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 뭐하니?] 부동산대책, ‘세금폭탄’ 부각하면서 ‘위장이혼’ 걱정?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7월 10일 정부가 주택시장안정 보완대책(7‧10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어요. 잇따른 규제지역 지정에도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은 투기 과열이 여전한 상태라서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서민‧실수요자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되었죠.
서민‧실수요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주택공급 확대, 다주택자‧단기거래 부동산 세제 강화, 등록임대사업제 일부 유형 폐지가 세부내용이에요. ‘다주택자‧단기거래 부동산 세제 강화’에는 다주택자 종합 부동산세 중과세율 인상과 양도소득세‧취득세‧재산세 인상이 포함돼 있어요. 정부가 부동산 과세를 강화하겠다는 대상은 ‘다주택자‧단기거래’예요.
하지만 7‧10 부동산대책 과세강화 방침으로 1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도 세 부담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어요. 정부는 “실거주 목적의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추가적으로 가중되는 세 부담은 없다”, “주택을 교체하려는 목적의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서도 취득세를 중과하지 않으며 같은 목적으로 분양권을 보유한 1주택자에 대해서도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를 줄 계획”이라고 해명에 나섰죠. 단, 1주택자라도 9억 원 초과 주택은 집값이 오를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게 돼요.
7월 20일 종편에서는 7‧10 부동산대책의 과세강화 방침을 ‘세금폭탄’으로 과장한 신문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과도한 문제제기를 하거나 부동산 세금을 줄이려는 황당하고 극단적인 사례를 소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어요.
1. 극단적 보도 인용해 ‘세금폭탄’ 프레임 씌운 TV조선
TV조선 <신통방통>(7월 20일)은 신문 보도를 인용해 7‧10 부동산대책에 대한 비약적 해석을 내놨어요. 중앙일보 <“절세상담 왔다 이혼상담” 가족해체 부르는 세금폭탄>(7월 20일)을 소개하면서 생긴 일인데요. 익명을 요구한 세무사 제보를 바탕으로 한 기사였어요. 15억 원 상당의 서울지역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60대 부부가 상담을 했고, 높은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에 아내가 ‘시세차익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느니 이혼해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게 낫다’고 하면서 남편과 말다툼이 벌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극단적 사례를 보여주며 7‧10 부동산대책의 과세강화 방침을 ‘세금폭탄’으로 과장한 거예요. 중앙일보 기사도 문제지만 7‧10 부동산대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신문 기사만 인용해 과도한 해석을 내놓은 <신통방통>의 문제도 컸는데요.
진행자 장원준 씨는 중앙일보 기사를 인용한 후 “젊은 부부 중에서도, 결혼을 앞둔 젊은 부부 중에서도 결혼을 하게 되면 오히려 세금에 불리함이 생기니까 결혼을 미루고 대출을 받는다든지 이런 얘기까지 있는데 결국 나라라는 게 나이 들어서도 정말 오순도순 백년해로하시게 하고 또 자식이 부모를 모시게 살게 하고 젊은 사람들이 부부가 돼서 자식을 낳고 이렇게 해야 하는데 부동산 세금 때문에 그런 일들에 저해가 생기고 있다. 이런 우려가 생긴다면 한 번쯤 되짚어봐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어요. 이미 과장돼 있는 중앙일보 기사를 인용하며 더욱 과장된 의견을 내놓은 거예요.
부동산정책이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에요. 7·10 부동산대책의 과세강화 방침으로 세 부담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맞고요. 하지만 먼저 7‧10 부동산대책을 충분히 설명한 후 그에 따른 우려를 차분하게 전하는 게 온당하겠죠. 이날 <신통방통>을 본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부동산정책 정보라곤 ‘이혼까지 부르는 세금폭탄 정책’뿐이었을 것 같네요.
☞ TV조선 <신통방통>(7월 20일) https://muz.so/acyS
2. 세금폭탄 때문에 가족해체 된다는 채널A
채널A <뉴스A 라이브>(7월 20일)에서는 7‧10 부동산대책에 관해 대담했어요. ‘세금폭탄에 가족해체까지’라는 자극적인 소제목을 단 것으로도 모자라 대부분이 극단적 사례 소개로 채워졌는데요. 출연자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을 전면 봉쇄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이렇게 규제가 나오면 작은 빈틈으로라도 빠져나가려는 움직임이 있고 그런 시도들이 나온다. 그중에 하나가 가족해체”라며 대표적으로 ‘이혼’이 있다고 말했어요.
진행자 송찬욱 씨는 궁금해 하는 어투로 “실제로 뭐 이혼을 하고 이러면 세금이 확 줄어드나?”라고 물었죠. 정철진 씨는 ‘모 세무사 자료’에 따른 것이라며 10억과 13억 원, 총 26억 원의 아파트를 가진 부부 사례를 소개했어요. 정 씨는 2주택자인 부부가 “양도세 6억 넘는 세금에서, (이혼을 하게 되면) 3000만 원으로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이혼을 해서라도 세금을 줄여보겠다는 문의가 있다고 전했죠. 그런데 정 씨가 가져온 사례는 TV조선 <신통방통>에서도 나왔던 중앙일보 <“절세상담 왔다 이혼상담” 가족해체 부르는 세금폭탄>(7월 20일)을 그대로 인용한 것에 불과해요. 중앙일보 기사도 실제 부과된 세금을 기준으로 한 게 아니었어요. “양경섭 온세그룹 세무사가 7‧10대책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과 내년 공시가격이 10% 상승할 것으로 가정해 모의계산(시뮬레이션)을 한 결과”였죠. 부부가 4억 원에 구매한 아파트를 4배가 오른 16억 원에 매각할 경우를 예상해 2주택자 양도소득세를 계산한 것인데요. 결과적으론 부부가 얻을 시세차익이 12억 원일지, 아니면 6억 원에 그칠 것인지에 관한 내용으로, 시세차익 6억 원에 관한 부분은 쏙 빼놓은 채 7‧10 부동산대책에 따른 ‘세금폭탄’에만 초점을 맞춘 거예요.
게다가 <뉴스A 라이브>는 절세를 위해 ‘이혼’까지 한다는 사례를 망설임 없이 소개했어요. 아무리 사례라지만 일반적이지도 않은 극단적 사례를 소개하는 건 부적절해요. 극단적 사례를 말해준 뒤 “위장이혼은 안 된다”,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수습하려 할 게 아니라, 애초 그런 사례를 말해주지 않는 게 맞겠죠. 송찬욱 씨는 “절대 이혼을 조장하는 것도 아니고 참 세금 아끼겠다고 이혼까지 고민해야 하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했는데요. 7‧10 부동산대책을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않고 극단적 사례만 끌어와 ‘세금폭탄’ 프레임만 강화하는 종편의 현실이 더욱 안타깝네요.
☞ 채널A <뉴스A 라이브>(7월 20일) https://muz.so/acyT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7월 20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