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여론조사 보도② ‘2030‧젠더’ 여론조사도 입맛대로 끼워 맞추나
등록 2022.01.25 10:31
조회 2775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선거 100일 전(2021년 11월 29일)부터 60일 전(2022년 1월 8일)까지 여론조사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2편에서는 1편에 이어 언론사 입맛에 맞게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다양한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모니터 대상은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지면, 3개 지상파와 4개 종합편성채널 저녁종합뉴스 보도 중 ‘여론조사’를 키워드로 추출한 결과 중 수치가 정확히 표기된 기사입니다(신문 218건‧방송 139건).

 

① 주목받는 2030, 여론조사 결과 부풀리기

 

전체 유권자 34%, 선거영향력 높은 2030

제20대 대선 보도에서 비교적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2030세대 유권자를 지칭하는 ‘2030’, ‘MZ세대’, ‘이대남’, ‘이대녀’ 등인데요. 언론이 2030세대 유권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에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제21대 총선에서 만 18~39세 유권자는 1494만여 명으로 전체 유권자 4396만여 명의 34%를 차지했는데요. 세대별 중 4050세대 38.7% 다음으로 높은 비율입니다. 대선과 같은 전국단위 투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다른 세대와 달리 이념이나 지역이 아닌 이슈나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2030세대 유권자에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론조사 보도에서도 2030 유권자를 언급한 보도는 적지 않았습니다. 신문에서 더욱 두드러졌는데요. 중앙일보가 전체 여론조사 기사 중 무려 61.1%에서 2030세대 유권자 보도를 냈습니다.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도 각각 50.0%, 45.5%로 비교적 많이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KBS가 33.3%로 2030세대 유권자 보도를 가장 많이 했고, TV조선도 30.4%로 뒤를 이었습니다. 다음으로 MBN 24.0%, 채널A 23.5%순입니다.

 

신문사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합계

비율(%)

22.2

(4건)

38.1

(8건)

50.0

(17건)

61.1

(22건)

34.8

(8건)

38.1

(16건)

22.7

(5건)

45.5

(10건)

41.3

(90건)

총 보도건수

18건

21건

34건

36건

23건

42건

22건

22건

218건

방송사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합계

 

비율(%)

33.3

(3건)

-

12.5

(2건)

12.5

(3건)

30.4

(7건)

23.5

(8건)

24.0

(6건)

20.9

(29건)

 

총 보도건수

9건

8건

16건

24건

23건

34건

25건

139건

 

△ ‘2030세대 유권자’ 신문 지면·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비율(2021/11/29~2022/1/8)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 ‘20대 탈원전 재검토 높다’ 진짜일까

2030세대 유권자를 다룬 기사 중 2030세대를 억지스럽게 연결하고 해석하는 기사도 있는데요. 조선일보 <64%가 “탈원전 정책 재검토해야”…20대서 가장 높아>(2021년 12월 2일 노석조 기자)가 대표적입니다. 문재인정부 탈원전정책을 차기 정부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64.7%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월등히 높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런데 조선일보는 기사제목에서 “20대서 가장 높아”라며 20대 탈원전정책 재검토 의견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본문에는 “18~29세가 73%, 30대 58.6%, 40대 54.6%, 50대 64.2%, 60대 이상 69.5%가 탈원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18~29세 73%가 탈원전정책 재검토 의견을 냈고, 가장 높은 수치라는 것인데요.

 

하지만 해당 기사는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23조를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제23조(하위표본 분석 주의)는 “여론조사 결과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등 하위표본으로 나누어 추가 분석한 결과를 보도할 때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차이를 부각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조선일보가 제시한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조선일보는 “18~29세가 73%”라며 가장 높은 수치라고 주장했지만, 해당 여론조사에서 “18~29세 73%”는 “60대 이상 69.5%”와 오차범위 내 있습니다. 즉, 20대에서 탈원전정책 재검토 의견이 가장 높다고 주장할 수 없는데도 조선일보는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차이를 부각한 것입니다.

(※ 조선일보 <64%가 “탈원전 정책 재검토해야”…20대서 가장 높아>(2021년 12월 2일 노석조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조선일보·TV조선/ 선거여론조사기관: 칸타코리아/ 조사일시: 2021년 11월 29~30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론조사, 억지스러운 2030 부각

조선일보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하기로>(2021년 11월 30일 조의준‧노석조 기자)는 “여야가 가상자산(암호화폐) 과세 유예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2030의 표심 잡기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2일 발표한 2030세대 여론조사 결과 40.5%가 가상자산에 투자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01.jpg

△ 조선일보가 잘못 해석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여론조사 결과(2021/11/22) (출처 : 전국경제인연합회)


그러나 전경련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조선일보 해석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7%​인데요. 가상자산 투자 경험을 묻는 질문에 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경우는 조선일보 보도대로 40.5%입니다. 하지만 투자 경험이 없다고 답한 경우는 59.5%로 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경우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훨씬 많았습니다.

 

가상자산을 투기로 보는 경우는 43.7%, 투자 혹은 대체 결제수단으로 보는 경우가 46.5%로 오차범위 내에서 두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2030세대가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긴 어려운 겁니다. 특히 해당 조사에서 2030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미래 재테크 수단은 부동산 36.1%, 주식 32.4%, 가상자산 13.1%순인데요. 가상자산은 2030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도 아니었습니다.

 

즉, 조선일보는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결정한 것이 가상자산에 대한 2030세대 관심과 투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전경련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했지만,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조선일보 해석과는 전혀 달랐던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여야가 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정한 데 대해 적절치 않은 근거를 제시한 것이죠. 억지스럽게 2030세대 유권자를 부각한 겁니다.

(※ 조선일보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하기로>(2021년 11월 30일 조의준‧노석조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전국경제인연합회/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 조사일시: 2021년 11월 12일~16일(6일간)/ 그 밖의 사항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② 과도한 해석으로 ‘젠더갈등’ 프레임화

 

오차범위 수치인데 ‘성별 격차’ 부각

2030세대에 이어 젠더갈등이 사회 이슈가 되면서 성별에 기초에 선거와 여론조사를 읽는 보도도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젠더갈등’이란 프레임으로 읽기 위해 과도하게 해석한 기사들이 띄었는데요.

 

02.jpg

△ 대선후보 선호도 격차에 성별 요인이 작용한다고 주장한 중앙일보(2021/11/29)

 

중앙일보 <부동산 실패에 돌아선 여성층, 이재명 32.9% 윤석열 40.8%>(2021년 11월 29일 심새롬 기자)는 ‘대선후보 선호도가 남녀로 갈렸다’며 성별 차이를 강조하는 여론조사 보도를 내놨습니다.

 

<중앙일보 대선 D-100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남성층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9.2%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37.0%)보다 다소 앞섰”고 “여성층에선 윤 후보가 40.8%로 32.9%에 그친 이 후보와 격차를 제법 냈다”며 “두 후보의 전체 격차에 성별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성층의 경우 오차범위 밖에서 윤석열 후보 선호도가 높아 유의미하지만, 남성층의 경우 두 후보 차이는 2.2%로 오차범위 내여서 비교우위를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남녀로 갈렸다’라는 표현보다는 ‘여성층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가 앞선다’고 설명하는 것이 적절할 텐데 말이죠.

(※ 중앙일보 <부동산 실패에 돌아선 여성층, 이재명 32.9% 윤석열 40.8%>(2021년 11월 29일 심새롬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중앙일보/ 선거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일시: 2021년 11월 26일~27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젠더갈등에 초점 맞추다 높은 ‘무당층’ 비율 무시

조선일보 <만물상/홍해처럼 갈라진 이대남 이대녀>(2021년 11월 29일 강경희 논설위원)에도 비슷한 주장이 등장합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두 배 이상 높고(45% 대 18%), 20대 여성은 민주당 지지가 국민의힘보다 두 배 이상 높다(28% 대 11%)는 결과”가 있다면서 “야당은 이준석 당 대표 선출, 서울·부산 보궐 선거, 대선 후보 경선의 홍준표 예비 후보 등이 이대남에게 어필해 톡톡히 재미를 본 것이 원인일 것”이며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해 이대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한 것인데요.

 

조선일보가 인용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474호>(2021년 11월 4주)로 20대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남성은 18%·여성은 28%였으며,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남성은 45%·여성은 11%입니다. 수치로만 보면 조선일보 주장처럼 20대 여성은 더불어민주당을, 20대 남성은 국민의힘을 더 많이 지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지하는 정당 없음/모름/응답거절’로 답변한 20대는 남성 31%·여성 46%로 나타났습니다. 높은 무당층 비율로 인해 20대 남성과 여성이 실제 어느 정당을 더 많이 지지하는지 판단 내리긴 어렵습니다.

 

03.jpg

△ 조선일보 기사가 인용한 성·연령별 주요 정당 지지도 ©한국갤럽 여론조사

 

사흘 전 나온 조선일보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관계자는 ‘20대는 남녀 간 정치성향 차이가 뚜렷하지만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많다’며 “20대는 여야 어느 쪽으로도 충성도가 낮아서 언제든지 지지율이 급변할 가능성도 큰 세대”라고 설명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의 분석에도 부정확한 근거를 갖고 ‘이대남과 이대녀가 갈라졌다’고 주장하는 건 여론을 왜곡할 위험성이 높습니다.

 

물론 강경희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말미에 “20대 여성의 절반(47%) 가까이가 양당 후보 둘 다를 지지하지 않거나 기타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20대 남성은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기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25%에 불과”하다며 무당층을 언급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무당층 비율이 높아 20대 남성과 여성의 지지세를 단언할 수 없다는 해석 대신 “여야 모두 이대남 표밭이 노동력 대비 수확 효율이 더 높다고 느끼게 되는 구도”라고 설명했는데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실제 기타·무당층 수치는 여성 48%·남성 32%로 조선일보 인용 수치와 달랐으며, 기타·무당층 비율이 ‘수확 효율’로 연결된다는 주장도 불명확합니다. 20대 여성의 높은 무당층 비율이 ‘쉽게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집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모르는 비율이 높은 20대 여성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더 쉽게 정당 지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조선일보 <만물상/홍해처럼 갈라진 이대남 이대녀>(2021년 11월 29일 강경희 논설위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조사기관 자체(한국갤럽 자체조사)/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조사일시: 2021년 11월 23일~25일(3일간)/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 조선일보 <이대남은 국민의힘, 이대녀는 민주당…‘지지율 쏠림’ 대선 영향은?>(2021년 11월 26일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데이터저널리즘팀장)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① 조사의뢰자: 조사기관 자체(한국갤럽 자체조사)/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조사일시: 2021년 11월 2일~4일(3일간)/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② 조사의뢰자: 조사기관 자체(한국갤럽 자체조사)/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조사일시: 2021년 11월 9일~11일(3일간)/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③ 조사의뢰자: 조사기관 자체(한국갤럽 자체조사)/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조사일시: 2021년 11월 16일~18일(3일간)/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④ 조사의뢰자: 조사기관 자체(한국갤럽 자체조사)/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조사일시: 2021년 11월 23일~25일(3일간)/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③ 여론조사 주관적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

 

차이 없는 중도층 강조한 JTBC

04.jpg

△ 여론조사 기사에서 중도층 강조한 JTBC(2021/11/29)

 

JTBC는 <‘대선 캐스팅보트’ 중도층, 그들이 주목한 핫이슈는?>(2021년 11월 29일 고승혁·김필준 기자)에서 중도층에 집중한 여론조사를 보도했습니다. 여기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JTBC 4차 차기 대선 여론조사>로 “대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중도층은 진보와 보수보다 경제이슈에 관심이 높은 거로 나타났”며 차기 대통령 과제로 경제 활성화를 뽑은 중도층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도층(28.2%)과 보수층(27.3%)의 격차는 오차범위(±3.1%p)안에 있어 중도층이 다른 이념 성향에 비해 경제 이슈에 관심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JTBC는 이어 “중도층은 이처럼 무거운 정치 이슈보단 체감할 수 있는 경제 문제와 후보 도덕성 등에 관심이 더 많”다며 “JTBC 여론조사에서도 중도층은 종부세를 재검토하자는데 공감한다, 이재명 후보 공약인 국토보유세 신설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각각 60%가 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종부세 재검토’를 공감하지 않는 의견은 중도 69%·진보 63.7%·보수 77.3%로 정치이념과 관계없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며, ‘국토보유세 신설 반대’ 역시 중도 67.3%·보수 74.2%·진보 39%로 진보를 제외한 보수와 중도는 신설을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특별히 중도층만을 강조해 보도할 필요가 없는데도 주관적인 해석을 덧붙여 과장한 것입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23조(하위표본 분석 주의)를 위반한 것으로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차이를 강조해 보도한 부적절한 여론조사 보도입니다.

(※ JTBC <‘대선 캐스팅보트’ 중도층, 그들이 주목한 핫이슈는?>(2021년 11월 29일 고승혁·김필준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JTBC/ 선거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 조사일시: 2021년 11월 27일~28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한국경제 “윤 후보가 불리한 여건에서 이뤄진 조사”

한국경제 <야 지금 단일화 하면 안이 윤보다 유리?>(1월 4일 좌동욱 기자)<JTBC 6차 차기 대선 여론조사>를 인용해 “야권 대선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30.6%)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41.1%)가 더 적합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정권 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로 응답자를 한정하면 윤 후보가 더 우세했다”며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자 중에선 윤 후보가 48.7%의 지지를 받아 안 후보(33.7%)를 15% 차이로 눌렀다”고 보도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에 유리한 하위표본 특정 값을 강조한 것인데요.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답한 조사완료 사례 수는 549명으로 전체 조사완료 사례 수 1012명의 절반 정도입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23조는 “하위표본 분석의 경우 비율 수치와 함께 하위표본 분석에 사용된 사례 수를 제시해야 한다”며 “극히 적은 하위표본의 결과치를 비율로 환산해 퍼센트로 제시할 때 유권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짚은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자 중 윤 후보를 지지한 세력’은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답한 549명의 48.7%인 267명입니다. 정권교체 필요성 여부와 상관없이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를 지지한 응답자는 전체 1012명 중 416명(41.1%)인데요. 267명에 해당하는 수치를 강조하기 위해 한국경제가 비율만 제시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05.jpg

△ 이재명·윤석열·안철수 후보자의 지지율 변화 추이 ©민주언론시민연합 (JTBC 5차·6차 차기 대선 여론조사)

 

이어 한국경제는 “이번 조사는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안 후보 지지율이 두 자릿수 안팎까지 오르는 가운데 나왔다”며 “윤 후보가 불리한 여건에서 이뤄진 조사”라고까지 덧붙였는데요. 직전 조사(12월 17~19일)에 비해 ‘안 후보는 5.4% 급등’, ‘윤 후보는 5.4%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두 수치 모두 오차범위(±3.1%p)로 윤석열 후보가 하락세고, 안철수 후보가 상승세라고 볼 순 있지만, 안 후보가 유리하거나 윤 후보가 불리한 여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주관적입니다.

(※ 한국경제 <야 지금 단일화 하면 안이 윤보다 유리?>(1월 4일 좌동욱 기자)가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① 조사의뢰자: JTBC/선거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 조사일시: 2022년 1월 1일~2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② 조사의뢰자: JTBC/ 선거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 조사일시: 2021년 12월 17일~19일(3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예상’과 다른 여론조사라는 한국일보

10.jpg

△ 이재명·윤석열 후보 지지 결정 요인을 묻는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1/1)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19조(주관적 표현 자제)는 “조사결과에 대해 “의외의”, “예상을 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주관적일 수 있는 표현은 가급적 자제”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주관적인 견해나 판단을 보도하는 것” 역시 자제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는 보도가 발견됐는데요.

 

한국일보는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주관적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김건희 리스크’ 파급력 ‘대장동’ 못지 않았다>(1월 1일 정승임 기자)<2022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 중 ‘대선후보 지지 결정 요인’을 물어보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의 경우 ‘대장동 특혜 의혹’이 51.6%, 윤석열 후보는 ‘부인경력 위조 및 장모 실형선고’가 56.2%였다며 “‘예상’대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대장동 리스크’, ‘가족 리스크’에 취약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론조사를 두고 ‘예상대로’란 주관적 표현을 덧붙인 것도 부적절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경우 ‘대장동 특혜 의혹’이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은 51.6%, 미치지 않았다는 답변은 45.6%로 오차범위(±3.1%p)에 있어 취약했다는 단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국일보는 ‘코로나19 방역 상황 악화가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대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답변이 많은 것을 두고도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는 ‘예상’만큼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는데요. 이 역시 ‘예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다 ‘코로나19 방역 상황 악화=이재명 후보의 악재’라는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돼 부적절한 보도입니다. 코로나 방역 상황이 악화돼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곧바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보기 어렵고, 코로나 방역 상황과 관계없이 더 나은 코로나19 방역 대책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한국일보 <‘김건희 리스크’ 파급력 ‘대장동’ 못지 않았다>(1월 1일 정승임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한국일보/ 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조사일시: 2021년 12월 29일~30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한국일보 ‘이탈 민주’ vs ‘뉴 보수’ 희한한 비교

한국일보 <집 나간 ‘중도’ 되찾지 못한 이…제 발로 온 ‘중도’ 확신 못 준 윤>(1월 3일 박준석·박재연 기자) 역시 <2022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를 인용해 보도입니다. “20대 대선에서 이른바 ‘이탈 민주’와 ‘뉴 보수’로 분류되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2020년 총선 당시 지지층의 현재 지지정당 변화를 살펴보는 여론조사를 보도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잔류’, ‘이탈’, ‘신규’로 구분해 2020 총선 지지층의 변화를 살펴봤는데요.

 

하지만 ‘인용 대상’부터 서로 다른 비교입니다. 한국일보는 민주진영에서는 ‘잔류’와 ‘이탈’층을 비교했고, 보수진영에서는 ‘잔류’와 ‘신규’층을 비교했습니다. 민주진영에서는 ‘지지층’과 ‘지지하지 않는 층’을 비교했다면, 보수진영에서는 ‘지지층’ 두 집단을 가져온 것이죠.

 

06.jpg

△ 지지정당 변화와 대선후보지지 현황에 대해 질문한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1/1)

 

한국일보는 민주진영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하며 “이 후보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배경에는 이탈 민주가 있”다며 이들 중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16.7%에 불과”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29.2%)나 없다(19.4%)는 응답보다 적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비문재인’ 색채가 짙은 이 후보가 반문 정서가 강한 이탈 민주를 공략할 적임자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들이 아직도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반면, 보수진영 여론조사 설명에서는 “뉴 보수 가운데 63.8%만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혀 “새롭게 합류한 지지자들이 윤 후보가 ‘정권 심판의 적임자’인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신규 보수가 윤 후보의 “판단을 유보한 채 관망하고 있”고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해석했습니다.

 

07.jpg

08.jpg

△ 지지정당 변화와 대선후보지지 현황을 질문한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 결과 및 그래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번엔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잔류’, ‘이탈’, ‘신규’ 지지현황을 살펴봤습니다.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잔류지지’ 세력이 가장 압도적으로 각 정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신규’로 들어간 세력 역시 ‘이탈’ 세력에 비해 높은 지지를 보입니다. ‘이탈’ 세력도 보수·진보 차이 없이 원래 지지하던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성향이 나타났는데요. 한국일보처럼 진보와 보수를 ‘이탈 민주’, ‘뉴 보수’로 비교할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잔류’·‘신규’ 세력은 각 정당 후보자들을 지지하고 있고, ‘이탈’ 세력은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설명하면 충분했습니다. 특별한 사례인 양 두 수치만 가져다 이재명 후보가 반문 정서가 강한 ‘이탈 민주’의 마음을 열지 못한 것이라던가, 윤석열 후보가 ‘뉴(신규) 보수’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은 부적절합니다. 반대로 윤석열 후보도 ‘이탈 국힘’의 마음을 열지 못했고, 이재명 후보 역시 ‘뉴(신규) 민주’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한국일보 <집 나간 ‘중도’ 되찾지 못한 이…제 발로 온 ‘중도’ 확신 못 준 윤>(1월 3일 박준석·박재연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 한국일보/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조사일시: 2021년 12월 29일~30일(2일간)/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서로 다른 질문 섞어 ‘역선택’이라는 MBN

MBN은 앵커와 기자가 대담하는 형식의 <윤석열 하락 추세 계속>(1월 6일 선한빛 기자)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젊은층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으며 후보 단일화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주하 앵커는 “후보 단일화에서는 안 후보가 이기는 걸로 나왔”다며,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도 좀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질문했는데요. 선한빛 기자는 “민주당 지지층의 응답을 보면 그걸 알 수 있”다며 “역선택이 상당 부분 들어있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선 기자는 그 근거로 “4자 대결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2.4%에 불과했”지만 “윤석열과 안철수 두 후보 간 단일화 시 후보 경쟁력을 물어봤을 때는 민주당 지지층의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54.9%까지 치솟”고 “이재명 후보 지지층에서는 무려 51.1%가 안 후보를 지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09.jpg

△ 부정확한 근거로 여론조사 역선택 주장한 MBN(1/6)

 

여기서 인용된 <MBN&매일경제 정치사회 주요 현안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가상 4자대결은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대부분인 90.2%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으며, 윤석열 후보 3.2%, 안철수 후보 2.4%를 각각 지지했습니다. 단일화 후보 경쟁력은 가상 4자대결과는 관련 없는 질문으로 선택지는 윤석열·안철수 후보뿐입니다. 단일화 시 후보 경쟁력 결과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지자를 제외한 더불어민주당(54.9%)·정의당 (48.6%) 등 다른 정당 지지자(지지정당 없음·잘 모름 포함) 모두 안철수 후보 우위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4자대결 조사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자인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것이고, 단일화 조사에서는 둘 중 한 후보를 선택한 것인데 MBN은 서로 다른 두 개 질문을 엮어 ‘역선택’이란 주장을 한 것이죠.

 

게다가 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답변자 중 50.6%는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 시 경쟁력 있다고 선택했는데요. 안철수 후보를 선택한 답변은 43.7%에 그쳤습니다. 국민의당 지지자가 오차범위(±3.1%p) 밖에서 다른 당 후보(윤석열)를 지지하는 수치임에도 MBN은 보도하지 않은 겁니다. 안철수 후보가 강세라는 주관적인 해석에 필요한 데이터만 골라 보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런 대목입니다.

(※ MBN <윤석열 하락 추세 계속>(1월 6일 선한빛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MBN‧매일경제/ 선거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 조사일시: 2022년 1월 4일~5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 모니터 대상 : 2021년 11월 29일~2022년 1월 8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 2021년 11월 29일~2022년 1월 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끝>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_신문방송종편모니터_002.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