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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언련네트워크] 다양성, 성평등, 지역성 반영하지 않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이대로 안 된다!다양성, 성평등, 지역성 반영하지 않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이대로 안 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9월 13일 발표한 EBS 이사 선임을 마지막으로 공영방송사 이사 구성이 마무리되었다. 방송문화진흥회, KBS 이사회, EBS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현재 구성된 공영방송사 이사회를 보며 허탈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 성별 균형과 지역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송통신위원회 약속은 이번에도 말잔치에 불과했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성별 균형, 지역성 문제가 어김없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적 후견주의 논란과 교총 EBS 이사 추천 관행까지 불거지면서 변화를 기대했던 시민사회의 실망감은 더욱 크다.
성평등 구조는 지난 이사회보다 퇴보했다. 이번에 구성된 공영방송 이사회에서 여성 이사는 KBS 1명, 방송문화진흥회 2명, EBS 4명에 불과하다. 성별 균형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방송의 성평등 제고’를 위해 지난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에 권고한 사안이기도 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방송과 관련된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위원회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과 공영방송사 이사 임명 시 특정 성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변화 대신 퇴보를 선택했다. 성평등을 요구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묵살한 셈이다.
연령·분야별 대표성을 살린 다양성 구현도 심각하다. KBS 이사 11명 중 5명,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9명 중 4명이 기자와 PD 직군의 자사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일각에서는 ‘전·현 직원 이사회’가 되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언론계 출신과 법조인, 교수 등 몇몇 직업군이 과대 대표되었다는 점과 50대 이상 남성·서울 중심 인사라는 쏠림 현상도 심각한 문제다. 방송법은 공적 책임과 함께 각 분야 대표성을 고려하여 이사를 선임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방송문화진흥회법도 방송에 관한 전문성 및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을 고려한 이사 임명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이사회 구성은 법 기본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역성 우선 고려 요구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네트워크는 지역 이슈가 공론장에 반영되지 못하고, 지역방송이 고사 위기에 직면한 데는 지역을 대변할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판단해 수년 전부터 변화를 촉구해왔다. 시청자 절반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 또한 거주지가 지역이라는 이유로 지역성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참여도 △지역방송 연구 실적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한 활동이나 정책 제언 등 활동에 가중치를 둘 것과 평가 과정에서 일회적인 지역사회 강연 경력 배제와 단기 지역 거주 기간을 배제할 것을 강조한다.
그동안 공영방송 이사회는 개혁을 요구받아 왔다. 개혁의 우선 과제는 지역성 구현과 함께 성별‧세대‧분야별 대표성을 고르게 반영하라는 것이다. 공영방송의 지역 대표성 실현은 불균형 발전전략 속에 희생을 강요당했던 지역의 당연한 권리 회복이자 공영방송의 지역성과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의미 있는 실천이며 공공성을 강화하는 길이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위한 방식, 절차, 선임 기준을 혁신하고 방송법과 시민사회의 보편적 요구에 걸맞은 이사회 구성에 나서야 한다.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치 후견주의를 배제하고 실질적으로 지역성을 강화하며 선정에서 국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21년 9월 14일
전국 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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