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현 정부의 언론장악시도 중단 및 언론자유보장 촉구 전국 법률가/교수/연구자 380인 선언문현 정부의 언론장악시도 중단 및 언론자유보장 촉구
전국 법률가/교수/연구자 380인 선언문
윤석열 정부는 언론장악 시도를 중단하고 언론자유를 보장하라.
오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자양분이자 버팀목이다.
언론이 방종하여 인권을 침해할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언론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언론 자유의 토양을 오염시킨다면 이는 언론자유에 대한 폭압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한 저항은 당사자인 현업 언론인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깨어있는 민주 시민들 모두의 절박한 의무이다.
현 정부의 행태는 어떠한가.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권을 남용하여 임기를 마치지 않은 방송통신위원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뒤 다수의 언론인들과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언론장악 기술자’라 불리는 이동관을 임명하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로 임명된 이들은 주권자인 국민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국회로부터 그 어떤 정당한 권한도 부여받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인터넷 언론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 방송법이나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령에서 심의 권한의 근거를 찾을 수도 없거니와, 기관 출범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위법한 심의의 칼 끝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향하고 있음은 굳이 눈을 크게 뜨지 않더라도 너무나 선명하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사명으로 해야할 기관이 오히려 정권을 대신하여 초헌법, 초법률적 월권을 수단삼아 노골적으로 비판 언론 재갈 물리기에 나선 것이다.
KBS,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에 대한 장악계획 역시 불법을 넘어 치졸하고 저열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방문진 이사장을 불법적으로 몰아내려는 시도에 제동을 걸었지만, 그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더구나 KBS 이사회가 결선투표를 무리하게 미루고, 선임에 반대하는 이사 및 경쟁 후보를 사퇴시긴 뒤 정권이 낙점한 인사를 새 사장 후보로 만드는 과정은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심각한 행위이다.
윤석열 정권의 가장 충실한 하수인이라 여겨지는 검찰 역시 일사불란하게 언론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시절 최소한의 금기처럼 여겨지던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제 낯설지 않게 빈번하다. 더구나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서 거론하는 혐의들, 즉 이태원 희생자 명단공개, 한동훈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등의 사유들은 정권의 안위 또는 최상위 권력자들을 비판하는 언론들은 반드시 응징하고야 말겠다는 메시지를 직접 드러내 보인 것이다. 검사들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공익의 대변자’라는 의무이자 권한을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패거리들의 그것으로 스스로 끌어내렸다. 영장 통제에 관한 법원의 소극적 태도까지 더해져, 지금 검찰의 집요하면서도 막강한 권력은 직접 당하는 언론인들에게는 공포와 무기력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는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금 불법적인 언론장악 시도로 인하여 우리 언론 환경은 심각하게 병들어 가고 있다. 헌법이 우리 시민에게 성스럽게 보장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억압받고 있으며, 오랜 기간 소중한 생명과 희생으로 쌓아 올려온 민주주의가 질식해 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 이를 방관한다면 저들이 뿌려대는 폐습과 패악의 씨앗들은 장래 언제든 잡초처럼 자라나 우리의 민주주의를 뒤덮을 것이다.
언론과 시민을 기들이려는 정권의 시도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
우리 법률가/교수/연구자들은 오늘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모아 윤석열 정부에 대하여 경고한다.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 조치들을 즉각 중단하라. 그렇지 않는다면 전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우리 법률가/교수/연구자들은 감히 그 저항의 선두에 설 것임을 다짐하고 선언하는 바이다.
윤석열 정부는 언론장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언론 자유를 보장하라!!
2023.11.1.
현 정부의 언론장악시도 중단 및 언론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전국 법률가/교수/연구자 380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