음담패설 문제는 지적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11/23)에서 차 씨는 (청와대가 구매한) 비아그라는 고산지대에도 쓸 수 있고 다른 데도 쓸 수 있다, 이중적 용도가 있어 구입했을 것이란 말을 재차 반복했죠. 이런 출연진을 여전히 출연시키는 제작진도, 별다른 제재 없는 진행자도, 지적은커녕 동조하는 출연진도 모두 문제입니다. 차 씨가 밝힌 ‘19금’ 표현이 여당을 비난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나요? 스스로 분석한 대로, 등 뒤에서 손잡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히 전달 됐을 것입니다. 불쾌하고 혐오스러우며 수치스러운 차명진 씨의 분별없는 외설적 만평, 차 씨 본인은 만족하는지 모르겠지만, 방송에서는 정말 그만 보고 싶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그리 좋아하는 ‘품위유지’로 제대로 제재 바랍니다. 

 

2. 차명진, “김기춘 닮아가야 될까 생각해”
MBN <뉴스파이터>(12/13)에서도 차명진 씨가 문제였습니다. 지난 7일 있었던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최순실과의 관계를 전면 부정했습니다. 이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김 전 비서실장에 대한 처벌이 가능할지 토론하던 중 패널로 출연한 차명진 전 국회의원은 “저는 김기춘 실장을 최순실과 연관해서 문제 삼거나 무슨 법적으로 책임지게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차 씨 본인인 경험한 김 전 비서실장과의 일화입니다. 


차 씨는 “실제 저분은 제가 과거에 한나라당 대변인 할 때 우리 당 고문하셨는데 저는 저분 한 두어 번 만났는데 속으로 제가 ‘야, 대단하다 이분 닮아가야 될까?’ 이런 정도로 상당히 대단한 분이었어요. (중략) ‘차 대변인 어제 논평에 대해서 이 부분은 상당히 표현이 적절했어’ 이렇게 얘기하는데”라며 본인의 논평을 칭찬한 것을 사례로 김 전 비서실장이 대단하다고 칭송했습니다. 김 전 비서실장의 칭찬이 그의 법적 책임과는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습니다.


차 씨는 계속해서 김 전 비서실장에 대한 존경을 표현했습니다. 차 씨는 “하나라도 저렇게 정확하게 기억하고 따질 정도면 진짜 고문 맞구나. 명예직이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어쩜 저렇게 나이가 70이 넘으신 분이 정말로 영리하실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라며 끊임없이 감탄했습니다. 이어 이렇게 훌륭하신 김 전 비서실장이 “직접 안봉근이나 이런 사람처럼 최순실 씨를 직접 만나서 같이 의견을 조율하고 이렇게는 안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전 비서실장을 향한 차 씨의 존경과 신뢰가 대단합니다. 그러나 김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인 박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한 사람입니다. 최순실 사태에서 어떻게든 발을 빼려고 하지만 이미 많은 증거와 정황들이 김 전 비서실장을 향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공범이라고 밝힌 만큼 앞으로 있을 특검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관련된 모든 사람을 심판해야 합니다. 특히 김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밝혀내고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3. 황태순 “대통령이 최순실? 한겨레, 대한민국 능멸하는 기사 뽑으면 안 돼”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2/13)에서는 한겨레 1면 <최순실이 이 나라 대통령이었다>(12/13, https://bit.ly/2gDgD0C) 보도가 화제였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 기사를 정면 비판하면서,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다는 식으로 대한민국을 능멸하는 기사를 뽑으면 안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겨레 기사는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취 파일과 문자 등을 토대로 최씨가 ‘권력서열 1위’ 였음을 확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황 씨는 “저 말이 100% 맞는다 하더라도 한겨레 신문이 머리기사에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다’는 틀린 얘기”라며 우깁니다. 황 씨는 “지금 보면 정호성 비서관은 그야말로 대통령 최측근에서 그 당시 1부속비서관입니다. 이런저런 대통령께 건의를 드려야 될 입장에 있고 정치적으로 어드바이스할 참모예요. 그런데 저 풀 텍스트를 갖다 보면 무슨 내용이냐 하니까 정호성이 이런저런 걸 상의했던 것 같아요. 왜냐니까 이미 98년에 정호성을 갖다 박근혜 대통령 비서관으로 입문시킨 사람이 정윤회, 최순실 부부라는 거 아닙니까? 많이 의존했을 거예요(중략). 잘 모르셔서 그렇지 국무회의, 수석비서관회의 열고 앞에 기자회견 내는 거 쉽지 않습니다. (중략) 대통령이 아니, 만약에 최순실이 대통령이었으면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하지 뭣 하러 정호성이한테 얘기합니까? 정호성은 그 얘기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께 아마 건의를 드렸던 것 같고 박 대통령이 꼭 정호성 얘기만 들었겠습니까? 홍보수석도 있고 정무수석도 있고 비서실장 모든 걸 갖다가 취합해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말씀을 하고 떠났는데 대통령이 떠나고 부속비서관이었던 정호성이 결과적으로 제가 최 선생님 말씀 듣고 그래서 잘 됐다고 대통령에게 칭찬을 들었겠죠. 그러니까 그것을 갖다가 내가 선생님 말씀 듣고 내가 칭찬 들었습니다. 그런 이야기인데 그런 부분들을 갖다가 딱딱딱 편집해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다는 식으로 대한민국을 능멸하는 기사를 뽑으면 안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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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능멸하는 기사 뽑으면 안 돼”라며 한겨레 신문 비판한 황태순 정치 평론가.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2/13)

 

황 씨의 말을 요약하면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 씨와 인연으로 단순한 조언을 한 것이고, 비서관 회의를 연 것은 대통령 자신의 판단이었다, 따라서 최순실을 대통령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겁니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국장도 이를 거듭니다. “최순실이 지시? 최순실이 누구한테 지시합니까, 지시는. 최순실은 그냥 얘기를 했을 뿐이에요”라고 말이죠. 황 씨에 따르면 한겨레는 일부 드러난 사실만을 가지고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황 씨는 “우리가 알다시피 (한겨레는) 박근혜 대통령하고는 좀 뭐랄까.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신문 아닙니까? 그런 입장에서 보면 딱 딱 제목만 보면 그렇게 나오는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능멸한 것은 한겨레가 아니라 박 대통령과 최순실입니다. 대통령에 반대해온 신문이기 때문에, 정치적 이념이 다른 신문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악의적으로 깎아내린다는 주장도 명백한 국정농단 정황을 호도하는 발언입니다. 청와대 정무수석조차 쉽게 독대할 수 없었던 대통령을 차은택 씨와 최순실 씨는 몇 번이고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 전 비서관을 최순실 씨는 반말을 써가며 수족을 부리듯이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차은택 씨의 추천 인사는 장관, 차관 자리에 올라갔습니다. 이런 최순실 씨의 지시가 단순한 이야기였을까요? 일부 사실을 이용한 과장도 아닙니다. 박근혜 게이트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입니다. 정 전 비서관의 녹취라는 증거를 가지고 민간인 최순실이 대통령과 같은 권한을 행사했다고 과감하게 선언한 것입니다. <최순실이 이 나라 대통령이었다>는 한겨레의 제목뽑기는 정확한 사실을 담지 않은 은유였다 하더라도, 그 은유는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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