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공동기자회견문] 도둑의 편에 서서 선량한 신고자를 겁박하는 경찰이야말로 수사 대상이다
등록 2024.09.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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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서울경찰청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사무실과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직원 3인의 주거지까지 찾아가 휴대폰도 압수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자신에게 제기된 ‘민원 사주’ 의혹이 오히려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라며 검찰에 고발한 뒤 벌써 두 번째 경찰 압수수색이다. 반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민원사주 의혹을 두고 문화연대, 민언련, 새언론포럼, 언론노조가 류희림 위원장을 고발한 건에 대해서는 7개월 이상 피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민원 사주는 방심위가 출범한 이래 벌어진 최악의 사건이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에 대한 뉴스타파의 검증보도를 인용한 언론사들을 표적 심의하기 위해 류희림 위원장의 동생 등 친인척, 지인들이 대거 민원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는 익명의 제보가 있었다. 방심위의 제재 기능을 악용해 대통령 비판보도를 ‘입틀막’ 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는 7개월 만에 ‘당사자 간 진술이 달라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며 어처구니없게도 사건을 방심위로 송부했다. 류희림이 저지른 죄를 류희림 체제 방심위가 ‘셀프조사’하게 된 것이다. 이후 방심위는 당시 민원 사주를 묵인·방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 감사실장에 대한 노동조합의 기피 신청과 민원 사주 제보자들의 증거자료 제출을 모두 거부했다. 9월 말로 예정된 조사종결 기한까지 제대로 민원 사주 의혹의 규명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윤석열 대통령 권력의 끄나풀로 전락한 경찰은 방심위 외곽에서 민원사주 사건을 은폐하고 무마하는 데 견마지로를 다하고 있다. 경찰은 류희림 위원장의 중대한 비위에 대한 수사는 뭉개고 지연시키면서, 반대로 공익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방심위 직원, 기자, 공익 제보자 변호인 등에 통화 기록 조회를 진행하고 있다.

누가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도둑질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인가. 도둑 잡으라 소리친 신고자인가. 제보에 따르면 류희림의 일가친척과 지인에 의한 대량의 청부 민원이 이루어진 것이 지난 해 9월이니 통신사가 통화 기록을 보존하는 1년이 이미 경과하고 있다. 경찰은 제보자를 겁박하며 압수수색하는 와중에 방심위의 권한과 자원을 도둑질해 방송통신심의의 공공성을 황폐화한 자들이 빠져나갈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고의적 직무유기에 따른 경찰의 범죄 은닉이자 증거 인멸이다.

경찰에 경고한다. 공익 신고자 색출을 위한 압수수색을 당장 멈추라.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7조는 공직자에게 공익 침해 행위를 알았을 때 신고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경찰과 국민권익위원회를 포함한 국가 기관 등은 공익 신고자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책무를 가진다. 실질적 행정기관인 방심위에서 벌어진 최악의 민원 사주 사건을 공익 제보한 자는 수색 대상이 아니라 보호 대상이다. 경찰이 잡아야 할 것은 민원 사주를 통해 언론 자유와 방심위 공공성을 파괴하고 도둑질한 류희림이다. 도둑의 편에 서서 선량한 신고자들을 겁박하는 경찰이야말로 수사 대상이다. 이미 내리막길에 들어선 한 줌 권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공익 신고자들의 기본권을 유린하고 범죄자 류희림의 범죄 행각 은닉과 증거 인멸을 도와준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관련 경찰 그 누구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24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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