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3년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경향신문 ‘김행 후보자 주식 파킹 의혹 단독보도’, 한국일보 ‘미씽 :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KBS <연금개혁 시리즈 보도> ‘국민연금에 ‘국가’가 없다’가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
보도(프로그램) |
10월 |
경향신문 ‘김행 후보자 주식 파킹 의혹 단독보도’ |
한국일보 ‘미씽 :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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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금개혁 시리즈 보도> 국민연금에 ‘국가’가 없다 |
경향신문 ‘김행 후보자 주식 파킹 의혹 단독보도’
(9월 17일~27일 편집국 정치부 문광호 기자)
경향신문은 “위키트리와 관련 없다”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증거를 구체적으로 제기해 김행 후보자의 주요한 결격사유로 지적된 이른바 ‘위키트리 주식 파킹 의혹’을 처음 보도하고, 후속취재를 통해 김행 후보자가 박근혜 정권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한 기간 위키트리와의 밀접한 관계도 드러냈다.
앞서 김행 후보자는 장관 지명 당시 ‘김건희 여사 친분설’이 제기됐다. 김행 후보자가 이를 부인하는 가운데, 김행 후보자가 설립에 참여한 위키트리와 김건희 여사가 대표이사로 있는 코바나컨텐츠가 공동 주관한 전시회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김 후보자와 위키트리의 관련성이 중요한 정황으로 부상했다.
이때 김행 후보자는 2013년 박근혜 정권 청와대 대변인 임명 당시 주식을 백지신탁해 위키트리-코바나컨텐츠가 협업한 2013~2017년 위키트리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경향신문은 9월 17일과 21일 단독보도에서 위키트리 운영사인 소셜뉴스사의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통해 김행 후보자 주식을 인수한 이가 그의 시누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는 백지신탁 제도를 우회해 직무관련성이 있는 주식을 계속 보유한 것 아니냐는 ‘주식 파킹 의혹’으로 이어져 공직자윤리법 위반 및 증권범죄에 해당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청문회 주요 쟁점이 됐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9월 여성가족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교체 등 부분개각을 발표했지만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 모두 적격성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보도는 대체로 이미 알려진 과거 내용의 발굴인 반면, 경향신문 ‘김행 후보자 주식 파킹 의혹 단독보도’는 기자 스스로 김행 후보자의 해명 내용에 의문을 갖고 후보자의 위키트리 주식이 그의 가족들에게 건네진 정황을 직접 찾아낸 것으로 다른 검증보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경향신문 ‘김행 후보자 주식 파킹 의혹 단독보도’를 2023년 10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한국일보 ‘미씽 :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9월 15일~10월 11일 뉴스룸국 강윤주‧이성원‧박지영‧송주용 취재기자, 뉴스룸국 멀티미디어부 최주연 사진기자, 디지털미디어부 박인혜 기획자, 디지털미디어부 한규민 디자이너, 디지털미디어부 이정재 개발자, 기획영상부 박고은‧안재용‧현유리‧이수연 PD, 기획영상부 제선영 작가, 기획영상부 전세희 모션그래퍼, DB콘텐츠팀 박서영 데이터분석가)
한국일보 ‘미씽 :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는 치매 환자의 실종 과정과 가족들의 고통스러운 기다림에 이어 치매환자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 및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고, 치매 선진국의 모범 사례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7년간 761명, 한 해 100명 넘는 치매 환자가 거리를 배회하다 각종 사고로 숨졌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치매 실종 경보와 하루에도 40여 명의 치매 환자가 길을 헤매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무관심하다. 부족한 경찰 인력으로 실종 골든타임을 놓치기도 하고, 주변 냉소와 의심은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데 용산역에서 진행한 ‘치매 환자 배회 사회실험’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인색한 부끄러운 무관심이 날것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일보는 직접 치매 환자의 6개월 치 GPS 자료를 수집해 배회 패턴을 분석했는데, 환경 자극이 많은 도시 노인이자 보호자가 없을수록 배회 확률은 높았고, 교차로는 치매 노인에게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하는 장애물로 다가왔다. 반면, 주기적으로 외출하며 외부 활동 욕구를 해소할수록 배회 확률은 낮았는데, 치매 환자를 고립시키지 않고 사회적 교류를 지속하고 사회적 돌봄 체계 안에서 함께하는 것이 중요했다. 한국일보는 지역 주민과 민간단체가 실종 정보를 공유하며 안전한 배회를 돕는 일본의 치매 친화도시 오무타시, 산책과 외출을 적극 권장하며 치매 환자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덴마크 스벤보르 치매마을 등 사례로 통제가 아닌 치매 환자의 의사를 중시하는 정책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치매가 삶의 멈춤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치매 노인 특성과 행동 지침을 정리해 치매 친화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민교육 강화를 역설했다.
치매 실종 가족의 사연을 글과 영상으로 담아낸 인터랙티브 페이지 ‘치매 환자 시야에서 바라본 세상’은 치매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였다. 치매 실종 노인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기억해챌린지 역시 치매 환자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과 도움의 손길을 강조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 치매 환자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치매 실종과 배회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짚은 이번 보도는 치매 환자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졌다. 이에 민언련은 한국일보 ‘미씽 :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를 2023년 10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KBS <연금개혁 시리즈 보도> 국민연금에 ‘국가’가 없다
(8월 16일~진행 중, 보도국 탐사보도부 유원중 기자)
KBS가 국민연금에 정부 국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하면서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서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조목조목 짚었다. 올해는 5년에 한 번씩 하는 국민연금 재정 추계를 실시하는 해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이달(10월) 내로 연금 구조개혁 방안을,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모수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연금개혁의 시간이 도래하는 이때 개혁방향을 제안하고 현 제도의 문제를 살펴본 점이 눈에 띈다.
KBS 연속기획 바탕엔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소득 보장 및 노인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국가의 책임이므로 정부의 국고지원이 필요하다’는 방향성이 깔려 있다. 국민연금 개혁 논쟁에서 빠지지 않는 재정안정론과 보장성강화론 중 후자에 초점을 둔 것으로 연금개혁을 둘러싼 정치권 논의를 보도해온 언론이 중립적 위치에서 두 논쟁을 빼곡히 소개하거나 정부관료 받아쓰기에 그친 것과는 다르다.
KBS는 국고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건강보험이나 공무원연금 등에 대한 정부 지출과 국민연금에 대한 지출을 비교하고, GDP 대비 노인부양비(연금) 지출의 경우 한국이 매우 낮다는 OECD 수치 등을 제시했다.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을 지원하기는커녕 쌈짓돈처럼 쓴다고 지적하며 보건복지부 업무를 국민연금 기금에서 비용 처리하는 사례, 미래 세대와 미래 정부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는 국민연금 크레딧 제도 문제 등도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바꾸자는 데 방향을 두고 국고지원뿐 아니라 다양한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의 ‘3-1-1.5’ 개편안을 자세히 설명하고, 공무원·사학·군인 등 공적연금 통합 논의나 기초연금 재설계 필요성, 기금운용수익률 한계를 가져오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구성의 변화 등을 언급한다. “연금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가 나왔는데, 국가가 공적연금 제도를 개편하지 않고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는 가정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국가가 노인 부양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3회)라는 대목처럼 국가와 국민이 포기하지 않도록, 각자의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공공성 관점의 보도로 호평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KBS <연금개혁 시리즈 보도> ‘국민연금에 ‘국가’가 없다’를 2023년 10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