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공동논평] 정부여당 비판보도 자의적 신속심의 당장 중단해야
14개월 걸리는 안건상정 2개월만에 부의, 심의탄압에 악용
등록 2024.06.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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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집권여당 국민의힘을 비판한 방송보도들을 신속심의 안건으로 올려 제재하는 정치심의가 계속되고 있다. 순차 심의 원칙을 무시하고 정부여당에 불리하거나 비판적 보도에 대해 여권추천 위원들이 신속심의 안건으로 올리며 자의적 정치심의를 반복하는 행태가 6월 18일 제21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가 대상이었다. 신속심의 대상 안건 대부분이 대통령과 그 가족 내지는 여당 인사 관련 보도에 집중된 게 과연 우연의 일치인가? 류희림 위원장은 신속심의 절차와 기준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정부여당 비판보도에 대한 입막음용 자의적 신속심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행정지도인 ‘의견제시’가 의결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4/9)은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 고백 연설’ 영상에 대해 진행자가 전체 22개 영상 중 ‘가상’이라고 표기한 것이 1개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아 청취자를 오인하게 하고, 허위조작영상을 풍자로 단정하면서 명예훼손죄 적용이 부당하다는 일방의 주장만 방송했다고 민원이 제기된 안건이다. 차기 회의에서 ‘의견진술’을 듣기로 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4/23)의 경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단톡방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전했다는 김규완 CBS 논설실장 발언이 사실과 달라 허위사실유포이고, 출연자가 윤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 씨 가석방 보류사유를 사실과 다르게 전했다는 것이 민원이 제기된 이유였다. 해당 안건 모두 여권에서 추천된 이정옥·허연회·김우석 위원이 신속심의로 상정했다.

 

윤석열 정권 비판보도라면 우선으로 심의에 올리는 여권 추천 위원들의 편파적 행위는 이날 이정옥 위원의 발언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야권 추천 윤성옥 위원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2023/4/4)와 같이 폐지된 방송까지 심의대상으로 삼아 제재에 나서는 것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자, 이정옥 위원은 “방심위 안건으로 올라오는데 평균 기간은 14개월”이라며 심의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아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올라온 안건은 민원제기 두 달 만에 신속심의 안건으로 부의된 것들이다. 여권 추천 위원들이 순차적 심의 절차를 무시하고 정부여당 비판보도에 대한 ‘빠른 심의’와 ‘빠른 징계’를 위해 신속심의 제도를 악용해온 행태를 자인한 셈이다. 윤성옥 위원은 “이번(CBS) 신속심의 안건 역시 윤 대통령과 한 전 비대위원장 관련 내용”이라며 “신속심의가 주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부정적 보도에 적용되고 있는” 문제를 다시 한번 지적했다. 하지만 여권 추천 위원 3인이 통상 중징계 전 단계로 진행되는 의견진술을 제시해 최종 의견진술로 의결됐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월 1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방송심의소위원회 신속심의 회부 안건목록’을 보면, 류희림 위원장이 부임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 13일까지 신속심의 안건 23건 모두 여권 추천 위원들이 부의했다. 긴급재난, 중대공익 침해 등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중대 사항에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할 신속심의를 여권 추천 위원들이 정권 편들기 심의를 위해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실질적 증거 아니겠는가. 류희림 위원장과 여권 추천 위원들은 방송심의제도의 심의원칙마저 무시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정권비판 언론탄압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류희림 위원장은 자의적, 편파적, 정치적 신속심의제도 악용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는 국정조사 등을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농단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공적 심의제도를 사유화하고 정권비호 수단으로 전락시킨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2024년 6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참여연대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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