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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 인사로 채운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 연합뉴스 장악 안 된다
등록 2024.08.2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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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가 공영방송에 이어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연합뉴스 관리·감독기관인 뉴스통신진흥회 신임 이사진에 언론장악에 나설 인사들을 대거 배치했기 때문이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 지분 30.7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사장을 비롯한 연합뉴스 임원을 선출하고 공적 책무 이행을 관리·감독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역할이 유사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6일 김영만 전 서울신문 사장·송태권 전 한국일보 상무(정부 추천), 엄주웅 재단법인 호루라기 이사(국회의장 추천), 김승동 한국NGO신문 대표(여당 추천), 정일용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야당 추천), 김환주 전 KBS 보도본부 해설위원(방송협회 추천), 황호택 전 동아일보 전무(신문협회 추천)를 제7기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로 임명했다.

 

정부·여당 추천으로 임명된 김영만, 송태권, 김승동 신임이사 3명은 여당 대선캠프에 관여했거나 경선출마 이력을 가진 전형적인 폴리널리스트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언론특보를 지낸 김영만 씨는 2015년 낙하산 논란 속에 서울신문 사장으로 임명된 후 논조를 관보와 같이 만들었다는 거센 내부 반발을 샀으며, ‘삼성 장충기 문자’에 언급된 인물이다. 송태권 전 한국일보 상무 역시 2022년 윤석열캠프 언론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20년 총선 당시 대구동구(갑)에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공천에서 탈락된 김승동 신임이사는 언론인 시절 범죄에 잇따라 연루된 부적격자다. “문재인 폐렴이 대구시민 다 죽인다”는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는가 하면, 2009년 CBS경남본부장 시절 회삿돈 1억여 원으로 공금 환투기를 하고, 2014년엔 폭행사건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바 있다.

 

정부·여당은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를 추천하면서 도대체 뭘 기준으로 삼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립성은커녕 친정권 및 친자본 편향성 시비에 오르내리고, 폴리널리스트로 정치권을 기웃거리던 함량미달 인물들이 국가기간통신사를 감시·감독하는 자리에 가당키나 한가. 정권에 충성만 한다면 언론계 퇴출 ‘영순위’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게 윤석열 정권의 인사기준인가. 정권의 언론장악, 자본의 언론장악으로 얼룩질 뉴스통신진흥회 불공정성은 불 보듯 뻔하다.

 

연합뉴스에는 매년 정부구독료 명목으로 300억 원대 정부 예산이 지원돼 왔다. 윤석열 정권은 2023년, 2024년에 걸쳐 정부구독료를 큰 폭으로 삭감해 ‘길들이기’ 논란이 일었다. 돈줄을 쥐는 방식의 언론장악이 목적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국가기간통신사의 공익성과 정치적 독립을 무참히 짓밟은 편향적 인사가 이번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임명에서 또 반복됐다. 이들이 자칫 연합뉴스 사장 선임까지 쥐락펴락하며 장악에 나설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계속된 지적에도 개선되지 않는 비공개 이사선임 방식도 부적격 인사의 원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에게 알리기도 부끄러운 인물로 채워지는 밀실 선임의 흑역사를 끝낼 수 있도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방안을 제시하라. 정부가 끝내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국회가 국가기간통신사 위상을 회복할 수 있게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여당 추천으로 임명된 부적격자 이사 3명에게 촉구한다. 연합뉴스의 공익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라. 그것이 언론계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않는 길이다.

 

2024년 8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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