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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아직도 ‘대통령 철통 경호’
2016년 11월 18~20일
등록 2016.11.21 19:13
조회 183

18~20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검찰의 중간수사발표와 4차 범국민행동이 주요하게 다뤄졌습니다. 19일, 주최 측 추산 95만 명이 전국에 모여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분노한 민심이 재차 청와대 코앞까지 번졌지만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주재 및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등 국정복귀를 선언해 ‘민심과의 전면전’을 예고했습니다. 20일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 범죄에 상당 부분 공모했다고 밝히며 이를 공소장에도 명시했습니다. 박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도 드러냈습니다. 이에 청와대는 검찰의 추측과 상상이라며 반발했고 향후 검찰 수사를 거부해버렸습니다. 동시에 ‘특검 수사 수용’ 의사를 밝혔고 정치권에는 ‘차라리 탄핵절차를 진행하라’는 주문도 했습니다. ‘시간 끌기’ 의도와 ‘전면전’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대통령의 ‘버티기’ 속에 현재진행형인 ‘국정파탄 사태’. 방송사들은 주말 간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1. 대통령의 ‘국정복귀’를 ‘국정복귀’라 말하지 못하는 MBC
18일 청와대 참모진들 임명장 수여와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결정 등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행보가 이어지자 대부분의 방송사는 ‘국정복귀’라 해석했습니다. KBS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국정 전면 복귀>(11/18 https://bit.ly/2guaXdY)는 아예 제목을 ‘국정복귀’로 달았습니다. JTBC <8일 만에 공개일정…‘국정 복귀’ 가속>(11/18 https://bit.ly/2g9YVpC)은 “촛불 민심을 거스른다는 비판과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에도 국정주도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SBS, TV조선, 채널A, MBN도 대통령 행보를 전하면서 모두 ‘국정복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와중에 MBC만 다릅니다. MBC <참모에 임명장…다음 주 국무회의 주재>(11/18 https://bit.ly/2fHFGTr)는 “청와대 참모진과 최근 내정한 외교부와 문체부 신임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 등 박 대통령의 예정된 업무를 전하면서 “국정 마비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업무수행”이라는 청와대 입장을 받아썼습니다. 이어서 “박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내치와 외치' 국정 전반에 복귀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청와대는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며 또 ‘국정복귀’ 해석과 거리를 둔 청와대 표정만 덧붙였습니다.

 

2. 특별검사 이것저것 다 문제? MBC는 여전히 ‘청와대 편’
박 대통령은 20일 검찰 수사를 거부하면서 특검은 수용하겠다고 밝혀 또 약속을 어겼는데요. MBC는 ‘최순실 특검’에도 많은 불만을 표했습니다. MBC <사상 최대 규모…논란거리 ‘수두룩’>(11/18 https://bit.ly/2gabVJy)은 “야당 추천 특별검사가 마음만 먹으면, 박근혜 정부 4년의 국정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서 “중립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여기에 “좌파 편향적이 아닌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이라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도 덧붙였죠. 이어서 “‘대국민 보고’ 조항”을 “뇌관”으로 규정하더니, “‘알 권리’를 내세워 피의 사실 외에 수사 과정을 언론에 브리핑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언론 브리핑 명목으로 수사 중 알게 된 사실을 악의적으로 누설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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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특검’, 대통령 시각에서 비판한 MBC(11/18)

 

이게 끝이 아닙니다.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특검 수사 대상에 더해 국조특위가 필요하다고 요구 의결하는 사건까지 다루게” 되는데 “사실상 모든 기관과 단체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특검과 상당 기간이 중복될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수사나 재판 때문에 자료 제출 등을 거부할 수 없다고 못 박아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법과 배치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까지 덧붙였습니다. 가히 ‘특검 불가론’에 가까운 보도입니다.


18일 특검 관련 보도를 낸 것은 KBS와 MBC뿐인데 KBS는 야권이 특검 인선 준비에 돌입했다는 소식만 전했습니다. MBC만 특별검사를 야당이 추천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좌파 편향’ ‘중립성 위반’ 등 과도한 반응을 보였던 새누리당 입장을 그대로 반복했고 검찰의 수사 내용 발표가 ‘악의적’이라는 청와대의 일방적인 입장까지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 양 보도했습니다. MBC는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행태에 제동을 건 조항도 ‘논란’으로 지목했는데요. 지난달 12일 ‘최순실 게이트’ 핵심 관계자인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국정감사에 나와 “수사 중이라 답변 어렵다”는 답변만 반복해 ‘국회 모욕’ ‘국감 방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죠. MBC는 이를 방지하고자 한 특검 조항에도 트집을 놓았으니 결국 대통령이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MBC는 여전히 충성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MBC 마크는 달았지만…범국민행동에 여전히 소극적인 MBC
19일 4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는 12일 집회와 달리 대규모 상경 인원이 없었는데도 주최 측 추산 95만 명이 모여 여전히 분노한 민심을 보여줬습니다. 방송사들도 집회 당일 많은 보도를 집회 현장에 할애했습니다. 12일, MBC 마크를 뗀 채로 단 1건의 생중계 보도를 냈던 MBC는 이번엔 MBC 마크를 다시 달았습니다. 생중계 보도도 4건을 내면서 지난주와 다른 면모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4건의 생중계 보도는 여전히 7개 방송사 중 가장 적은 것입니다. 집회 총 보도량과 생중계 보도량을 보면, KBS는 집회 16건 중 생중계 6건, MBC는 15건 중 4건, SBS는 25건 중 14건, JTBC는 15건 중 8건, TV조선은 14건 중 6건, 채널A는 12건 중 8건, MBN은 9건 중 5건입니다. MBC가 생중계 보도량이 가장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이날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집회 현장을 연결한 보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MBC를 제외한 6개 사는 모두 최소한 1건 이상을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 현장에 할애했고 MBN이 5건으로 MBC 보다 딱 1건이 많은 것도 광주 상황을 생중계한 보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4. 반복된 ‘비폭력 평화집회 찬양론’, MBC는 ‘시위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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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집회의 원인을 ‘친절한 경찰’로 짚은 MBC(11/19)

 

4차 범국민행동도 물리적 충돌 없이 끝나자 방송사들은 또 ‘비폭력 평화집회’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19일과 20일, ‘비폭력 평화집회’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KBS‧SBS‧채널A‧MBN 2건, JTBC‧TV조선 1건이었습니다. MBC는 가장 많은 3건을 기록했는데요. MBC는 과거 집회 충돌의 책임을 시민에게만 전가하면서 내용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MBC <평화집회의 숨은 힘…‘진압’ 대신 ‘안내’>(11/19 https://bit.ly/2g9rt2f)는 이미 제목에서 평화집회가 ‘안내하는 경찰’ 덕분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리포트에서도 ‘길을 안내하는 친절한 경찰’을 연신 보여주면서 경찰을 치하합니다. 박윤수 기자는 “과거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가 과격해지면 이에 맞서 강경하게 대응했던 경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했는데요. 과거 시위에서 경찰이 강경하게 대응한 이유가 시위대의 과격성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박 기자는 “경찰은 지난해 민중총궐기 집회 때 사용했던 살수차는, 집회 참가자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차벽 뒤에 배치해 마찰을 피했”다며 경찰의 당연한 조치도 대단한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평화집회’에 방송사들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경찰의 태도도 함께 칭송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경찰의 노고를 강조한 보도는 MBC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5. ‘정치적인 구호’는 ‘평화집회’가 아니다? MBC의 ‘자가당착’
MBC는 <연행자 ‘0’…품격있는 시위>(11/20 https://bit.ly/2fiBrgx)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했습니다. ‘경찰버스의 꽃 스티커’ ‘비폭력 구호’ 등을 조명하며 ‘평화 시위’를 강조하더니 “정치적인 구호와 폭력행위 대신 촛불집회가 문화제로, 토론회로 자리를 잡으면서 가족단위를 포함해 참가자들도 다양했”다고 전한 것입니다. 문화제 형식의 ‘평화집회’를 ‘정치적인 구호 및 폭력 행위’와 대비시킨 것인데 이는 ‘정치적인 구호’는 ‘평화집회’가 될 수 없다는 전제를 내포합니다. 20일 7개사 모두 연행자 없는 집회의 풍경을 1건씩 보도했지만 ‘정치적인 구호’를 언급한 것은 MBC뿐입니다. MBC는 ‘정치적인 구호’를 ‘폭력행위’와 동일시 한 셈인데 정작 MBC가 이 보도로 칭송한 ‘평화집회’의 구호는 ‘대통령 하야’, 즉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정치적인 구호였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들의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터부시하면서도 이번 ‘국정파탄’에서만큼은 여론의 눈치를 보는 MBC의 이중성. 이 보도에서 의도치 않게 드러난 것은 아닐까요?

 

6. ‘노무현도 삼성에 돈 받았다’는 자유총연맹 회장의 거짓말, MBC만 받아써
MBC의 수상한 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MBC <“8천억 강제 모금” VS “근거 없는 비방”>(11/20 https://bit.ly/2gA31sg)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8천억 원을 걷었다”는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의 주장을 전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 8천억 원을 걷었는데 그때 주도자가 이해찬 총리입니다. 그런데 그 펀드 관리를 한 사람이 이해찬 형인 이해진이라는 사람이에요”라는 김 회장의 19일 집회 발언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기자는 “당시 이해찬 총리의 친형인 이해진 삼성 사회봉사단 사장이 정부 측과 자금 협상 창구가 됐고 한명숙 전 총리와 이학영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당시 친노와 진보 진영 인사들이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자세한 풀이까지 더했습니다. 야당 쪽 반박은 “문재인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김 회장이 주장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책임을 묻겠다고 반박”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항변조차 할 수 없는 고인을 논란에 끌어들이는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난”했다고만 덧붙였습니다. 자유총연맹의 이 주장을 받아 쓴 방송사는 MBC뿐인데요. 그러나 김경재 회장은 발언 하루만이자 MBC 보도 당일인 20일, “노 전 대통령이 돈을 걷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았다. 그 점은 내가 잘못했다” “문 전 대표가
조금 기분이 나쁘겠지만 노 전 대통령을 문제 삼으려 했던 건 아니니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사과했습니다. MBC 보도에 이 사과 내용은 없습니다. MBC 보도 이전에 사과가 이뤄졌을까요? 그렇다면 과연 21일 보도에서 MBC가 정정 보도를 내는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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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만에 뒤집은 김경재 회장 ‘노무현 비방 발언’, 유일하게 받아 쓴 MBC(11/20)

 

 

7. 국민과의 전면전 선포한 박근혜 대통령, 비판 없는 방송사는 공영방송뿐
20일,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재단 강제 모금 및 청와대 기밀문건 누설 등 총 9가지의 최순실 씨 범죄 혐의에 공모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사실상 박 대통령을 주범으로 간주해 최 씨의 공소장에도 공모 혐의를 적시했고 추가 수사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모두 부인했고 최 씨 개인의 비리라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청와대는 검찰 수사를 ‘인격 살인’이라 맹비난하면서 향후 수사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은 모두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검찰 공소장으로 인해 박 대통령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는 보도가 SBS‧JTBC‧TV조선에서 1건, 채널A에서는 무려 4건이나 나왔습니다. JTBC는 <국정 개입 핵심 ‘박 대통령’>(11/20 https://bit.ly/2fT2LQU)라는 보도를 따로 할애해 유 변호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유 변호사가 “법리로 대응했다기보다는 검찰이 보는 범죄 요지를 흐리면서 정치적으로 쟁점화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고 “대통령이 도저히 ‘나는 몰랐다’ 이렇게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MBN도 <조목조목 법리반박>(11/20 https://bit.ly/2gA6hEm)에서 유 변호사의 주장을 “궁색한 변명”이라 표현했습니다. 이런 비판 보도, 비판적 관점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방송사는 KBS, MBC 두 공영방송뿐입니다. 두 방송사는 약속이나 한 듯 각 3건의 보도에서 유 변호사와 청와대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쓰기만 했습니다.

 

8. 이번엔 채널A, ‘내자동 로터리 충돌’ 생중계만 4건
지난 주 12일 집회 당시에는 TV조선이 내자동 로터리 생중계만 4건을 내면서 ‘일부 시민의 폭력 상황’을 예의주시했습니다. 이번엔 채널A입니다. 19일 채널A는 ‘내자동 로터리 충돌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며 현장을 생중계하는 보도를 4건 내놨습니다. 타사의 경우, 경복궁역 사거리를 KBS가 1건, MBC가 2건, SBS가 4건, JTBC가 3건을 보도하고 TV조선은 내자동 로터리를 1건 생중계했는데요. 지상파 3사와 JTBC는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낮다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TV조선, 채널A, MBN은 아직은 충돌이 없지만 언제든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채널A가 양과 질에서 두드러집니다. 채널A <경찰-시민 물리적 충돌 우려>(11/19 https://bit.ly/2g9mUFv)은 내자 로터리 현장 화면을 보여주면서 “폴리스라인을 사이에 두고 20~30미터 차이를 두고 있다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형광판 폴리스라인이 바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걷어내서 뒤로 옮기기도 하고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다” 등 ‘일촉즉발’의 상황임을 중계했습니다. 다른 생중계 보도들에서는 법원의 행진 허용, 앞으로의 정국 등 다른 주제를 논할 때도, 화면에
는 내자 로터리 현장이 나오면서 ‘내자로터리 향하는 시민 계속 늘어’ ‘경찰-시민 물리적 충돌 우려’와 같은 자막이 뜨기도 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