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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덩어리’ 장관후보자들, 보도 실종으로 알 수 없다문재인 정부 회전문 인사 비판하더니, 정권 따라 모르쇠하는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방부 장관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지명했습니다.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문적 경험을 갖춘 실전형 인사를 발탁했다”고 밝혔지만, 지명 직후부터 세 장관 후보자를 향해 부적합 인사라는 비판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요. 보수·경제지에선 장관 후보자들의 논란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이 권력 감시·견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조선일보·매일경제·한국경제, 신원식 후보자 논란 ‘0건’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군 복무 시절 부대원 사망 사고 원인 왜곡·조작 의혹 △12·12 군사쿠데타 옹호 논란 △5·16 군사반란에 혁명적 요소가 있다고 평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막말 △이완용 친일 행적 옹호 △보수 유튜브·태극기 집회에서 5‧18특별법 망언 △일제강점기 옹호 등 수많은 논란의 당사자입니다. 군사쿠데타와 일제강점기를 옹호하며 극우 발언을 쏟아낸 신원식 후보자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방부 장관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신 후보자의 부적절한 언행은 보수·경제지에선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구분 |
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매일경제 |
한국경제 |
언급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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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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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건 |
논란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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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 |
0건 |
1건 |
9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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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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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식 장관 후보자가 언급된 보도와 관련 논란을 다룬 보도건수(9/13~9/26) ©민주언론시민연합
신원식 후보자가 지명된 9월 13일부터 26일까지 ‘신원식’ 후보자가 언급된 개각 관련 기사 중 논란에 대해 보도한 기사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습니다. 신 후보자가 언급된 조선일보 기사는 단 4건인데요. 4건 모두 개각에 대한 내용이나 신 후보자 이력을 설명하는 데 그쳤으며, 신 후보자 관련 부정적 내용은 1건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조선일보만 읽는 독자에게 신 후보자는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는 장관 후보자로 오인될 소지가 있습니다.
다른 보수·경제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경제·한국경제 역시 신 후보자 논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매일경제는 <사설/김정은·푸틴 ‘위험한 거래’ 국제사회와 공조해 응징 나서야>(9월 14일)에서 “신임 국방장관에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발탁한 만큼, 신 지명자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급변하는 대내외 안보 정세와 북한의 도발 위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신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설을 내놨는데요.
반면, 같은 날 한국일보 <사설/내각에 ‘전투력’ 보강… 이번에도 미뤄진 쇄신 개각>은 신 후보자가 전임 정부와 각을 세웠고,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앞장서 주장하고 부대원 사인 조작 의혹도 제기”된 터라 “최근 국방부의 난맥상을 풀기보다 갈등을 증폭시킬까 걱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 <신원식 “악마 노무현” 등 막말 논란, 중대장땐 ‘부대원 사인 조작 의혹’도>(9월 14일 신민정‧임재우‧엄지원 기자), 경향신문 <‘문재인 간첩’ 막말하던 신원식…국방부 ‘이념전쟁’ 가속 예고>(9월 14일 유새슬·김윤나영·신주영 기자)도 신 후보자 논란에 대해 짚었는데요. 매일경제 사설은 신 후보자 관련 각종 논란에도, 신 후보자의 국방부 장관 임명을 당연시하며 ‘안보 위협에 대비’하라고 책임감을 강조한 것으로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와는 정반대 논조입니다.
분석기간 중 신 후보자 논란을 1건씩만 보도한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역시 신 후보자 검증에 적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는데요. 신 후보자 문제 발언에 대해 논란이라며 짧게 언급하고, 정치권 해석을 덧붙이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전문성 보여야 할 ‘매일경제’, 김행 논란 ‘0건’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역시 △김건희 여사와 친분 △가짜뉴스 척결 외치며 허위보도 남발 △주식 파킹 의혹 △청와대 대변인 시절 재산신고 누락 △위키트리 임금 체불 △위키트리 경영권 확보에 법인 자금 사용(배임) △배우자 신용카드 사용액 ‘0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재직 시 ‘소셜홀딩스’에 수의 계약 특혜 △임신 자기결정권 부정 발언 △우회상장 사기 IC코퍼레이션, 사외이사 △여가부 폐지 방침 등 논란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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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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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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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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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행 장관 후보자가 언급된 보도와 관련 논란을 다룬 보도건수(9/13~9/26) ©민주언론시민연합
14일 출근길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여성가족부는 해체하겠다는 것이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에 아주 드라마틱하게(극적으로) 엑시트(퇴장)하겠습니다”라며 본인이 이끌어 갈 여성가족부 폐지를 거론한 김행 후보자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을 지낸 점을 제외하면 ‘여성 정책’ 관련 경력은 거의 없습니다. 김 후보자는 2009년 설립한 소셜홀딩스 및 소셜 뉴스(위키트리 운영사) 관련 각종 논란에 대해 “가짜뉴스가 지나쳐서 이젠 괴담 수준”이라고 비판하며, 출근길 문답마저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김행 후보자 관련 의혹들은 언론보도로 사실관계가 드러나고 있으며, 여성 문제에 공감하지 못하는 김 후보자 발언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부족하지만, 중앙일보는 <“회사 직책 없다”던 김행 후보자 남편, 소셜홀딩스서 급여 수령 의혹>(9월 19일 남수현 기자)과 <글로벌 아이/내게 불리하면 ‘가짜뉴스’?>(9월 22일 김필규 워싱턴 특파원) 등 2건, 한국경제는 <17년전 디시인사이드 ‘우회상장 사기극’…김행은 사외이사였다>(9월 25일 전범진 기자) 등 1건의 보도를 내놓으며 김 후보자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조선일보도 <야 “청대변인 시절 주식 꼼수 백지신탁” 김행 “자본잠식 회사, 시누이가 떠안아”>(9월 20일 양지호 기자)에서 김 후보자 논란에 대해 보도했는데요. 백지신탁과 배우자 김 모 씨의 지출 관련 논란에 대해 직접 검증하지 않고 김 후보자 측 반론을 충실히 전하며 김 후보자 변호에 가까운 내용을 전했습니다.
매일경제는 신원식 후보자 논란과 마찬가지로 김행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서도 단 1건의 보도도 내놓지 않았는데요. 법인 자금을 사용한 배임 논란에 주식 파킹 의혹까지 받는 김 후보자 논란에 대해 전문성을 살려 보도해야 할 경제지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자들은 경제지가 경제정책·예산·금융·산업구조·부동산 등 경제 전반에 대해 상세히 다루며 종합지보다 경제 이슈에 대해 전문적인 취재와 분석을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매일경제는 김 후보자 논란에 대한 전문적 분석을 담은 보도를 하기는커녕 보도하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매일경제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 사모펀드와 주식 차명 매입 등 조 전 장관 관련 논란에 대해 적극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과거 조국 장관 임명 당시 보도태도와 비교했을 때, 경제지가 김행 후보자의 금융 관련 논란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은 보도태도의 일관성도 떨어질뿐더러, 전문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언론에서 사라진 유인촌 후보자, 논란 보도도 실종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는 어떨까요?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문체부 장관 재직 시절 이명박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관리하며 문화예술인 탄압에 앞장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12년 만에 다시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유인촌 후보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산하 공공기관장 사퇴 압박 △기자를 향한 욕설 논란 등 장관 시절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으로 비판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유인촌 후보자에 대한 보도는 이번에 지명된 세 후보자와 함께 소개된 기사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운데요. 유 후보자가 언급된 보도 자체가 드물다 보니, 문제를 지적한 보도도 드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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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보도 |
7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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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촌 장관 후보자가 언급된 보도와 관련 논란을 다룬 보도건수(9/13~9/26) ©민주언론시민연합
회전문 인사 지적하던 조선일보, 이번엔 입꾹닫
유인촌 장관 후보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 이명박 정부 장관 출신 지명자입니다. 한겨레는 <블랙리스트·욕설·인사 탄압…여당도 “왜 굳이 유인촌이냐”>(9월 14일 서영지 기자)에서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이었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이명박 정부 정책실장이었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 최소 13개 부처 장·차관들이 이명박 정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짚었는데요. 이전 정부 출신 관료들이 윤석열 정부에도 되풀이 임명되며, ‘빈약한 인재풀’·‘올드보이’의 귀환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문체부 장관에 유인촌 낙점, 실화냐” 국민의힘 의원들 난색>(9월 13일 정대연·문광호 기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쇄신의 이미지’보다는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회전문 인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재탕 인사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 문재인 정부 시절 반복되는 인사 문제를 지적했던 조선일보 보도제목 (순서대로 2019/3/4, 2019/5/29, 2019/6/22, 2019/6/22)
조선일보는 과거 문재인 정부 개각에서 청와대 핵심 참모 출신이 공관장으로 임명되거나 내각 후보로 지목되면 ‘돌려막기’·‘회전문 인사’·‘측근 인사’라 지칭하며 내부 인사를 돌려쓴다고 비판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 임명 반복에는 침묵했습니다.
물론 언론이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정권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조선일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언론은 정부가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인사의 내각 임명을 되풀이할 때 응당 비판해야 하며, 진보‧보수라는 정권 성향에 따라 비판 여부를 달리해선 안 됩니다. 같은 사안임에도 언론이 정권 성향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보도로 언론자유를 스스로 포기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편향적 언론’이라는 평가로 언론 신뢰도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인사 검증 못 하는 ‘인사정보관리단’ 지적해야
논란의 공직 후보자 인사가 거듭되고 있는데도, 대다수 언론이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지적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언론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정부를 비판·견제하고 엄정한 후보자 자질과 역량 검증에 나서야 하지만, 사회적 공기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잊은 듯 정부 비판에 소극적인 것입니다.
분석 대상 신문 중 유일하게 한겨레만 대통령실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부실 검증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책임지겠다”던 한동훈 장관, 부실 인사검증 책임져야>(9월 26일)에서 장관 후보자들을 비롯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까지 “도대체 인사검증을 하기는 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며 책임지겠다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말만 했을 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고,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사태를 반복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윤 정부의 잇단 ‘인사 참사’는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부실 검증 탓”이라고 짚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회에서 작정하고 야당 의원들을 조롱하고 말싸움한 것 외에 실무에선 도대체 뭘 했는지 아는 국민들이 별로 없다”고 일갈했습니다.
언론은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시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언론이 편향적 시각에 빠져 공직 후보자들의 과오를 보도하지 않는다면 시민은 후보자들의 부적격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언론이 공직 후보자 검증 의무를 제대로 수행한다면, 후보자를 평가하는 시민의 눈도 더욱 날카롭고 밝아질 것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3년 9월 13일~26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신원식·김행·유인촌’ 장관 후보자 관련 지면 기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