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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소속사 지원받아 팸투어 나선 언론인, 과도한 ‘취재편의’ 스스로 거부하라
국민권익위원회, 명확한 기준 제시와 조사 결과 전면 공개해야
등록 2022.04.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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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소속사 지원받아 팸투어 나선 언론인, 과도한 ‘취재편의’ 스스로 거부하라

국민권익위원회, 명확한 기준 제시와 조사 결과 전면 공개해야

 

100여 명에 이르는 언론인들이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로부터 수백만 원에 이르는 ‘취재편의’를 제공받아 BTS의 해외 공연을 취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은 하이브가 기자 100여 명을 4월 7일부터 12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BTS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에 초청했는데, 항공권, 숙박, 식사, 현지 코로나 검사 비용 일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2016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잦아드는 것처럼 보였던 ‘팸투어’가 대규모로 벌어진 것이다. 이번 사안은 보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임과 동시에, ‘취재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받는 각종 특혜에 언론인들이 여전히 무감각하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김영란법 위반 여부에 대해 하이브는 팸투어 지원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위법하지 않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익위는 “특정 기업의 언론사 대상 해외 취재 지원이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라고 답변한 사실이 없다”며 원론적인 해석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 대가성에 관계없이 1회 100만 원 또는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형사처벌을 받고, 직무 관련자에게 1회 100만 원(연간 300만 원) 이하의 금품을 받았다면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수수금액의 2∼5배를 과태료로 물도록 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수백만 원의 ‘취재편의’를 순수한 의도에서, 아무런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제공했다고 볼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특히 시기적으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병역특례 적용 여부가 논란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번 ‘취재편의’ 제공에 의혹의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팸투어 기간 중인 4월 10일 주요 언론들은 ‘BTS 멤버들이 병역 불확실성을 힘들어한다’는 취지의 하이브 관계자의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이런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작년 유튜브 콘텐츠의 ‘뒷광고’에 대한 비판 여론이 대대적으로 일었고, 최근 온라인 콘텐츠에는 ‘내돈내산’으로 표기하거나 ‘해당 콘텐츠는 000으로부터 000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라고 밝히는 것이 제도화 되었다. 그런데 유독 언론만 ‘취재편의’을 제공받았다는 점을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 ‘취재편의’를 제공받아 작성된 기사라면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번 사안과 같이 대규모의 ‘취재편의’ 제공이 아니더라도 언론(인)에 대한 특혜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 기업의 무료 주차권 제공, 지자체의 계도지, 기업들의 언론인 해외 연수 지원, 언론인 대상 특별 할인 등 각종 언론인 대상 특혜들이 잊을 만하면 논란이 돼 언론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있다. 법 위반 여부를 떠나 언론인들이 저널리즘 윤리 차원에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과도한 ‘취재편의’를 거부해야 하는 이유다. 언론인 스스로 특혜를 관행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 신뢰받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법적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촉구한다. 권익위의 느슨한 잣대 적용은 기업이나 지자체의 ‘취재편의’ 제공 유혹을 확산시킬 것이며 언론인 스스로 ‘취재편의’ 제공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이번 사안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조사결과를 전면 공개하라.

 

2022년 4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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