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민언련으로 다시 돌아온 지 두 달이 되어갑니다. 민언련 창립기념일이 12월 19일이라 연말까지 원체 정신이 없는 데다가 기사형광고 토론회, 청암 송건호 선생 20주기 세미나 등으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후딱 가버렸습니다. 창립기념식 사회를 보면서 ‘왜 선배님들은 12월에 창립해서 후배들을 연말까지 바쁘게 하시는지’라는 우스갯소리도 했습니다.
창립기념식과 각종 시상식이 함께 열리고, 모두 규모가 있는 행사인 만큼 마무리할 일도 많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2021년 민언련 활동 평가와 2022년 사업계획 논의에 박차를 가할 때입니다. 평가와 사업계획을 준비하려니 여러 가지 고민이 밀려옵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지방선거 등 굵직한 현안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중요하지만, 민언련 내부로는 3월 정기총회도 매우 중요합니다. 대표, 이사, 감사 등 주요 임원을 선출하고 그에 따라 이사회와 공동대표단도 개편되기 때문입니다.
2022년은 5년간 우리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선출하는 해이기 때문에 민언련의 역할이 더 막중합니다. 여당 후보가 당선되든 야당 후보가 당선되든 민언련 활동의 근간은 바뀌지 않겠지만, 정치 상황에 따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2022년 민언련 활동 목표에 대한 세심한 논의와 합의가 필수입니다. 대선과 지방선거 등도 이런 목표와 흐름 속에서 대응해야 할 과제니까요. 2022년 사업계획(안)은 사무처에서 기본안을 만들고 운영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총회에서 확정됩니다.
또한 1월 18일(대선 D-50)에 언론・시민단체들과 함께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칭)를 결성해 편파적인 언론보도를 적극적으로 감시할 예정입니다. 조만간 민언련 차원의 미디어 개혁을 위한 정책 과제도 발표하고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정책협약 체결 등도 추진하려고 합니다.
저는 언론개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열매를 맺는 게 ‘진정한’ 회원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초년 활동가 시절 어느 선배가 한 말을 아직도 새기고 있는데요. ‘최고의 회원 서비스는 투쟁’이란 말입니다. 이 ‘투쟁’이라는 말엔 모든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2022년 민언련은 회원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민언련이 제대로 활동한다는 건 회원님의 마음에 별을 달아드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후원하는 1만 원, 2만 원이 이렇게 의미 있는 활동에 쓰이는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죠. 더불어 활동가들에게도 뿌듯함과 보람이 쌓여 민언련 활동을 이어갈 힘이 될 것입니다. 회원님의 마음에 민언련이 ‘내 마음의 별’이 될 수 있는 2022년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원합니다. 1980년대 외쳤던 ‘독재 타도! 대통령 직선제 쟁취!'처럼 직선적인 민주화 요구에서 젠더, 환경, 노동, 소수자 권리 찾기 등의 운동으로 그 내용과 수준이 계속 높아져 왔습니다. 언론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와 사주로부터의 편집권 독립이라는 요구로 시작해 시민이 언론권력을 감시하고, 시청자위원회・독자위원회 참여는 물론 직접 미디어 제작을 주도하는 등 활동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법안도 발의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민주언론을 위한 시민의 눈높이와 참여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민언련 역시 시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늘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 가깝게는 민언련 회원, 넓게는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 활동하는 민언련이 되겠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성원해 주신 회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2022년 더욱 뜻깊은 한 해를 함께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협동사무처장 조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