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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뭐하니?] TV조선은 윤석열 검찰총장 ‘엉덩이 종기’가 너무 궁금해
등록 2020.06.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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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6월 22일 종편에서는 황당한 내용들이 많이 등장했는데요. 채널A에서는 대형건설사가 어떻게 재개발구역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를 상세히 알려주었어요. 대형건설사를 홍보해주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죠. 한편 4월 10일 채널A에서 다뤘던 검찰총장의 ‘종기’가 이번엔 TV조선에서 대담 주제로 나왔고요. MBN에서는 진행자가 6월 23일 출간 예정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서 자극적인 내용만 골라 전하려고 애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어요.

 

1.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현대건설 아파트 광고해준 채널A

채널A <뉴스A LIVE>(6월 22일)에서는 한 대형건설사가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었다는 내용을 다뤘어요. 그런데 뉴스인지 아파트 광고인지 헷갈릴 정도였답니다. 일단 코너명 부터가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품은 H’였어요.

 

진행자 송찬욱 씨는 “어쨌든 이거 따내려고 정말 건설사들이 거의 전쟁을 했을 텐데 그러면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을 얼마나 혹하게 했길래”라고 물었어요.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단지 내 현대백화점 입점’, ‘준공 후 10년 AS’, ‘대출 추가 지원’ 등 대형건설사가 내건 다양한 조건들을 상세히 읊어주었죠. 정철진 씨는 마지막에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이고 뭐 누가 봐도 알짜 단지”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어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대형건설사들이 시공사가 되려고 조합원에게 돈다발에 무차별 향응 등 불법 이득을 제시하면서 고발을 당하는 일도 있었고요. 강남구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조합원 총회에 집합금지 행정명령까지 내렸지만 2,6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여 총회를 강행해 비판받기도 했죠. 그런데도 채널A는 대형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되었다는 사실만 콕 집어 홍보하듯이 전한 거예요. 이 정도면 대형건설사 홍보 방송이라고 해도 믿겠네요.

 

☞ 채널A <뉴스A LIVE>(6월 22일) https://muz.so/abZz

 

2. ‘윤석열 엉덩이 종기’ 보도한 TV조선, 이런 것까지 알고 싶지 않아요.

윤석열 검찰총장이 엉덩이 종기 수술로 금주를 하고 있대요. 갑자기 웬 뜬금없는 얘기인가 싶으시겠지만, 놀랍게도 TV조선 <신통방통>(6월 22일)에 등장한 대담 주제가 ‘윤석열 총장의 엉덩이 종기’였어요.

 

진행자 윤태윤 씨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장관과의 갈등을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윤 총장의 건강 상태를 물었어요. “지금 윤석열 검찰총장의 어떤 상태가 보도된 게 있는데 건강이 좀 안 좋다고 그런다”, “종기 때문에 수술을 받았다고 하는데”라고 말한 거예요. 출연자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엉덩이 종기 제거하는 수술을 두 달 전에 받아서 앉아 있는 게 불편한 것 같다”더니, 윤 총장이 술자리에서도 “술을 안 먹고 사이다를 대신 마신다”고 덧붙이기까지 했어요.

 

사실 종편 프로그램의 ‘윤석열 엉덩이 종기’ 언급이 처음은 아닌데요. 4월 10일 채널A <정치데스크>에서도 윤 총장이 휴가를 신청한 이유를 말하면서 엉덩이 종기 시술 이야기를 꺼냈었죠. 윤 총장이 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이와 같은 정보를 방송에서 언급하는 건 매우 무례한 일이에요. 더군다나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대담 주제로 삼을 내용은 더더욱 아니죠. 시청자들이 윤 총장의 세세한 건강 상태까지 알아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결국 윤 총장의 ‘엉덩이 종기’와 ‘술 대신 마신 사이다’를 보도해서 TV조선의 보도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는 것만 또 느끼게 됐네요.

 

☞ TV조선 <신통방통>(6월 22일) https://muz.so/abZx

 

3. 출간도 안 된 볼턴 회고록으로 28분이나 대담한 MBN

미국 현지 시각 6월 23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출간됐어요. 볼턴 회고록에 남북미 관계에 대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간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MBN <뉴스와이드>(6월 22일)에서는 아직 출간 전인 볼턴 회고록을 주제로 28분이나 대담을 나눴어요.

 

진행자 백운기 씨는 “김정은을 이렇게 비판하거나 뭐 폄하하거나 그런 내용이 있으면 미국, 북한도 좀 난리 칠 것 같다”며 볼턴 회고록에 “김정은 위원장이 이렇게 보면 아주 뒤집어질 만한 그런 내용”이 있는지 출연자에게 물었어요. 출연자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우리나라와 일본에 비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더 작다”고 답했죠.

 

백운기 씨는 “볼턴이 쓴 표현에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박치, 트럼프는 음치, 김정은은 길치 이렇게 썼다”며 무슨 뜻이냐고 질문하기도 했어요. 김열수 씨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미국의 대북 정책, 비핵화 정책하고 이것을 같이 맞춰야 하는데 그걸 박자를 잘 못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소리만 크게 해서 이 북한한테 기대치만 높인 그런 면에서 보면 이게 음치”,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문제에서) 길이 하나만 있는 줄 알고 여러 가지 길이 있는데 그런 차원에서 길치”라고 볼턴의 표현을 해석하고 나섰죠.

 

볼턴의 회고록은 미국 내에서도 정치적, 금전적 목적으로 쓰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물론 극단적 보수주의자 볼턴의 시각으로 쓰인 회고록이 객관적 진실이라는 보장도 없죠. 그런데도 우리 언론에서는 회고록 내용을 ‘속보’, ‘단독’을 붙여서 받아쓰는 행태만 반복했어요. MBN <뉴스와이드>는 28분이나 대담을 나누면서 한술 더 떠서 볼턴이 쓴 표현의 의미까지 분석했고요. 검증도 없이 받아쓰는 언론의 습관은 언제쯤 바뀔까요?

 

☞ MBN <뉴스와이드>(6월 22일) https://muz.so/abZy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6월 22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 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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