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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종섭 통화’ 드러났는데 북한 오물풍선 톱뉴스 보도한 방송
KBS “대통령-국방장관 통화 이상한 일 아냐”, TV조선 “쓸데없는 오해 만들어”
등록 2024.05.31 11:59
조회 277

국회는 5월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표결을 진행했습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재적의원(296명)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이번 재표결엔 294명이 참여해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부결되었습니다. 재표결에 참여한 범여권은 115명인데, 국민의힘이 이탈표 단속으로 반대표 결집을 이뤄 특검법을 부결시켰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특검법 부결 당일, 채 상병 특검법의 필요성을 더욱 높이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MBC가 <단독/‘윤석열’ 개인번호 3통의 전화…직후 박정훈 해임>(5월 28일 구민지 기자)에서 “작년(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사건 자료를 경찰에 이첩한 직후 이종섭 전 국방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통화한 기록”이 나왔고 “통화가 이뤄진 직후 당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보직 해임”됐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같은 날 SBS도 같은 내용의 단독 보도를 냈습니다.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주체가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으로 더 좁혀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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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3차례 통화 기록 단독보도한 MBC와 SBS(5/28)

 

MBC‧JTBC, 윤석열-이종섭 통화기록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기록이 보도된 다음 날인 5월 29일 지상파3사와 종편4사 저녁종합뉴스를 살펴봤습니다.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관련 대통령 개입 의혹을 5월 29일 저녁종합뉴스에서 첫 보도로 전한 곳은 MBC와 JTBC뿐입니다.

 

MBC는 <곳곳 드리운 ‘윤석열’ 흔적‥‘직접 개입’ 밝혀야>(5월 29일 구나연 기자)에서 “윤석열 대통령 통화 기록이 나오면서,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은 ‘대통령실 개입’에서 ‘대통령 개입’으로 의혹의 국면이 전환”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단독/‘대통령 통화’ 공수처는 알았다‥“압수수색했어야”>(5월 29일 홍의표 기자)에서는 “공수처는 이미 작년(2023년) 연말 윤 대통령과 이종섭 전 장관의 통화 내역을 파악한 걸로 전해지지만, 그사이 이에 대한 휴대전화 압수수색 등의 강제 수사는 전혀 없었다”며 “‘공수처가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 지휘부가 수사팀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해온 만큼 “야권이 내일(5월 30일) 국회가 시작되는 즉시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하고, 수사 대상에 공수처 수사팀에 대한 외압 의혹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된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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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실 개입’에서 ‘대통령 개입’으로 의혹의 국면 전환됐다고 평가한 MBC(5/29)

 

JTBC는 <“대통령 통화와 무관” 따져보니>(5월 29일 유선의 기자)에서 “이(종섭) 전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하고 채 1시간이 안돼서 국방부가 사건을 회수하기 시작했는데, 전화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그냥 ‘무관하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 항명죄 수사에 따른 당연한 조치였다’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경찰에서 회수해온 이날 왜 대통령실의 각 부서가 전방위로 국방부와 접촉했는지 수사로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KBS‧SBS‧TV조선‧채널A, 북한 오물풍선 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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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사 저녁종합뉴스(5/29) 첫 번째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

 

MBN은 <단독/공수처, ‘격노설’ 추가 녹취 확보>(5월 29일 현지호 기자)에서 “공수처가 수사 중인 ‘채 해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의 핵심 중 하나는 사건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인데 “김(계환) 사령관이 그동안 잘 언급되지 않았던 또 다른 인물과의 통화에서 격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을 공수처가 추가 증거로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단독/뉴스추적/‘격노설’ 들은 세 번째 인물은>(5월 29일 선한빛 기자)에서는 “채 해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가 경찰로 이첩됐다가 회수된 날에 윤 대통령이 당시 이 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한 걸로 드러났다”면서도 이종섭 전 장관이 대통령 경호처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데 더 집중하며 “특히 경호처장은 국방부와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이 기간 왜 연락을 주고받는지도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진 보도에서도 윤 대통령 통화기록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모습만 전했습니다.

 

MBC와 JTBC, MBN을 제외하고 방송은 일제히 첫 번째 보도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소식을 전했습니다. 북한이 5월 28일 밤부터 남쪽을 향해 오물과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날려 보냈고,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260개가 넘으며 오물풍선이 관측된 경기 일부 지역에는 재난문자가 발송된 탓에 주민들이 놀라고 밤잠을 설쳤다는 내용입니다.

 

KBS, 윤석열-이종섭 통화 “이상한 일 아니다”

채 상병 순직사건 조사결과의 경찰 이첩 당일 대통령이 개인휴대전화로 이종섭 전 장관과 3차례나 통화한 사실이 보도되자 파장은 컸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개인휴대전화로 장관에게 연락을 취한 뒤 외압의 여파로 보일 조치가 여럿 취해졌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MBC와 JTBC를 제외하고 해당 내용을 뉴스 앞 순서에서 비중 있게 보도한 곳은 드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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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사 저녁종합뉴스(5/29)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대통령 개입 의혹’ 보도순서와 보도건수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공영방송 KBS는 대통령 개입 의혹 보도를 뉴스 후반부인 16번째 배치했고 보도건수도 1건에 그쳤습니다. KBS는 <윤 대통령, 이첩 당일 이종섭과 ‘3차례 통화’>(5월 29일 김소영 기자)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기록이 경찰로 이첩된 날,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장관이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8월 2일 (대통령과) 통화 전에 이미 박(정훈) 전 수사단장에 대한 항명죄 수사 지시가 이뤄졌다”는 이종섭 전 장관 반박을 충실히 전했습니다.

 

KBS는 공식 수사를 통해 외압 여부가 밝혀져야 할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장관 통화내용을 윤 대통령이 이미 설명한 바 있다는 주장까지 내놨는데요.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시신을 수습하는 그런 일인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을 해서 이런 인명 사고가 나게 하느냐”며 질책했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중 채 상병 수사외압 관련 ‘VIP 격노설’에 내놓은 동문서답 답변입니다. KBS는 기자회견 당시 윤 대통령 답변을 다시 한번 들려주며 채 상병 순직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 당일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에서 특이점이 없었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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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중 나온 답변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 내용인 양 전한 KBS(5/29)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사건 자료를 경찰에 이첩한 직후 윤 대통령이 예전부터 사용하던 개인휴대전화로 이 전 장관과 세 차례 통화했고, 통화가 이뤄진 직후 당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보직 해임되었다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내용과 수사외압 여부는 향후 공식 수사를 위해 규명돼야 합니다. KBS가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중 나온 대통령 답변으로 갈음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TV조선 “대통령실, 왜 쓸데없이 오해 살 일 했나”

TV조선은 <‘통화기록’ 추가 공개…“통화는 수사와 무관”>(5월 29일 김도형 기자)에서 “국방부가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기록을 경찰에서 회수한 날,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과 3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수사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야당 측은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수사기록 이첩 당일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보직 해임되었습니다. 이런 사실만 놓고 봐도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통화기록을 접하고 ‘수사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판단하는 게 야당에만 국한된 게 아닐 텐데도 TV조선은 애써 ‘야당 측은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통령의 통화기록이 드러났는데도 사건의 진상규명보다 정부‧여당과 야당의 정치공방으로 국한하려는 태도가 엿보입니다.

 

TV조선은 <출연/수사외압 의혹…법적 쟁점은?>(5월 29일 황병준 기자)에서 “박(정훈) 전 단장 측은 수사기록 회수 당일인 지난해 8월 2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이 전 장관과 통화를 한 걸 수사 외압의 근거”로 보고 있지만 “대통령과 국가안보실장이 국방장관과 통화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다”라며 대통령실과 이 전 장관 측 입장을 충실히 전하고 동조했습니다.

 

이어 “통화한 날이 수사기록 이첩과 회수, 박 전 단장에 대한 인사조치가 이뤄진 날이라는 점에서 공교롭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어차피 임성근 사단장을 피의자로 적시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기록이 넘어갔어도 경찰은 제로베이스에서 수사할 텐데 대통령실의 고위관계자들이 돌아가면서 이 전 장관과 통화한 게 쓸데없는 오해를 낳았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윤정호 앵커는 “말 그대로 오비이락인지, 아니면 대통령실이 긁어부스럼을 만든 건지 수사결과를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는데요. ‘오비이락’이든 ‘긁어부스럼’이든 윤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이 수사외압을 행사했을 리 없다는 확신에서 나온 표현으로 부적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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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통화기록 보도하며 ‘오비이락’ ‘긁어부스럼’ 등 부적절한 표현 사용한 TV조선

 

* 모니터 대상

2024년 5월 29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7>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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