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보고서
언론모니터_
[부산]지역언론 균형발전·지역소멸 해법에 주목. 후보별 언론정책 평가는 외면윤석열 후보 언급량 가장 많고, 안철수 후보 단일화 이슈로만 부각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부산지부 3차 모니터보고서
26개 언론·시민단체가 결성한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1월 25일 출범일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뉴스, 유튜브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모니터보고서는 부산민언련에서 작성해 2월 16일 발표했습니다.
모니터 기간 총 보도건수는 93건으로, 신문 77건(국제신문 37건, 부산일보 40건), 방송 16건(KBS부산 4건, 부산MBC 7건, KNN 5건)이었다. 신문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49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의견기사 11건, 기획기사 12건, 인터뷰 기사가 4건이었다. 그동안 정책·공약 보도는 후보가 발표하는 공약을 소개·나열하는데 그쳐 전반적으로 심층성은 부족했었다. 하지만 이번 모니터 기간 동안에 지역언론은 후보별 정책·공약을 비교한 해설·분석 기사들을 선 보였다.
<표 1> 선거보도 건수 및 보도 유형별 건수
국토균형발전·지역소멸 해법에 주목한 국제신문과 부산MBC
국제신문은 <李 "국세·지방세 비율 6 대 4" 尹 "세수 불균형 발생해 반대">(2/8, 4면), <李 남부수도권 현실성 관건, 尹 55보급창 이전안 내놔야>(2/9, 4면)를 통해 각 후보별 지방소멸 해법과 균형발전에 대한 전략을 정리·분석하여 실현가능성과 추진 의지를 짚어보았다. 후보들의 균형발전과 관련한 구체적 공약과 비전을 알기 위해 해당기사는 각 후보 선대위에 서면질문지를 보내어 이재명, 심상정, 안철수 후보의 입장을 받았고, 윤석열 후보는 답변을 하지 않아 KBS 등 각 언론의 인터뷰와 답변 자료 등을 취합하여 관련 공약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신문은 <누가 당선돼도 세제개편 단행..공시가도 하향 조정 유력>(2/10, 4면)에서 후보들의 정책·공약 가운데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부동산 정책’을 부동산 전문가의 시선으로 분석·점검하였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주택공급확대’는 가격안정에 도움은 되겠지만 세부적인 부지 확보나 예산 마련 등 구체적 방안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주거복지와 무주택자를 위한 정책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가격안정화 정책이 실패한 주요 요인으로 세금과 대출 규제를 꼽는 것에 후보들이 대체로 공감하고 있어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모니터 기간에 선보인 국제신문 기획기사는 부산민언련이 진행한 대선보도 유권자 의견조사 많이 언급되었던 ‘후보별 공약 비교보도’, ‘유권자 중심보도’, ‘전문가 분석보도’ 등에 해당되어 유권자에게 유용한 선거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표 2> 국제신문, 부산일보 기획보도
부산일보는 대선 30일을 앞둔 2월 7일부터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가덕신공항’, ‘부울경 메가시티’, ‘북항재개발’ 등 부산 현안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실행 의지와 이행 방안을 따져 묻는 ‘부산 현안 딥(Deep)풀이’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들을 통해 부산의 주요 현안과 관련한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후보의 정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분석하였다. 각 현안에 대해 4명 후보 모두 유치·지원에 적극적이었지만 전략에서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했고, 특히 심상정 후보의 “2030부산세계박람회가 일회성 대형 이벤트 개최 중심으로 발전전략을 설정하고, 핵심과제로 선정하는 것에 있어서는 우려가 되기도 한다. 부산월드엑스포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파급효과가 과도하게 설정돼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수도권 집중 규제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다른 3명의 후보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또 부산일보는 청년의 ‘찐(진짜)心’을 들여다보기 위해 ‘가짜 지지자 찾기’를 기획하여 2월 11일 1면과 3면에 기획기사 3건을 게재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지지자들 속에 숨어든 가짜 지지자를 찾아내는 토론 콘텐츠로 유튜브 채널에도 업로드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90분 토론에서 후보들의 자질과 리스크 등에 대한 2030세대의 후보 평가를 담고 있다.
<그림 1> 부산MBC ‘지방자치, 대선후보에게 묻는다’ 대담 보도
방송 뉴스는 리포트 6건, 단신 8건, 기획 2건이었다. 이중 기획보도는 16개 지역 MBC와 9개 지역 민방이 기획한 대담 <지방자치, 대선후보에게 묻는다>로 이재명, 심상정 후보의 대담내용을 전하는 부산MBC 2건이 유일했다. ‘기획보도’는 아니지만 대담보도를 통해 지역의 가장 중요한 이슈인 지방자치와 지역소멸에 대한 각 후보들의 철학과 해법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전하고 있었다. 이재명 후보는 지방 정부에 더 큰 권한을 주기 위한 헌법개정, 남부수도권 추진으로 지방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결단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다. 심상정 후보는 균형발전은'시대정신', 양당정치의 최대 피해자는 '지방과 청년'이라며 어느 지역을 살더라도 동등한 삶이 보장되는 ‘삶의 공간의 민주화’를 강조했다.
후보들의 공약 대거 발표에 맞춰 정책·공약 보도 다수 보도한 지역언론
선거보도 주요 내용은 후보들의 정책·공약을 소개하거나 분석한 보도가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양적·질적으로 정책보도가 많아진 것은 본격적인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구체적 공약과 정책 발표가 많아진 상황과 연동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공약보도에 기획기사 이외에도 후보들이 발표한 정책을 그대로 전달한 ‘받아쓰기 공약’ 보도와 주도적 질문보다는 후보의 말을 주로 정리한 인터뷰 기사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표 3> 대선 보도 내용별 건수(*중복 집계)
다음으로 후보와 선대위 행보, 선거전략을 소개하는 기사가 각각 15건, 14건이었다. 후보의 행보를 소개하면서 행보의 의미를 선거전략으로 분석하여 행보와 선거전략이 중복 체크되는 기사도 있었는데, 국제신문 <盧心 잡아라...여야 가릴 것 없이 노무현 소환>(2/8, 5면)과 부산일보의 <김종인 찾아 '80분 밀담'...이재명의 승부수일까>(2/8, 4면)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방송뉴스는 행보 보도는 거의 단신으로 전하는 경향을 보였다.
모니터 기간 중 야권단일화와 TV토론회가 주요 선거이벤트로 나타났다. 야권단일화 관련 보도는 9건, 토론회는 3건으로 12건이었다. 갈등·논란 보도는 윤석열 후보의 ‘청와대 적폐발언’이 6건(국제신문 3건, 부산일보 3건), 토론회 무산, 야권후보 단일화, 이재명 후보 배우자(김혜경 씨) 논란 등을 포함해 9건이었다. 특히 이재명 후보 배우자 ‘황제의전’으로 사과한 김혜경 씨 보도는 국제신문 1건이었는데, 부산일보는 <'경합 열세' 판단 이재명, 지지율 '영끌 모드'>(2/10, 4면)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하락의 반등 카드 중 하나로 배우자 논란과 사과를 언급하여 선거전략으로 분류되었다.
시민사회운동 동향 및 정책 제안(의견기사) 보도는 8건으로, 시민사회운동은 거의 단신이거나 사회면 1단 기사로 보도하였다. 다만 국제신문은 칼럼과 사설을 통해 대선 후보에게 부동산, 국토균형발전 해법을 요구했다.
부산 방문한 대선후보 보도 윤석열 후보 보도건수 가장 많아
부산민언련 대선모니터 기간 중 주요 대선 후보들이 부산을 방문하여 PK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부산지역 언론은 대선후보의 부산방문에 어떤 점을 주목하여 보도했는지 부산을 방문한 날짜순대로 기사량과 보도내용을 분석했다.
<표 4> 대선후보 부산방문 보도(방문일 순)
먼저 후보별 보도량을 살펴보면, 윤석열 후보 15건, 안철수 후보 5건, 심상정 후보 3건, 이재명 후보 11건으로 압도적으로 윤석열, 이재명 후보의 보도 건수가 많았다. 윤석열·심상정 후보는 금요일, 안철수·이재명 후보는 일요일에 방문하여 주말이라 보도가 적었다고 하기에도 보도량에서 심한 불균형을 보였다.
특히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각각 방문했음에도 기사에서는 함께 언급되는 경우도 많았다. 가령, 이재명 후보가 방문한 2월 7일에 부산MBC <이재명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책임지겠다">(뉴스데스크, 첫번째 리포트)에서 이 후보가 발표한 부산 9대 공약을 소개하며 기사말미에 “1월 15일 윤석열 후보도 가덕신공항 예타면제와 2030엑스포 부산유치, 산업은행 부산이전 등 부산 공약 발표한 바 있어”와 같이 윤 후보의 공약을 한 번 더 언급함으로써 언론의 노출빈도를 높였다. 하지만 윤석열과 이재명 후보의 보도량은 많았지만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분석하거나 점검한 기사는 적었다. 대부분 후보가 방문한 장소와 행보를 단순하게 전하는 스케치 기사거나, 후보의 연설이나 발언을 그대로 옮겨놓은 기사에서 공약들이 나열되는 수준에 그쳤다.
매체별 특징을 보면, 부산일보는 윤석열 후보 부산 방문 관련 기사가 가장 많고. 그 중에서도 ‘공공기관이전 공약’과 ‘KDB산업은 이전 공약’에 특히 주목하면서 양강 후보의 정책대결의 키워드를 ‘금융중심지’라고 강조했다. 국제신문은 이재명 후보의 ‘글로벌 해양도시 부산을 위한 9대 공약’ 중 2029년 가덕도 신공항 개항과 남부수도권을 부각했다. 안철수 후보 방문 보도는 지역방송에서 ‘PK 출신 유일 후보’만 강조하는 보도를 이어갔고 구체적 공약은 언급되지 않았다.
윤석열·이재명 후보는 방문 당일 이외에도 방문 예고, 후일담 등 후속기사까지 보도된 것에 비해, 안철수·심상정 후보는 당일 행보조차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다만 심상정 후보는 설 연휴 직전 방문하여 지역신문이 연휴 휴간으로 보도가 되지 않았다는 점, 안철수 후보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에 비해 구체적 공약이 적었다는 점도 보도량이 적은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기에 언론의 주목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지역 유권자의 알 권리를 위해 해당 지역에 방문하여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어떤 발언을 했는지에 대한 보도는 있어야 한다. 또 지역 공약이 없으면 물어야 한다.
안철수 후보, 단독 공약·행보 언급 5건 ‘단일화 이슈’에 언급 11건
반면, 안철수 후보는 부산 방문때보다 야권단일화 이슈로 더 많이 언급되고 있었다. 모니터 기간 중 ‘단일화’ 이슈로 안철수 후보가 등장하는 기사는 11건이다.
<표 5> ‘단일화 이슈’로 안철수 후보 언급 기사
안철수 후보 단독으로 대선 후보로서 정치 철학이나 공약을 소개한 기사는 단 한건도 없이, ‘단일화 전담 후보’로 프레임화 되어 윤석열 후보와 함께 등장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그 동안 보인 정치행보의 영향도 있지만, 언론이 과도하게 ‘단일화’ 이슈에서 안철수 후보를 부각시킨 경향이 있다. 특히 KBS부산은 <[부·울·경 여론조사] 대선 D-27, 이재명 27% vs 윤석열 42.5%>(2/10)에서 안철수 후보 당선가능성이 지지도와 달리 1%대에 머문다고 지적했고, 야권단일화 선호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보다 5% 이상 우세를 보였다고 보도하였다. 이는 굳이 오차범위 내 격차를 ‘우세’라 언급하여 야권단일화에서 안철수 양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였다.
2차 토론회, 지역언론 활성화 관련 질문 정작 지역언론은 보도하지 않아
지난 11일 대선후보 4자 2차 TV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개최되는 만큼 각 후보들에게 통합형 언론자율기구, 공영방송의 독립성, 언론 소통 계획, 지역언론 지원 대책, 포털 정책 등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다. 특히 지방 소멸 위기의 시대에 지역언론 지원 대책,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대안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표 6> 후보별 언론정책 요약
이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답하지 않았고, 이재명 후보는 미디어바우처 지급을, 안철수 후보는 영국의 사례처럼 직접 자금 지원을 내세웠다. 심상정 후보는 미디어바우처 지급과 함께 지역신문기금 등 공적 재원을 확대하고 정부광고 집행기준의 정비를 강조했다.
대통령 후보의 언론관 및 언론정책은 민주적 소통과 공론화의 중요한 척도이다. 더구나 지역언론 지원 대책은 지방균형발전 의지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지역언론에 바로 연결되는 정책과 공약이다. 하지만 정작 정책대상자인 지역언론은 이와 관련된 보도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