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정책검증’ 한겨레 24건 VS 조선일보 7건
선거일 10여 일 앞두고도 ‘정책 없는’ 보도 70%
등록 2022.03.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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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신문지면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프로그램 △정치시사 유튜브 채널 △포털 △노동정책 관련보도 등을 대상으로 선거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중 신문과 방송보도에 한해 한 주간 선거보도를 양적 분석하여 미비한 정책보도의 문제점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다음은 신문보도 3차 양적분석 보고서로 2월 17일(목)부터 2월 23일(수)까지의 6개 종합일간지(경향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한국일보), 2개 경제일간지(매일경제·한국경제) 지면에서 나온 선거보도를 추렸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작성해 3월 1일 발표했습니다.

 

선거 코앞에 두고도 ‘정책 없는’ 보도 70%

2월 3주차 6개 종합일간지‧2개 경제일간지 선거보도는 총 737건입니다. 2주차 643건보다 100여 건 늘었습니다. 신문별로는 2주차에 이어 이번에도 한겨레가 10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경향신문 101건, 한국일보 98건, 조선일보 94건, 동아일보 93건, 매일경제 88건, 한국경제 83건 순입니다. 보도건수가 가장 적은 곳은 중앙일보로 77건인데요. 2주차 때는 경제지를 제외하고 중앙일보 선거보도 건수가 가장 낮았지만, 3주차에는 경제지를 포함하고도 가장 적었습니다.

 

737건의 선거보도를 정책언급 여부와 정책검증 여부로 나눠 살펴봤습니다. 후보의 정책명을 적었거나 정책 방향을 가늠할 만큼 정보를 제시했을 경우 정책을 언급한 보도로 봤습니다. 정책명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정책을 제안하거나 정책 부재를 지적한 경우에도 정책보도로 분류했습니다. 그 외 ‘○○와 관련한 정책을 내놓을 예정’처럼 큰 틀의 분야만 제시하거나 ‘RE100’처럼 정보 없이 용어만 있을 경우엔 정책보도로 보지 않았습니다.

 

선거보도 737건 중 정책을 언급한 보도는 244건(33%), 언급되지 않은 보도는 493건(67%)입니다. 정책언급 보도는 2월 1주차(2/3~9) 253건(39%), 2월 2주차(2/10~16) 247건(31%)과 비교했을 때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정책 관련 언급이 없는 보도가 70%에 이른다는 점에서 여전히 정책 중심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정책언급이 없는 보도건수와 비중을 살펴보면, 2월 1주차 390건(61%), 2주차 549건(69%)로 선거 기간 내내 정책이 언급되지 않은 보도가 10건 중 6~7건에 달했습니다.

 

그래프1_2월 3주차 선거 보도 중 정책 언급 여부 분석.jpg

정책언급 여부

보도건수(%)

있음

244건(33%)

없음

493건(67%)

합계

737건(100%)

△ 2월 3주차 신문 선거보도 정책언급 여부 분석(2/17~23)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래프2_ 정책 언급 및 검증 여부 분석.jpg

정책언급 및 검증 여부

보도건수(%)

정책언급 외 보도

493건(67%)

정책언급만 한 보도

132건(18%)

정책검증한 보도

112건(15%)

합계

737건(100%)

△ 2월 3주차 신문 선거보도 정책언급 및 검증 여부 분석(2/17~23) ©민주언론시민연합

 

전체 선거보도 중 정책을 언급한 보도는 132건(18%), 검증까지 한 보도는 112건(15%)인데요. 2월 1주차 정책검증 보도 108건(14%)에 비해 소폭 늘었습니다. 2월 3주차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월 18일 경북 상주지역 유세 당시 ‘4대강 재자연화 폐기’를 언급하면서 경향신문 <사설/35년 만에 열린 낙동강 하굿둑, ‘4대강 보’ 지킨다는 윤석열>(2월 19일), 한국일보 <지평선/4대강 보의 운명>(2월 23일 이왕구 논설위원) 등과 같은 비판성 보도가 나왔습니다.

 

또한 조선일보 <사설/‘300조 공약’ 마구 던져놓고 재원조달 방안은 “모르겠다”>(2월 17일), 한겨레 <인플레 더 부추길라…돈 푸는 공약실행 의문>(2월 18일 박종오 기자), 매일경제 <이 300조·윤 266조 ‘돈 펑펑 공약’…증세엔 침묵>(2월 16일 이지용․문재용․박윤균 기자)처럼 수백조 원이 드는 공약을 내놓고도 재원조달 방안은 내놓지 않은 여야 후보 정책을 지적하고 검증하는 보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정책검증, 한겨레 24건 vs 조선일보 7건

그래프3_ 선거 정책 보도 정책 검증 보도 건수.jpg

구분

정책언급만 한 보도건수

정책검증 보도건수

합계

경향신문

17건(55%)

14건(45%)

31건

동아일보

17건(61%)

11건(39%)

28건

조선일보

11건(61%)

7건(39%)

18건

중앙일보

15건(50%)

15건(50%)

30건

한겨레

17건(41%)

24건(59%)

41건

한국일보

15건(60%)

10건(40%)

25건

매일경제

18건(56%)

14건(44%)

32건

한국경제

22건(58%)

17건(42%)

39건

합계

132건

112건

244건

△ 신문별 정책 보도 및 정책검증 보도건수(2/17~24)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언급 보도, 정책검증 보도비중도 살펴봤습니다. 정책을 언급만 한 보도비중은 동아일보 61%(17건), 조선일보 61%(11건), 한국일보 60%(15건), 한국경제 58%(22건) 순으로 나타났고, 한겨레가 41%(17건)로 가장 낮았습니다. 전체 정책언급 보도 중 검증까지 한 보도비중은 한겨레가 59%(24건)로 보도건수까지 가장 높았습니다. 조선일보는 7건(39%)으로 보도비중과 보도건수가 가장 낮았습니다. 선거보도건수가 가장 많은 한겨레가 정책검증을 상대적으로 충실히 하고 있으며, 조선일보․동아일보는 지난주에 이어 정책검증에 소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재명-윤석열 정책 206회 vs 군소후보 10명 정책 3회

그래프4_ 선거보도에 언급된 후보자별 정책 횟수 분석.jpg

후보

횟수(%)

정책 전반(후보 언급 없이 정책제안, 정책부재 비판 등)

55회(17%)

이재명 후보

108회(34%)

윤석열 후보

98회(31%)

심상정 후보

28회(9%)

안철수 후보

30회(9%)

오준호 후보

0.5회(0.2%)

허경영 후보

1회(0.3%)

이백윤 후보

0회

옥은호 후보

0회

김동연 후보

1회(0.3%)

김경재 후보

0회

조원진 후보

0회

김재연 후보

0.5회(0.2%)

이경희 후보

0회

김민찬 후보

0회

합계

322회

△ 2월 3주차 신문 선거보도에 언급된 후보자별 정책 횟수 분석(2/17~23) ©민주언론시민연합

 

2월 22일 밤 11시 군소정당 후보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국회 5석 이상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직전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최근 여론조사결과 평균 지지율 5% 이상 후보자 등 공직선거법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토론회 초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후보를 대상으로 했는데요. 기본소득당 오준호, 국가혁명당 허경영, 노동당 이백윤, 새누리당 옥은호, 신자유민주연합 김경재, 진보당 김재연, 통일한국당 이경희, 한류연합당 김민찬 등 8명의 후보(기호순)가 참석했고, 새로운물결 김동연과 우리공화당 조원진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군소후보 첫 토론회가 열렸다는 것뿐 아니라 선거가 가까워져 오는 만큼 이들의 정책에 관한 보도가 얼마나 있는지도 살펴봤습니다. 우선 거대 양당 후보 정책이 선거보도에서 언급된 횟수와 비중을 살펴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08회(34%),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98회(31%)로 두 후보가 비슷했고 선거보도에 언급된 전체 정책 322회 중 둘을 합치면 206회로 64%를 차지했습니다. 신문 지면에 언급된 정책의 절반 이상이 거대 양당 후보 정책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8회(9%),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0회(9%)입니다. 군소후보 정책이 언급된 경우는 10명을 모두 합쳐 겨우 3회(1%)에 그쳤습니다.

 

한겨레 <‘수요시위 방해’ 어떻게 생각하나 윤석열·안철수 후보는 답변 거부>(2월 17일 고병찬 기자)가 위안부 관련 단체의 정책 질의에 대한 오준호 후보, 김재연 후보의 답변을 다른 후보 답변과 함께 전했습니다. 한국경제 <안현실 칼럼/왜 정부는 실패하는가>(2월 17일 안현실 전문위원)는 “전문직 아닌 공무원(관리직) 정년 폐지” 등 김동연 후보의 공약을, 매일경제 <“세종·대구 알짜 급매물 늘어…지금 잡으면 돈번다”>(2월 21일 홍장원 기자)는 “부동산 세금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허경영 후보의 정책을 보도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언급한 데 의미가 있을 뿐 군소후보 정책을 비중 있게 충실히 보도했다고 볼 순 없습니다.

 

‘정책실종’ 선거, ‘비호감 대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정책을 유권자에게 널리 알리는 것 역시 언론의 역할입니다. 드물지만 군소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충실히 소개한 언론도 있는데요. 뉴스타파는 2월 24일부터 ‘정보가 공정하게 유통될 때 민주주의는 건강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자체 선정한 소수정당 후보 5명 대담을 내놨습니다. <더초이스 2022/대선후보 대담① 정의당 심상정>(2월 24일), <더초이스 2022/대선후보 대담② 기본소득당 오준호>(2월 25일), <더초이스 2022/대선후보 대담③ 노동당 이백윤>(2월 25일), <더초이스 2022/대선후보 대담④ 새로운물결 김동연>(2월 26일), <더초이스 2022/대선후보 대담⑤ 진보당 김재연>(2월 26일) 등에서 기본소득, 노동 등 거대 양당 위주 선거에서 실종된 주요 정책을 유권자에게 소개했습니다.

 

비판 없는 ‘막말’ 받아쓰기, 비호감 선거 부추겨

2월 3주차에도 정책검증보다는 후보자 발언 등 논란을 옮기는 데 급급한 보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일부 언론은 ‘막말’에 가까운 후보 발언을 비판 없이 ‘받아쓰기’ 해 비호감 선거를 부추기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2월 3주차_ 한국경제_ 히틀러 제목.jpg

△ 윤석열 후보의 ‘히틀러’ 비유 발언을 제목으로 내세운 한국경제(2/18)


2월 17일 윤석열 후보는 유세 중 자신의 적폐청산 발언을 두고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비슷한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했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두고 “없는 사람이 임대인의 횡포에 시달려보면 민주당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에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을 지적하는 다른 당을 ‘히틀러’에 비유하고, ‘일부러 부동산 값을 폭등시킨 것’이라며 근거도 없고 상식과도 맞지 않은 발언을 한 셈인데요. 한국경제 <문·민주당에 날세운 윤석열 “히틀러처럼 정치보복 몰아가”>(2월 18일 성상훈·이동훈 기자)는 윤 후보의 ‘히틀러’ 비유를 제목에 실어 이날 유세 발언을 전했고, 조선일보 <윤 손잡은 유승민 “3월 9일 우리 한번 뒤집어보자”>(2월 18일 주형식 기자) 역시 “윤, ‘문 정부 부동산 정책은 고의적 집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갈라서 무주택자 여당 찍게 하려고 한 것” 등과 같은 발언을 작은제목에서 강조했습니다. 해당 발언에 대해 한국경제와 조선일보는 비판도, 문제 제기도 없이 그냥 실어나른 것입니다.

 

반면 한겨레 <사설/‘무주택자 표 얻으려고 집값 올렸다’는 윤석열의 궤변>(2월 18일)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면서도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두고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집값을 일부러 올리고 집 없는 사람들이 집 가진 사람들 횡포에 시달리게 하여 그 덕에 표를 얻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동아일보 역시 <사설/“주술사” “히틀러”…정책실종에 입만 거칠어지는 대선>(2월 19일)에서 여야 후보의 ‘거친 말’에 대해 “자극적인 말의 비수를 꽂기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일보 <“히틀러” “소도둑”…막오른 유세, 독 오른 여야>(2월 18일 손영하 기자)도 “정책 대결이나 자질 검증은 뒷전이고, 정제되지 않은 자극적인 언어로 강성 지지층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만 골몰”한 탓에 “유권자들은 이미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인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경향신문 <미디어세상/선거에 필요한 정보는?>(2월 28일)에서 “정말 비호감 선거라면 언론은 비호감을 만들어내는 유력 후보 이외의 후보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데요. 그간 몇몇 언론은 정책검증보다 후보 논란을 실어나르는 ‘확성기’, ‘배달부’ 역할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후보의 막말이나 근거 없는 의혹 제기, 지엽적인 논란 등이 유권자를 피로하게 만들었는데요. 선거까지 남은 10여 일, 적어도 언론이 ‘비호감’을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는 보도는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2월 17일~2022년 2월 23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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