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8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
등록 2024.08.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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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4년 8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강원일보 ‘광부엄마’, 언론장악 공동취재단 ‘언론장악 카르텔 추적보도’, JTBC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연속보도’가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보도(프로그램)

8월

강원일보 ‘광부엄마’

언론장악 공동취재단 ‘언론장악 카르텔 추적보도’

JTBC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연속보도’

 

 

강원일보 ‘광부엄마’

(4월 29일~7월 5일 / 편집국 정치부 최기영 기자, 사진부 신세희 기자, 문화교육부 김오미 기자, 사회체육부 최두원 기자, 디지털미디어국 이태영·김태훈 기자)

 

강원일보는 여성을 터부시하는 탄광에서 열악하고 불합리한 대우에도 꿋꿋이 견뎌온 유일한 여성 노동자 ‘선탄부’의 삶을 조명해 석탄산업의 역사와 그늘을 담아냈다.

 

죽음의 위험이 늘 도사리던 탄광촌은 광부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생존할 수 있던 사회구조로 광부의 안전한 귀가를 위한 수많은 터부가 존재했다. 여성은 말 한마디조차 조심해야 했던 탄광촌의 약자였으며 온갖 잡일을 도맡는 힘겨운 삶을 살았다. 강도 높은 근로환경으로 여성의 입갱은 법적으로 금지됐지만, 지하 막장에서 올라온 석탄 더미에서 상품성 있는 ‘정탄’과 가치 없는 ‘폐석’을 분류하는 선탄부는 지금도 여성 노동자의 전유물이다. 남편을 사고로 막장에 묻은 산업재해 피해자이자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며 가사를 책임지는 엄마인 선탄부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쉼 없이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10년 이상 경력이 있으면 진폐장해등급을 받아 연금 등 보상이 가능한 남성 광부와 달리 선탄부 광부들은 갱 외부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20년 이상 경력이 요구된다. 몸이 부서지라 일했지만, 남성에 비해 열악했던 급여와 처우는 진폐 판정 이후 지원금에도 영향을 미쳐 보상도 적다. 게다가 병원에서 진폐 판정을 받는다 해도 정부가 진폐의증 혹은 무장애를 주장하며 소극적 보상을 하다 보니 보상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다. 수십 년간 탄가루에 노출되며 헌신했지만, 선탄부 광부는 그때나 지금이나 남성 광부와 동등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여성 광부는 인원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잊힌 역사다. 강원일보는 광부의 아들조차 몰랐던 탄광 선탄부 노동자들의 힘겨웠던 노동을 기록하고, 고단하지만 자부심을 느끼며 일한 그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어 산업재해 피해자이자 산업역군이었던 선탄부 노동자들이 소극적인 보상으로 제대로 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고발하고, 어두운 곳에서 대한민국을 빛냈던 여성 탄광 노동자의 가치를 되살렸다. 우리 역사를 관통했지만 냉대 받던 여성 광부의 삶을 발굴해 지역 언론으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대단히 의미있는 보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강원일보 ‘광부엄마’를 2024년 8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언론장악 공동취재단 ‘언론장악 카르텔 추적보도’

(7월 15일~ / 뉴스타파 언론장악 공동취재팀 박종화 PD, 연다혜‧박상희기자, 미디어오늘 취재1팀 박재령 기자, 시사IN 사회팀 문상현 기자, 오마이뉴스 사회부 신상호 기자, 한겨레 여론미디어부 여론미디어팀 박강수 기자)

 

언론장악 공동취재단은 윤석열 정권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이진숙을 택한 이유를 윤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어진 ‘민영화’ 교감에서 찾았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정권교체국민행동 주최 토론회에서 이진숙이 ‘친정권‧편파 방송이 심각해 MBC 민영화 의견도 나온다’며 입장을 묻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 정도로 공영방송이 편향돼 있다면 정말 민영화가 답이 아닌가”라고 화답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후보와 이진숙이 ‘편향된 공영방송’과 ‘민영화’에 공감한 토론회 이후, 이진숙은 윤석열 대선캠프에 시민사회 총괄본부 대변인으로 부름을 받았으며 급기야 윤석열 정권의 세 번째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낙점됐다.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 생긴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는 정권 지지세력이자 인력풀 구실을 하고 있다. 공언련은 검찰 고발과 국민권익위원회 신고, 감사원 청구 등을 통해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들을 흔들어 끌어내리고, 이진숙·김장겸·김백 등 공언련 전‧현직 인사들은 방송통신위원장, 국회의원, YTN 사장 등을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 등 요직에 포진됐다. 공언련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단체민원을 넣자, 공언련 출신 심의위원들은 윤석열 정권에 불리한 보도에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공언련이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재단은 이진숙이 2012년 MBC 파업 당시 위키트리를 통해 노조파괴 여론작업을 시도했다는 고 이용마 기자의 증언을 뒷받침할 총 2억5천만 원 규모의 용역계약서를 제시하며 위법성을 지적했다. 또한 이명박 정권 비판 보도를 한 PD들을 내몰고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던 출연자를 퇴출시킨 MBC 간부 출신 윤길용과 이우용, 스폰서 검사 출신 임무영 등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선임됐다며 이진숙 필두의 2인 체제 방통위가 선임한 방문진 이사들의 부적격성을 비판했다.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폭주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으로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5개 언론사(뉴스타파, 미디어오늘, 시사IN, 오마이뉴스, 한겨레)는 언론장악 공동취재단을 구성해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카르텔 집중 추적에 나섰다. 협업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 문제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동시다발적 보도로 사회적 공론화 한계를 극복해낸 보도였다는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민언련은 언론장악 공동취재단 ‘언론장악 카르텔 추적보도’를 2024년 8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JTBC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연속보도’

(6월 25일~ / 탐사팀 김지아·안지현·임지수 기자, 정치팀 유선의 기자)

 

1년 넘도록 채수근 상병의 순직과 관련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두 번이나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좌절됐다.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외압 행사에 대한 실마리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사실을 덮으려는 세력들로 인해 명확한 진상규명은 요원하기만 하다.

 

JTBC는 6월 25일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컨트롤타워였던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 대표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참여한 단톡방을 공개하며 구명로비 의혹의 구체적인 정황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강조했던 이 전 대표의 행적과 함께 임성근 전 사단장-이종호 전 대표-김건희 여사로 이어지는 인맥을 밝혀내고 구명로비 창구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부인했지만, ‘VIP 격노설’ 이 알려진 이후 바쁘게 오간 수십 건의 통화기록은 대통령실이 알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종섭 전 장관이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 지시 직전’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02-800-7070은 대통령실 경호처 연락처로 밝혀졌으며, JTBC 보도 다음 날 재개통한 해당번호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주진우 법률비서관–이종섭 국방부 장관 순으로 통화했다. 당사자들은 함구하고 있지만, 고위급 인사들과 연속 통화한 인물이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된다.

 

JTBC는 7월 9일,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주장이 담긴 녹취파일도 추가로 보도했다. 채상병 사망사고 직후인 지난해 8월 9일, 이종호 전 대표가 김규현 변호사와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말리고 있다’며 자신이 ‘VIP에게 얘기하겠다’고 주장하고, 임 전 사단장을 ‘해병대 별 네 개로 만들 것’이라며 진급을 언급한 내용이다. 이종호 전 대표는 보도 이후 구명로비 사실을 부인하며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는 식의 해명을 내놨지만, JTBC는 채상병 순직 이전 녹취파일까지 추가로 분석해 이 전 대표의 거짓 변명을 밝혀내고, 이 전 대표 단독 인터뷰를 통해 부족한 해명을 지적하며 팩트 중심의 보도를 이어갔다.

 

임성근 전 사단장의 부당한 지시가 채 상병의 사망 원인이었다는 녹취와 조사결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임 전 사단장 불송치 의견을 내리더니, 경찰은 1년 만에 내린 수사결과에서 ‘혐의없음’으로 면죄부를 줬다.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은 JTBC 보도를 두고 ‘정언유착’이라며 제보공작을 운운하며 취재기자를 고발했는데,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기자들의 노력이 무색하게 권력의 수사방해가 계속되고 있다. 채 상병의 순직과 관련한 진상 규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번 보도는 결정적인 단서를 통해 사실 관계를 잘 포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끈질긴 취재와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검증으로 언론이 권력감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이에 민언련은 JTBC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연속보도’를 2024년 8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작 모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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