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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까기’ 끝판왕 등장, 서문시장 화재도 문재인 때문?
2016년 12월 27일
등록 2016.12.31 20:18
조회 462

27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출연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서문시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화재가 문재인 전 대표의 ‘가짜 보수 정치 세력을 횃불로 불태워버리자’는 발언 때문에 일어났다는 황당한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2/27)은 최순실 씨를 청문회에 소환하기 위해 구치소를 찾은 국조특위 위원들을 비난했습니다.

 

1. ‘문재인 까기’ 끝판왕 등장, 서문시장 화재도 문재인 때문이야
지난 11월 26일, 문재인 전 대표는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민주당 결의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국가권력을 사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삼아온, 경제를 망치고 안보를 망쳐온 가짜 보수정치 세력을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버리자”라 말했습니다. 이어 “박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촛불을 더 많이 들고 연거푸 들어야 한다. 비바람, 폭풍우가 몰아쳐도 더 촛불을 높이 들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고요. 11월 말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조차 불투명한 시점이었습니다. 촛불 민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때였는데요. ‘횃불로 불태워버리자’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을 독려하기 위한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불태울 대상’은 명확합니다. 정권의 부역자로 살아 온 ‘가짜 보수 정치세력’입니다. 즉 문 전 대표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부역자 청산’인거죠. 이는 광장에 모인 수백만 국민들의 목소리와 같습니다.


그러나 종편 출연진들에겐 전후맥락도 발언의 내용도 상관없는 듯 합니다. 오로지 ‘보수세력’, ‘불태워버리자’란 표현만 떼어내 두고두고 비난의 화살을 퍼붓습니다. 내용은 주로 ‘자신과 반대 입장은 무조건 배척한다’, ‘불태우라니, 벌써 대통령 된 양 오만하다’ 등이었습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2/27)에서는 한달 전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문 전 대표에 대해 평가하던 중 이렇게 말합니다. “촛불집회에서 가짜 썩은 보수를 불태워버려야 한다. 공교롭게도. 아무런 인과관계는 없겠지만. 지금도 대구 서문시장의 화재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실화인지 방화인지. 어쨌거나 그 말이 있은 직후에 대구 서문시장에서 큰 불이 일어나서 엄청난 피해가 생겼었습니다. 그리고 명백한 방화가 또 일어났잖아요.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소행이기는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구미 생가에, 박정희 대통령 기록관이 불탔습니다. 사실 끔찍한 일이거든요. (중략) 오랜 세월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독재가 개발 독재였고 애국 독재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국민들을 잘 살게 하는 독재였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 중에서 존경받는 대통령 1위였습니다. 그 대통령의 생가가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지만 그 사람의 방화로 인해서 불타는 일이 벌어졌어요. 바로 직전에 가짜 썩은 보수를 불태워버리라는 얘기를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했던 것입니다. 그럼 그 정신에 이상이 있는 방화범, 방화범이 문재인 전 대표의 말에 영향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누가 장담을 해요? 안 받았다는 장담을 누가 합니까? 만약에 그 사람이, 그 사람이 그런 얘기를 전해 듣고 혹시라도 이 취약한 정신 상태에서 방화의 충동을 느꼈다면 문재인 전 대표는 엄청난 어떤 그런 것을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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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시장 화재,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화가 문 전 대표의 ‘불태워버리자’는 발언 때문일거라 추정한 김 진 씨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 (12/27) 화면 갈무리

 

박 전 대통령의 독재를 개발, 애국 독재로 미화하는 것 까진 김 씨 개인의 사견으로 차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발언은 심각한 마타도어입니다. 김 씨는 두 차례의 화재 사건을 언급했는데요. 11월 30일 새벽 대구 서문시장의 화재와 12월 1일 구미 박정희 생가 화재입니다. 서문시장 화재는 국과수의 수사에도 정확한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정희 생가 화재는 김 씨의 말대로 방화사건인데요.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 또는 자결을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아 방화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박 전 대통령을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영웅’이란 찬양 글을 여러 편 올렸고, 과거 수차례 유적 훼손의 범죄 전력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수사 내용인데요. 여기에 문 전 대표의 ‘불태워버리자’는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 할 만한 근거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전직 논설위원이 내어 놓기엔 부끄러워야 마땅할 음모론이죠. 


그간 종편 출연진들의 ‘문재인 까기’는 주로 논리의 편향성, 비객관성 등의 문제가 많았습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니 ‘안보 무능자’,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주장하니 ‘대통령 병에 걸렸다’는 식이죠. 이번 김 씨의 발언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는데요. 까마귀가 날아도 배가 떨어져도 다 문재인 때문이란 겁니다. 더 심각한 건 발언의 내용입니다. 서문시장 화재, 박 대통령 생가 화재의 책임을 문 전 대표에게 묻고 있는 것이죠. 


이번 화재로 인해 불 탄 점포만 무려 680여 곳, 피해액은 최대 천 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됩니다. 상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문재인 까기’가 도를 넘어서, 이런 상인들의 아픔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보여준 ‘문재인 까기’ 중 단연 최악의 흑색선전으로 보입니다.

 

2. 최순실의 불법은 눈감으면서 법치주의 주장하는 황태순
지난 26일 국회가 결국 최순실 씨를 불러내기 위해 구치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최 씨는 구치소 청문회마저 순순히 응하지 않아 특위 위원들이 수감동으로 직접 들어가 비공개 신문을 하는 등 고육지책을 펼쳐야 했습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2/27)은 이 점에 집중했는데요. 토론자들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의 몸통이면서도 끝내 국민에게 모습을 숨긴 최 씨를 비판하기보다는 수감동에 들어간 국조 특위 위원들을 겨냥했습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는 “국회의원들이 저렇게 구치소 내부를 촬영하고 밖으로 송출하는 행위가 위법인지 아니면 할 수 있는 행위인지. 그 다음에 수감돼 있는 사람이 본인이 거부하는데도 굳이 끝까지 감방까지 찾아가서 나오라 해서 질문을 하고 또 대답을 듣고 이런 것이 혹시 인권을 무시하는 반헌법적인 행동을 했던 것은 아닌지 이런 논란이 있습니다. 출연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질문 자체가 토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토론의 주제는 국조특위 위원들의 소동이 중심이 됐습니다. 


토론자로 출연한 최병묵 월간조선 전 편집국장은 “그러니까 저게 제일 완벽하게 이루어지려면 사전에. 왜 그러냐 하면 저 안에서는 법무부나 서울구치소 측 내부 규정 같은 걸 따라야 되는 거예요. 국회의원들이 완장 찬 사람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중략) 이 나라는 법이 있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정서만 따를 수는 없다. 적어도 국회의원이라면. 저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사실 저런 게 좋아 보이지는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황태순 정치 평론가도 이에 동조하는데요. 황 씨는 “저는 법치주의는 자꾸만 우리가 보전해 나가고 법치주의 중심으로 들어가야지 자꾸만 곁가지로 빠져나가서. 당장 보기에는 시원합니다. 의원들이 고함을 지르고 당장 머리채를 끄집어내고 하면 제일 시원하죠.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가 그야말로 광장, 광장의 힘으로써 무슨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어디로 갑니까? 그래서 의원들이 이러한 선례를 남겨놓으면 보세요. 앞으로 몇 년 후 되면 반대여론이 생깁니다. 그때는 뭐라고 하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최순실 씨는 박근혜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꼽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국회의 국정조사 청문회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최 씨는 “몸과 마음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대지만 정작 본인을 변호할 수 있는 공판 준비 절차에는 여러 차례 출석해 변호를 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불법과 불공정이 난무하는 사회를 만들고 헌법을 유린한 박근혜 게이트의 장본인 치고는 뻔뻔한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회와 국조특위는 민의를 대신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최 씨가 있는 구치소까지 방문한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박 대통령과 최 씨를 법으로 엄단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런 국조특위 위원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며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트집입니다. 먼저 의원들이 촬영에 사용한 휴대폰은 구치소장의 허가를 받은 국조특위 위원장의 휴대폰이었습니다. 그러나 <김광일의 신통방통>에서는 이 사실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의원들의 불법 촬영문제를 지적하는 토론만 이어집니다. 또 잘못된 선례가 남는다는 황 씨의 우려와 달리 구치소 청문회는 1989년 5공 비리에 연루된 장영자 씨에 대한 구치소 방문과 1997년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등이 출석한 구치소 청문회 2차례의 선례가 있습니다. 그때는 오히려 방송 생중계를 하기도 했죠.


최순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국조특위의 구치소 청문회를 “아무런 법적 절차를 취하지 않고 최 씨의 수감시설에 들어가 신문하고 있다, 이런 활동은 헌법과 형사절차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 칭했습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출연자들과 최순실 변호사의 논리와 아주 똑같은 건 우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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