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_
제6회 성유보특별상 선정사유와 수상소감
등록 2021.02.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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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언론·통일단체(겨레하나, 뉴스타파, 민주언론시민연합,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전국언론노동조합, 희망래일)가 이룰태림 故 성유보 선생의 뜻을 받들어주최하는 2020년 성유보특별상 제6회 수상자에 언론민주화 분야에 故 이재학 PD와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 PD 대책위원회, 평화․통일 분야에 경기평화교육센터가 각각 선정됐다.

 

언론민주화 분야

故 이재학 PD와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PD 대책위위원회

 

선정사유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 PD는 비정규직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을 건의했다는 이유로 2018년 4월 부당해고를 당했습니다. 고인은 2004년 조연출로 시작해 14년 동안 CJB청주방송에서 PD로 헌신했습니다. 그러나 CJB청주방송은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고인에게 정규직에 비해 60% 수준의 임금만 지급했고, 프로그램 회당 인건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하자 2018년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故 이재학 PD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으로 CJB청주방송의 부당함을 확인받고자 했으나 회사 측이 증거를 제공하지 않고, 결정적 증인을 압박하면서 2020년 1월, 1심 재판에서 패소합니다. 결국 故 이재학 PD는 패소 닷새 뒤 안타깝게도 스스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고인은 마지막 남긴 말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고인의 사망 후 그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부당해고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60여개 노동·언론·시민단체들은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PD 대책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대책위원회는 5개월 넘는 긴 싸움 끝에 CJB청주방송의 故 이재학 PD 노동자성 인정을 비롯하여 고인의 명예회복, 공식 사과, 비정규직 제작인력 9명의 정규직 전환과 고용안정 등의 합의를 끌어냈습니다.

대책위원회는 고인의 유가족과 함께 CJB청주방송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자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을 이뤄내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故 이재학 PD와 대책위원회는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를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리며 노동환경 개선방안 모색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언론 내부 약자의 목소리에 언론 전체가 귀 기울여야 한다는 과제를 일깨워줬습니다. 이에 故 이재학 PD와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PD대책위원회를 故 성유보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제6회 성유보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수상소감

이대로 씨(故 이재학 PD동생)

“형의 뜻과 의지를 기리고 이어서 언론을 바꿔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CJB청주방송 이재학PD의 동생 이대로입니다. 우선 이렇게 귀한 상을 형에게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편으로는 형이 직접 이 상을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큰 슬픔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몇 해 전 TV를 같이 보던 형이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뉴스에서 나오는 내용을 모두 믿지 말아라. 그럴 만한 세상이 아니다.” 방송국에서 PD로 일하는 형이 그런 이야기를 했을 때 저는 나름대로 충격이였습니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서 수십 년이 지나고 민주사회가 자리 잡은 때 부정을 비판하고 공정과 진실을 말해야 하는 언론과 방송은 오히려 그때 그 시절에서 제자리걸음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상식이 전무하고 윤리와 공정성마저 철저히 무시된 CJB청주방송이라는 곳, 대주주의 완벽한 사유화가 되어버린 JB청주방송이라는 곳. 그곳에서 정의와 진실을 외쳤던 형이 왜 그런 수모를 겪어야 했고 부당해고를 당하고 또 왜 그토록 억울해야 했을까요. 건강한 언론을 만드는 씨앗은 건강한 노동자들일 것이고 그들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은 개선된 노동환경일 것입니다.

2021년, 너무 늦은 이제서야 언론사들이 언론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지만, CJB청주방송같은 곳에선 그저 꿈같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들은 언론사로서 의미와 역할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故 성유보 선생님과 우리 형 이재학PD가 살아왔던, 그리고 투쟁했던 방법은 다를지 몰라도 꿈꿔왔던 세상은 같은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 가족과 대책위원회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뜻과 의지를 기리고 이어서 더 바꿔보겠습니다. 그 투쟁에 함께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잠시 먼저 떠난 형을 대신해서... 故 성유보 선생님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PD 대책위원회

성유보특별상 언론민주화 분야 수상자로 선정돼 감회가 남다릅니다. 故 성유보 선생님은 언론자유와 민주화를 위해서 한평생을 바쳐온 분으로, 선생님의 헌신이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언론과 미디어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꿈만 같았을 일입니다. 성유보 선생님 삶처럼, CJB 청주방송을 향한 싸움을 계속 이어나가라는 뜻으로 우리 대책위원회에 상을 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책위원회는 이번 성유보특별상 수상을 계기로 전국 모든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 그리고 언론인들과 방송 노동자들이 서로를 성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방송계는 미디어 자본의 이윤을 위해 명백한 노동자를 ‘무늬만 프리랜서’로 규정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재학 PD가 사망한 원인도 여기에 있습니다. 언론민주화는 언론을 비롯한 미디어 영역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앞으로 대책위원회는 성유보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의미를 깊이 간직하며, 故 이재학 PD의 명예회복과 책임자 처벌, 故 이재학 PD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던 근본 원인인 열악하고 폭력적인 CJB청주방송의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수상소감을 보실 모든 분들에게 CJB청주방송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언론 및 방송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손을 기꺼이 내밀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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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씨(故 이재학PD 동생)

 

평화통일 분야

경기평화교육센터

 

선정사유

경기평화교육센터는 2012년 설립 이후 한반도 접경지역인 경기도 주민과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평화지향 통일교육을 지속하여 평화역량을 키우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평화통일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은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공유하고, 평화통일의 길을 모색하며 하나된 한반도의 미래를 그리게 하는 중요한 힘입니다.

경기평화교육센터는 특히 초·중·고교생이 학년별로 진행되는 단계별 교육을 통해 분단과 통일의 의미를 생각하고,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며 통일 후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관점에서 이뤄지는 친근한 교육법은 미래세대가 분단을 넘어 평화통일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정전 70년을 넘었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냉전시대 대립구도로 남과 북의 갈등을 유발하는 세력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 사이에서 경기평화교육센터는 일상 속에서 대화와 협력, 공존과 관용, 공감적 의사소통 등에 대한 교육에 이어 대립과 경쟁이 아닌 화해와 공존의 통일관을 확산하는 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경기평화교육센터가 꾸준히 연구하고 실천하는 평화통일 교육은 분단을 극복하고,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시도로써 그 의미가 깊습니다. 이에 故 성유보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제6회 성유보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수상소감

이상선 경기평화교육센터 대표

"더 분발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에 보탬이 되겠습니다"
 

의미 있고 큰 상인 성유보특별상을 주신 심사위원회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경기평화교육센터는 학교 등에서 통일교육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안보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학생들에게 평화지향적인 통일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0년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그마한 시민단체입니다. 한반도에서 냉전의 산물인 분단이 지금까지 극복되지 않은 것은 기득권이 분단체제를 권력 유지에 악용하고, 그들의 분단 이데올로기가 우리 안에 강하게 내면화된 탓일 것입니다. 분단 이데올로기 중 하나가 바로 ‘국가안보론’입니다. 안보는 분명 중요하지만, 안보가 우리의 궁극 목표는 아닙니다. 안보는 평화를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분단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전쟁의 불안을 야기하는 한반도 비평화의 뿌리이고 근본입니다. 대결만을 상정하기보다 창조적인 방법으로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청소년과 시민들이 갖추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경기평화교육센터가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이제는 북을 우리 주적이 아닌 한반도 평화의 한 주체로 인정하고, 우리와 다른 것을 인정하며 존중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평화교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故

성유보 선생님이 언론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듯 경기평화교육센터도 그 뜻에 따라 더 분발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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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평화교육센터 안영욱 사무처장, 이상선 대표(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