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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제출 증거판결’ 강조한 MBN, ‘대검 대변인 공용폰’ 차이 외면대학교수 A씨는 2014년 12월, 술에 취한 피해자 신체를 촬영하다 들켰습니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A씨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해 경찰에 임의제출했는데요. 경찰은 피의자 A씨 휴대전화에서 피해자가 찍힌 사진뿐만 아니라 A씨가 2013년 다른 제자들의 신체를 촬영한 사진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증거로 2014년 사건과 2013년 사건을 모두 기소했습니다.
11월 18일 해당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습니다. 판결 요지는 “수사기관이 (피해자 등 제3자에 의해) 임의제출 받은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원래 수사 대상(2014년 사건)과 다른 범죄 혐의(2013년 사건)가 발견됐더라도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이나 피의자의 포렌식 참관 등 정당한 절차 없이는 휴대전화를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임의제출 휴대폰 증거효력’ 판결, 정경심 교수 사건과 비교
일부 언론은 이번 판결 주심과 정경심 교수 사건 주심이 천대엽 대법관으로 같다는 점, ‘제3자에 의해 임의제출된 휴대전화 증거능력’을 판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 중인 정경심 교수 사건과 비교하는 보도를 했는데요.
언론사 |
보도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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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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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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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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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종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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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한국 |
[WIKI프리즘] 정경심 주심 대법관 천대엽의 예고편 ①형소법 제219조 ②실질적 피압수자(11/18 윤여진 기자) |
인터넷뉴스 |
동아일보 |
대법 “휴대전화서 찾은 추가범죄 단서, 피의자 참관 없었다면 증거능력 없다”(11/19 배석준‧박상준 기자) |
신문지면 |
인터넷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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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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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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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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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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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
△ 11월 18일 대법원 판결 보도 중 정경심 교수 사건 다룬 보도(11/18~11/20)
2019년, 검찰은 동양대 강사휴게실에 있던 PC를 동양대 조교 김 모 씨로부터 임의제출 받았습니다. 검찰은 재판에서 해당 PC에서 추출한 파일 등을 정 교수 입시비리 혐의 주요 증거로 제시했는데요. 정 교수 측은 검찰이 PC를 임의제출 받을 당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PC 속 기록의 실질 소유자인 정 교수 등의 참여권 보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PC 기록에 대한 열람‧복사 행위를 했다’는 게 근거였는데요. 1심과 2심 재판부는 임의제출 방식의 압수는 영장에 따른 압수수색 때처럼 피의자 참여권 등을 보장할 필요가 없다며 정 교수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은 ‘임의제출 방식으로 수집된 자료의 증거능력’을 다툰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정경심 교수 사건에 비슷한 점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피의자 소유 휴대전화’를 피해자가 제출한 것이고, 정 교수 건은 정 교수 소유 PC가 아닌 동양대 소유 PC를 관리 책임자였던 조교 김 모 씨가 제출했다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에서 나온 ‘증거능력’ 판시 내용이 정경심 교수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검 대변인 공용폰 임의제출’도 비교해
대법원 판결에서 ‘제3자에 의해 임의제출된 휴대전화 증거능력’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언론은 대검찰청 감찰부의 대변인 공용폰 임의제출 건과 비교하는 보도를 했는데요.
언론사 |
보도제목 |
보도방식 |
아시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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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
저녁종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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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신문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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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
인터넷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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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
인터넷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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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인터넷뉴스 |
△ 11월 18일 대법원 판결 보도 중 ‘대변인 공용폰 임의제출’ 다룬 보도(11/18~11/20)
대검찰청 감찰부는 10월 29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서인선 대검 대변인의 동의를 받고 공용폰을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을 진행했습니다. 11월 5일 공수처는 감찰부를 압수수색해 해당 기록을 확보했는데요. 해당 공용폰은 서인선 대변인을 비롯해 이창수‧권순정 전 대변인도 사용한 휴대전화입니다. 공용폰은 대검 소유이며 관리자는 서인선 현 대검 대변인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변인인 권순정 씨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10월 공수처에 입건됐는데요. 권 전 대변인은 ‘감찰부가 공용폰 내용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전직 대변인들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별 차이는 외면
대법 판결과 대검 감찰부 공용폰 임의제출을 비교 보도한 6개 언론사 중 대법원 판결과 대검 감찰부 대변인 공용폰 임의제출 차이를 언급한 언론사는 뉴시스와 내일신문뿐입니다.
언론사 |
아시아경제 |
MBN |
중앙일보 |
뉴시스 |
내일신문 |
데일리안 |
보도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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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8일 대법원 판결과 대검 감찰부 공용폰 임의제출 차이 보도여부(11/18~11/20)
아시아경제는 <대법 “임의제출된 폰 포렌식, 피의자 참여해야”…공수처 ‘하청 감찰’ 저격>(11/18 김형민 기자)에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검 감찰부가 권(순정) 전 대변인 등의 참관도 없이 공용폰의 포렌식을 진행해 위법적으로 증거를 확보”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며 “(이번) 대법 전합의 판결을 비춰 판단해보면 압수수색 절차와 포렌식 과정이 결코 적법했다고 보기 힘들어보인다”고 단정 짓듯 보도했습니다.
△ 대법원 판결과 대검 공용폰 임의제출 차이 전하지 않은 MBN(11/18)
지상파3사‧종편4사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중 유일하게 이 사안을 보도한 MBN도 마찬가지였습니다. MBN은 <뉴스추적/정경심 PC‧대변인 폰 영향은?>(11/18 이혁근 기자)에서 대검 감찰부가 공용폰 내용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전직 대변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권순정 전 대변인이 비판했다고 전했습니다. 권 전 대변인의 비판이 “사실상 오늘(18일) 대법원 판결 취지와 같은 맥락”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MBN은 대법원 판결과 ‘정경심 교수 사건’을 비교하는 과정에서는 두 건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도해준 반면, ‘대검 감찰부 공용폰 임의제출’ 건과 비교할 때는 그 차이를 전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뉴시스‧내일신문 “수사 아닌 감찰단계라 법원 판례 적용 힘들어”
뉴시스와 내일신문은 대법원 판결과 대검 감찰부 공용폰 임의제출의 차이를 전했습니다. 뉴시스는 <제3자 임의제출 증거, 피의자 동의해야 한다는 대법…정경심 사건에도 적용될까>(11/19 김재환 기자)에서 “(대검 감찰부 공용폰 임의제출 건에서) 휴대전화가 공용이긴 하지만 관리자는 현 대변인이고 대검의 소유라는 점에서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습니다. 11월 18일 대법원 판결에서 등장한 ‘피의자 휴대전화’는 피의자 개인 소유지만, 대검 감찰부 공용폰의 경우 ‘공용’으로 이용되며 관리자가 현 대검 대변인인 ‘대검 소유물’이라는 차이를 분명히 전한 겁니다. 또한 뉴시스와 내일신문은 “(대검 감찰부 공용폰 임의제출은) 수사가 아닌 감찰단계에서 이뤄진 탓에 (이번) 법원 판례를 적용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두 언론을 제외한 언론은 대법 판결과 대검 공용폰 임의제출을 비교하며 두 사안에서 나타나는 명백한 차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MBN은 대법 판결을 정 교수 건과 비교하면서는 그 차이를 명확히 전했지만, 대법 공용폰 임의제출과 비교할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요.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제3자에 의한 증거물 임의제출’이란 측면에서 11월 18일 대법원 판결과 정경심 교수 사건, 대검 감찰부 공용폰 임의제출 건은 언론이 충분히 비교보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교보도를 하려면, 각 사안과 관련된 정보를 고루 제시하여 시청자와 독자가 공통점과 차이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어느 사안은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설명하면서 다른 사안에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해당 언론사 보도를 신뢰하기 어렵겠죠.
* 모니터 대상 : 2021년 11월 18~20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11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보도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