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8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3년 8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경향신문 ‘감사원, 누가 감사하는가’, 뉴스타파 ‘검찰 특수활동비 등 예산 검증’, 뉴스펭귄 ‘기업 기후행동지수 프로젝트-온실가스 100만톤클럽’, 한국일보 ‘탄소포집, 희망일까 환상일까’가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
보도(프로그램) |
2023년 8월 |
경향신문 ‘감사원, 누가 감사하는가’ |
뉴스타파 ‘검찰 특수활동비 등 예산 검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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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 ‘기업 기후행동지수 프로젝트-온실가스 100만톤클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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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탄소포집, 희망일까 환상일까’ |
경향신문 ‘감사원, 누가 감사하는가’
(7월 25일~30일 / 편집국 정치부 여당팀 조문희·조미덥·정대연·문광호 기자)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들어 정권 하부기관처럼 ‘정치 감사’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향신문이 다양한 사례를 들어 감사원의 ‘내로남불’식 운영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감사원이 내부 징계에 소홀하고 그 내용을 축소한 정황, 특수활동비 사용, 정원 증원 추진 등을 비판했다. 다른 기관에 대해선 엄격한 처분과 운영을 주문했던 감사원이 정작 내부 감시는 소홀했던 정황을 밝혀낸 것이다.
2019년부터 5년간 감사원의 내부 비위행위 징계처분 결과를 입수한 경향신문은 감사원이 내부 직원 징계를 최소화하고 있음을 사례와 비교를 통해 조목조목 나열했다. 또한 내부 징계 내용을 축소하거나 은폐한 정황, 내부 감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 등도 밝혔다. 감사원이 지난 3~4월 대통령 비서실, 국무조정실 등 15개 기관의 특수활동비를 감사하는 동안, 올해 15억 1900만원에 달하는 감사원의 특활비는 어떤 지침에 따라 운영되는지 밝혀진 바 없으며, 감사원 특활비를 감사원이 자체 감사하는 문제도 지적됐다. 게다가, 감사원은 70명의 결원을 채우지 않은 채, 50명 규모의 정원 증원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에는 효율적 인력 운용을 주문했지만, 자신들은 ‘내로남불’ 식 운영을 하는 셈이다.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부 들어 이전 정권 감사 정도가 심해졌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정치 감사’라고 짚어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윤석열 정부 초까지 진행된 감사를 되짚어 ‘전 정권 인사’ 대상 수사요청·고발 사례를 분석하니 윤석열 정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동안 감사원이 정권 입맛에 맞춘 무리한 감사를 이어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번 연속 보도는 감사원의 정치 감사 행태를 잘 드러내 유미의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대한 자료를 꼼꼼히 살펴 감사원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고, 권력 감시에 앞장섰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경향신문 ‘감사원, 누가 감사하는가’를 2023년 8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뉴스타파 ‘검찰 특수활동비 등 예산 검증’
(2021년 4월 27일~/ 탐사1팀 박중석 팀장·임선응·강민수·조원일·강현석 기자, 데이터팀 최윤원 팀장·연다혜·김지연·전기환 기자, 영상취재팀 신영철 기자, 편집팀 정지성·박서영 감독,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뉴스타파는 세금도둑잡아라·함께하는 시민행동·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3개 시민단체와 함께 검찰 특수활동비 예산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집행내역과 지출 증빙서류를 검증해 검찰 특활비가 원칙 없이 부정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7월엔 입수한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내역을 PDF로 공개한 인터랙티브 기사를 내고, 검찰의 특수활동비 기록물 무단폐기, 업무추진비 정보은폐 의혹을 밝히는 데 집중했다. 수사에 써야 할 특활비를 명절 상여금처럼 유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쪼개기 결제와 근무지 외 사용 등 업무추진비 지침 위반 의혹도 제기했다.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는 2023년 4월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3년 5개월(1,243일)만에 사상 처음 검찰예산 정보공개 판결을 이끌어내 6월 23일 검찰로부터 예산자료 총 16,735장을 넘겨받아 검증하고 있다. 검찰은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2년 5개월간 총 292억 원을 특활비로 집행했는데, 이중 절반은 월급처럼 현금을 정기 지급해 기밀 유지가 필요한 특별수사에 사용한다고 보기 어려웠으며 나머지 절반은 검찰총장 1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쌈짓돈이었다.
뉴스타파는 특수활동비 자료 6,805장, 업무추진비 자료 1,030장을 온라인에 공개하며 ‘집단 지성과 언론사 간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사건의 판결문, 항소이유서 등을 공개해 재판 내용을 투명하게 알리는 데 기여해 온 뉴스타파는 이번에도 검찰 특활비 취재자료와 그 내용도 공개해 시민의 정보접근성을 높이고 취재 협업을 도모했다.
현금으로 집행 가능한 검찰 특수활동비는 베일에 싸여 있다. 전국 43개 검찰청이 어떤 기준으로, 얼마를 배정받아, 어디에 사용하는지 공개된 바 없다. 뉴스타파 보도에 등장하는 “예산의 투명한 공개야말로 ‘특별한 권력기관’인 검찰을 민주적 통제 아래 ‘보통 행정기관’으로 탈바꿈하는 출발점”이란 말에 맞게 탐사취재로 검찰개혁 과제를 잘 드러냈다. 권력기관 감시를 위해 5개 독립언론·공영방송과 함께 전국단위 ‘검찰예산 공동취재단’을 꾸린 것도 인상적이다. 언론 본연의 기능인 권력 감시에 앞장서며 검찰의 특활비 검증에 앞장서고 있는 뉴스타파를 응원하며, 민언련은 뉴스타파 ‘검찰 특수활동비 등 예산 검증’을 2023년 8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뉴스펭귄 ‘기업 기후행동지수 프로젝트-온실가스 100만톤클럽’
(2월 17일~/ 편집국 오승일·임병선 기자)
뉴스펭귄은 ‘기업 기후행동지수 프로젝트-온실가스 100만톤클럽’을 통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하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관련 기업의 이행 실적을 점검·평가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부 관리·감독의 강화를 촉구했다.
뉴스펭귄은 국토환경연구원·기후변화행동연구소·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 등과 함께 2018~2021년 국내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했다(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업체로 지정돼 보고의무가 있는 기업). 2021년 한 해 온실가스를 100만톤 이상 배출한 기업은 73개로, 이들의 배출량은 국가 전체의 76%에 해당하며, 에너지 사용량도 78%에 달했다. 특히 1%도 안 되는 상위 10개 기업이 온실가스 국가 전체 배출량의 46%를 차지했는데 삼성전자·현대제철 등 기업문화를 선도하며 탄소중립에 앞장서야 할 대기업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뉴스펭귄과 연구기관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후행동지수’를 개발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수치화했는데, 낮은 평균 점수와 해외 사례와 비교하며 시멘트 업종의 기후위기 대응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시멘트 업종의 경우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세우고 단계별 실행 시기를 정하지만, 우리 기업은 세부 전략과 시기 모두 모호했다. 석유화학·정유업체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이 어렵다는 핑계로 감축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는데, 국내 온실가스의 15%나 차지하지만 정부와 기업은 손을 놓고 있다.
이번 보도는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을 기후 악당이라 규정하지 않고 기업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살폈으며, 평가결과를 기후행동지수 자료로 공개해 신뢰성을 높였다. 온실가스의 배출과 에너지 사용에서 대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정부의 적극적 점검과 감시, 배출 감축을 위한 자정 노력과 포괄적 감축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경제위기를 핑계로 환경정책은 후순위로 밀리는 현실에서 산업별로 구체적인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세세하게 공개하고, 정부와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촉구해 유의미했다. 좋은 주제를 선정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분석한 생활 밀착형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전문 분야를 시민이 알기 쉽게 보도한 점도 호평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뉴스펭귄 ‘기업 기후행동지수 프로젝트-온실가스 100만톤클럽’을 2023년 8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한국일보 ‘탄소포집, 희망일까 환상일까’
(7월 10일~13일 / 사회정책부 신혜정 기자, 국제부 김현종 기자, 기획영상부 안재용·최희정PD, 제선영 작가)
한국일보는 탄소포집 기술(CCUS)의 현주소와 기후위기 대응 효과를 짚은 팩트체크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탄소포집 기술이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분리하여 재사용하거나 저장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CCUS는 기술 낙관론자들에게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주목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탄소배출 감축의 심각성을 희석하고 ‘기후 악당’들에게 알리바이를 주는 그린 워싱이라고 비판받고 있다.
한국일보는 CCUS과 관련해 이미 대규모 CCUS 시설을 가동 중인 아이슬란드, 캐나다 등 해외사례를 취재하여 에너지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CCUS가 탄소감축원이 될 수 있는 조건을 탐색했다. 이를 바탕으로 탄소감축과 재생에너지 확충이 선행돼야 CCUS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간과하기 쉬운 탄소운반&저장과정의 어려움에 주목해 실제보다 탄소감축 효과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도 짚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파리의정서 협약에 따라 참가국은 2030년까지의 탄소감축 계획을 담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해 제출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40% 감축을 목표로 제시한 NDC를 발표했다. 그러나 당선 전부터 해당 안이 산업계에 부담을 준다며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해 온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NDC에서 배출 목표를 40%로 유지하면서 산업부문 배출감소 목표량을 줄였다. 줄어든 ‘산업계의 부담’은 다른 부문으로 전가됐는데, 그 과정에서 ‘탄소포집 기술’과 ‘국제협력’ 부문의 감축 목표가 늘었다.
기후위기 활동가들은 국내 대부분의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 부문 감축 목표를 깎아주면서 효과가 불확실한 CCUS나 모호한 국제협력 부문으로 감축량을 전가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탄소포집에 관련된 제반 이슈를 치밀하게 풀어낸 한국일보의 이번 기획보도는 시의적절하게 나온 유미의한 기후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사와 함께 영상으로 시민이 알기 쉽게 잘 풀어냈으며, 막연한 기후위기에 대해 대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 점도 호평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한국일보 ‘탄소포집, 희망일까 환상일까’를 2023년 8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작 모음(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