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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죽음 외면한 조선·동아, 대리점주 죽음 대대적 보도
조선·TV조선·동아·채널A 54% 차지, 갈등 부추기며 ‘불법’ 딱지
등록 2021.09.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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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의 한 대리점주가 8월 30일 목숨을 끊었습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에 따르면 사망한 대리점주는 해당 대리점 소속 택배노조 조합원의 폭언으로 괴로워했고, 이들의 배송거부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했습니다. 장례기간 입장을 내지 않던 택배노조는 9월 2일 일부 조합원이 대리점주를 괴롭힌 정황을 확인했다며 사과했습니다. 다만, 해당 대리점은 지속적 수수료 삭감과 6년간 임금 지연 지급 등으로 조합원들과 갈등을 빚어왔으며, 이를 외면한 원청 CJ대한통운에 근본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택배업계 열악한 노동환경은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 전부터 지적됐습니다. 원청이 책임을 회피하기 쉬운 ‘하청의 재하청’ 즉, ‘택배사-대리점-택배노동자’ 구조가 유지되면서 불공정 수수료 문제 등이 방치됐고, CJ대한통운은 5년째 택배노조의 교섭 요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원청은 빠져버린 현장에서 대리점, 택배노동자 간 갈등만 쌓여가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상파3사와 종편4사 저녁종합뉴스, 6개 종합일간지와 3개 경제일간지가 대리점주 사망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조선·동아미디어 대대적 보도, 54% 차지

대리점주 사망 소식이 알려진 8월 31일부터 9월 13일까지 보도량을 분석한 결과, 조선일보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동아일보 12건에 이어 채널A 10건, TV조선 9건 순이었습니다. 조선미디어그룹과 동아미디어그룹에 속한 4개사 보도가 총 49건으로 전체 90건 중 54%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JTBC는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한겨레와 SBS가 각 1건, 경향신문, 한국일보, MBC가 각 2건씩 보도했습니다. 언론사별 보도량은 크게 18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민언련은 지난해인 2020년 10월 21일 <조선일보, 택배노동자 10명 죽고 나서야 ‘첫’ 보도했다>에서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 사망이 이어지자 언론보도를 분석했는데요. 이번 대리점주 사망에 가장 많은 보도를 낸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당시 10명의 택배기사가 사망할 동안 지면에서 관련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았습니다. 택배기사 사망은 외면했던 두 신문사가 대리점주 사망은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향신문, 한겨레 등은 지난해 택배기사 사망과 이번 대리점주 사망에 관한 보도량이 비슷했습니다.

 

신문사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한국경제

기사 건수

2

12

18

3

1

2

7

5

8

방송사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기사 건수

3

2

1

0

9

10

7

 

△ 2021년 CJ대한통운 대리점주 사망 신문 지면·방송 저녁종합뉴스(8/31~9/13) 보도량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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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 8일까지 택배노동자 사망 후 1주일간 보도량. 괄호 안은 온라인판 보도량 ©민주언론시민연합

 

보수매체, 대리점-택배노조 갈등 부추기며 “불법” 딱지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이 대리점 251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9월 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90명 중 102명(53.7%)이 노조로부터 집단 괴롭힘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택배노조는 9월 13일 CJ대한통운 택배기사(조합원 2,410명, 비조합원 16,611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1.2%가 “노조 갑질보다 대리점 측 갑질이 더 심각하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대리점주 사망을 계기로 또 한 번 택배업계 갈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부 언론은 충분한 확인 없이 한쪽 입장만 보도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민노총 “죽이고 싶다” “XX벙어리”… 택배 대리점주에 두달간 폭언>(9월 1일 곽래건·김영준·이영관 기자)은 “노조가 택배 수수료를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무거운 생수나 부피가 큰 휴지처럼 배달하기 까다로운 물건들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며 “본사를 상대로 벌이는 투쟁에 이씨를 희생양 삼은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채널A <택배대리점 운영 40대 가장의 죽음>(9월 1일 조현진 기자)에서 동정민 앵커는 “배송을 거부하는 불법 태업과 계속된 폭언에 시달렸다는데요”라며 노조원의 배송거부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는데요.

 

하지만 택배기사의 배송거부를 두고 ‘고인을 희생양 삼은 것’ 등과 같이 자극적 단어로 비난하거나 ‘불법’이라고 단정 지으면서도 불법이 맞는지, 배송거부 배경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택배노조는 9월 2일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정위의 택배 표준약관 등에 의거 정상적 배송의무가 없는 물품에 대해 지사에 반납하고 개선된 물품을 정상배송하는 방식”이었,고 “대리점연합회는 개선요청을 노동조합의 합법적 요구로 인정해왔다”고 해명했습니다.

 

한겨레 <‘극단 선택’ 대리점주…택배노조 “조합원이 단톡방서 모멸감 줘”>(9월 2일 신다은 기자)는 대리점 측 ‘배송거부’ 주장을 확인한 유일한 보도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택배 표준약관에 따라 택배업체 누리집에 게시된 택배 배송 조건에서 벗어나는 택배의 배송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택배기사가 개선요청을 하면 대리점주가 택배업체에 요구해야 하지만 그 절차가 번거로워 “대리점주가 직접 배송을 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조합원에게 배송을 맡기기 때문”이라며 갈등 배경을 분석했습니다. 즉, 배송거부 행위를 불법 등으로 단정 짓지 않고 택배노조 측 입장 발표 후 해당 내용을 확인한 후 ‘배송거부가 일어난 원인도 함께 짚었습니다.

 

노조원 “대리점 먹자” 글 비난, 원청 입찰 고의탈락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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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조 소속 택배기사들이 대리점을 뺏으려 했다며 관련 SNS 글을 보도한 동아일보(9/4)

 

노조가 고인에게 대리점 포기를 강요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동아일보 <단독/택배노조원 대화방에 “대리점 먹어봅시다”>(9월 4일 변종국 기자)는 택배기사가 모인 SNS 대화방에 ”동지분들 때문에 이 소장이 일단 대리점 포기를 한 상태”, “대리점 먹어봅시다”라고 올렸다며 “실제 대리점 뺏으려 했던 내용 담겨”라는 작은 제목을 붙였습니다. 조선일보 <‘힘내서 대리점 먹자’던 택배노조…“점주 사망 날에도 웃더라”>(9월 11일 신지인 기자)도 같은 대화를 근거로 “(노조원들이) 이씨가 대리점을 포기하도록 강요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노조원들의 SNS를 근거로 “실제 대리점 뺏으려 했다”는 식의 보도 역시 섣부른 비난에 가깝습니다. 대리점주 입찰을 방해하거나 대리점 포기를 강요한 정황이 있는지, 괴롭힘에 가담한 노조원 중 입찰에 참여한 사람이 있는지 등을 살핀 후에야 “대리점을 뺏으려 한 내용”이라고 보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택배노조 측은 “고인이 없는 단톡방에서 나온 거친 표현이며,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도 없다”, “원청이 대리점장을 정하기 때문에 노조원은 입찰받기도 어렵고 입찰에 응한 노조원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리점연합회 측도 구조적으로 노조원 입찰이 불가능하고, 대리점 포기는 정상적 분구 과정의 일환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종철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장은 매일경제와 9월 1일 인터뷰에서 “A씨(고인)는 실적 등 입찰 우선순위를 고려했을 때 이들이(택배노조 소속 대리기사) 낙찰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본인이 입찰에 참여해 후일을 계획하려 했다”고 했고, 뉴스1과 9월 3일 인터뷰에서는 “‘대리점 포기각서’ 제출이 대리점 분구(관할구역 분할)를 위한 절차 중 하나였을 뿐, 죽음의 원인과는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고인의 사망 원인은 노조의 괴롭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인터뷰에서조차 노조가 대리점을 빼앗는 것은 불가능하고, 대리점 포기가 죽음의 이유가 되기도 어렵다는 발언이 나왔지만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노조원이 “대리점을 먹어봅시다”라는 표현을 한 것은 분명 부적절합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을 전한 보도는 사실관계와 맥락을 충분한 취재하지 않은 채 택배노조만 몰아붙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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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조가 공개한 CJ대한통운 관계자와 조합원 통화 녹취본 ©전국택배노동조합

 

택배노조의 SNS 글만을 근거로 “고인의 대리점 뺏으려 했다”고 보도한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은 정작 원청이 고의로 고인을 입찰에서 탈락시켰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는 외면했습니다. 고인은 대리점 분구를 앞두고 있었고, 나눠진 한 구역에 입찰했지만 탈락한 상태였습니다. 택배노조는 9월 2일 CJ대한통운 측이 고인의 대리점 포기에 책임이 있다며 관련 녹취를 공개했는데요. 해당 지역 지사장이 “이○○(고인)이가 이 ○○대리점에 발 못 붙이게 하려고 떨어뜨려 가지고 새로운 점주를 뽑은 거예요” 등 CJ대한통운이 대리점주 탈락에 관여한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실질적 사용자로서 문제 해결은 외면해온 원청의 무책임함이 드러났음에도 경향신문 <택배노조 "조합원의 대리점주 괴롭힘 확인">(9월 3일 권도현 이혜리 기자) 등에만 보도됐습니다.

 

조선 “택배노조 간부 상납금” 보도, 다른 주장 나오자 ‘상납금’ 삭제

조선닷컴 <단독/‘가슴킥’ 택배노조 간부, 대리점주들에 상납금 받아왔다>(9월 8일 최훈민 기자)는 택배노조 간부가 “‘원정 집회’를 나서자 해당 지역의 택배 대리점주들이 그에게 촌지를 상납하기 위해 월 5만 원씩 돈을 각출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도 광주시에서 이 같은 각출에 동참하지 않은 택배 대리점주”가 “조폭이 관리비를 내는 업장을 건들지 않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고 전했고, “택배기사가 먼저 요구했다면 형법상 갈취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라는 노무사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기사로 택배노조는 “조폭”에 “갈취 혐의”를 저지른 범죄집단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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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조 간부가 대리점주들로부터 ‘상납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가 제목과 내용에서 ‘상납금’을 삭제한 조선일보 온라인 기사(9/8)

 

이후 경기 광주시 한진택배 대리점주 대화방에 참여한 8명 중 실명을 밝힌 4명의 점주가 택배노조를 통해 보도를 반박했습니다. 이들은 “경기도 한진 터미널은 이전부터 최악의 작업환경을 가진 터미널”로 “노조가 생긴 후부터는 터미널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노조에 “집회의 개최와 주관을 직접 요청했고”,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노조 간부의 대체 배송을 위해 “지금까지 총 3회”, “자발적 논의를 통해” 비용을 지급했다며 조선일보 기자에게 “상납한 사실이 없다”고 알리기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각출에 참여하지 않은 점주 1명의 주장만 보도하고, 4명의 점주가 밝힌 사실과는 상반되는 “상납금”이란 단어를 제목에 붙인 것입니다. 현재 조선일보 해당 기사는 ‘상납금’ 대신 ‘대타 인건비’라는 표현을 써 <단독/‘가슴킥’ 택배노조 간부, 집회 때 ‘대타 인건비’도 대리점주에 떠넘겨>로 제목을 바꿨고, 인터뷰를 제외한 내용에서도 ‘상납금’이란 표현을 삭제했습니다. 택배노조는 해당 기사를 9월 10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낙인찍고, 외면하고, 왜곡하고… ‘택배노조 죽이기’ 반발

대리점주 사망을 둘러싼 보도는 택배노조에 대한 일방적 비난성 보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매일경제 <충무로에서/노조를 왕처럼 모시는 사회>(9월 7일 김동은 기자)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성인들이 한 행동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저열”, 조선일보 <사설/‘돈 갈취’ ‘비노조원 폭행’ 조폭 그 자체인 민노총 택배노조>(9월 9일)에서 “조폭이 업소를 상대로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는 악질 범죄와 다름없다” 등처럼 택배노조 전체를 매도하거나 노동조합 자체를 불온한 것으로 비난하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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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조를 ‘조폭’으로 표현한 조선일보 사설(9/9)

 

택배노조도 인정했듯 이번 대리점주 사망과 관련해 일부 노조원의 괴롭힘 행위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괴롭힘에 대한 비판도 사실에 기반해야 하고, 양측의 충분한 입장을 듣고 확인 과정을 거쳐 보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언론이 섣불리 ‘불법’ 딱지를 붙이고, 다른 주장은 외면한 채 이유 없이 특정 입장만 강조한다면 일방적 비난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선일보 등 언론 보도를 두고 ‘택배노조 죽이기’라는 택배노조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입니다.

 

열악한 택배노동 구조 살피고, CJ대한통운 책임 물어야

보수신문과 경제지 등은 대리점연합회 측 발언을 빌려 택배노조를 비판했지만, 대리점 측 목소리를 들여다보면 불합리한 택배업계 구조가 드러납니다. 조선일보 <민노총은 배송거부…소장이 직접 배달 나서자, 채팅창에 욕설 도배>(9월 1일 곽래건·조성호·김영준 기자)는 “택배노조와 원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개별 택배대리점은 최하위 계층의 또 다른 을(乙)”이라는 택배대리점 연합회 보도자료를 인용했습니다. 한국경제 <“택배노조, 아들·딸에게까지 욕설 퍼부어”…충격받아 대리점 접기도>(9월 1일 양길성·장강호 기자)는 “택배회사(원청)는 대리점과 도급계약을 맺고, 대리점은 기사들과 위탁계약”을 맺는다며 “기사들이 단체행동에 들어가 일하지 않더라도 대리점주들이 업무를 강제할 방법이 없는 구조”라는 대리점주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택배노조와 원청 사이에 끼여 대리점이 ‘또 다른 을’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문제를 짚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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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택배업계 갈등의 구조적 문제를 짚은 경향신문(9/14)

 

몇몇 언론은 대리점주 사망을 둘러싸고 택배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살폈습니다. 경향신문 <택배기사와 대리점 갈등에 가려진 ‘진짜 갑’ 택배회사 [택배업계는 지금 乙들의 전쟁]>(9월 14일 이혜리 기자)은 “특수고용 노동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지위의 택배기사들이 노조를 통해 뭉치고 교섭을 요구했지만, 택배사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는 사이 일선 현장에서는 대리점주와 택배기사가 서로를 향한 적대감을 분출”한 게 갈등 배경이라며 “결국 키를 쥐고 있는 택배업계가 책임있게 나서지 않는 한 이러한 갈등 양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타파 <택배 ‘사장님’이 노조 가입을 권유하는 이유>(6월 17일 박상희 기자)는 “택배 기사와 대리점이 배송계약을 맺고, 이 대리점이 대형 택배회사와 다시 계약을 체결하는 이중구조 속에서 대리점 소장들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며 “택배 기사들이 요구하는 배송 수수료 인상과 같은 노동조건 개선은 대리점 소장 혼자서, 자체적으로 수용하기 힘든 구조”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택배기사 과로사가 잇따르자 2020년 10월 22일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과로사는 계속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1, 2차 사회적 합의까지 이뤄졌지만, 택배노동자 10명 중 8명은 여전히 분류작업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택배기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택배업계에서 반복되는 을인 대리점주와 병인 택배기사의 갈등 역시 그 근본 원인은 택배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방치하는 슈퍼갑 원청 택배회사의 무책임에 있습니다. 언론도 개별 사건의 갈등만 선정적, 자극적으로 부각할 게 아니라 계속 반복되는 택배산업 갈등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를 구조적으로 짚고, 원청에 대한 책임을 묻는 보도를 할 때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8월 31~9월 1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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