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부산방송] 미래통합당 공천, ‘거대 양당 맞대결’에 치우친 선거보도[부산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부산지부 지역방송 총선보도 양적분석 모니터보고서_1차]
부산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지부는 부산지역 신문(국제신문, 부산일보)과 지상파방송 메인뉴스(KBS부산, 부산MBC, KNN 저녁종합뉴스)를 주대상으로 선거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역 지상파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를 대상으로 3월 2일(월)~8일(일)까지 진행한 모니터 보고서입니다.
- 분석 기간 : 3월 2일(월) ~ 3월 8일(일) - 분석 대상 : KBS부산, 부산MBC, KNN 저녁종합뉴스 - 분석 기사 : 선거를 1번이라도 언급한 기사 또는 후보, 지지율, 지지층, 유세 등의 단어를 언급하여 선거와 연관됐다고 볼 수 있는 기사 |
선거보도량 적고 내용도 공천에 치우쳐
4·15 국회의원 선거가 4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뉴스가 쏠리면서 지역방송 3사의 메인뉴스 선거 보도량은 총 13건에 불과했다. 하루 1건도 보도하지 않은 셈이다. KNN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KBS부산 4건, 부산MBC 3건 순이다.
보도주제는 ‘공천’ 관련이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에서도 미래통합당 공천 중심 보도가 7건을 차지했다. 이어 선거전략이 3건, 후보정보 4건, 시민사회 동향 1건, 선거제도 관련 주제가 1건 이었다. 미래통합당이 부산지역 공천 결과를 연이어 발표한 영향으로 보이지만, 주말 전후 여야 후보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보건의료 공약, 마스크 대책 등을 발표했고, 3월 3일 남구을 선거구 획정안 발표되는 등 유권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있었음에도 보도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지나친 비중이다.
방송사별로 보면 KBS부산은 미래통합당 공천 결과를 중심으로 보도했고, 부산MBC는 미래통합당 공천 결과에 따른 민주당-통합당 경쟁 구도를 반복 보도했다. KNN 역시 미래통합당 공천과 탈락에 따른 반발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3사 모두 ‘김영춘 VS 서병수, 박재호 VS 이언주’ 대결에 주목한 탓에 부산진갑, 남구을 등 몇몇 지역구에 보도가 쏠리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공천 보도 내용은 아쉽다. <표3>과 같이 미래통합당 공천 결과와 함께 민주당-통합당 중심의 대결 구도를 나열한 것이 대부분이다.
공천 규칙을 정하고 정당의 지향에 맞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정당의 고유한 권한이지만, 경선 규정에 맞게 민주적으로 진행하는지, 부적격 후보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는 평가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역방송 뉴스는 ‘파격적이다’(KBS부산), ‘예상을 뛰어 넘었다’(부산MBC)는 인상 비평 외에 평가는 따로 없었다. 공천에 대한 반발은 ‘홍준표 컷오프에 단호한 입장’ ‘이주영 의원 경선에 강하게 반발’(KNN)와 같이 후보 입을 통해 전달하는 데 그쳤다.
미래통합당 최다 언급, 영상 노출도 압도적
‘거대 양당 맞대결’ 부각… 다른 원내정당 행보 보도 없어
가장 많이 보도한 정당은 미래통합당으로 12건이다. 이어서 더불어민주당을 8건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단독 보도 보다는 미래통합당 공천이 확정된 지역구의 경쟁 후보로 거론하거나 PK 경쟁 구도 소개 때 언급하면서 ‘양대 정당 중심, 소수 정당 소외’ 양상을 3강화했다. 정당을 언급한 것 외에 뉴스 화면에 등장한 정치인과 소속정당의 활동을 담은 영상(사진 포함)도 미래통합당 11건, 더불어민주당 6건인 반면, 타 정당은 모두 0건으로 나타나 편중이 더욱 눈에 띄었다.
한편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정당의 단독보도는 없었다. 지역방송에서 주목한 남구을의 경우 민중당 예비후보도 있지만 ‘박재호 VS 이언주’ 후보 대결만 주목했을 뿐 언급조차 없었다. 다른 원내정당을 유일하게 언급한 부산MBC 3월 7일 <민주당-통합당 공천발표, 대진표 윤곽>에서도 “민생당과 정의당, 민중당과 자유공화당 등도 예비후보를 낸 가운데, 민주당과 통합당 탈락한 후보들이 일부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고 있어서 여야 대결구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라고 정당 이름만 나열했다. 지역방송 대부분의 보도에서 거대 정당 후보 이름은 거론하면서, 다른 정당은 후보 이름은 고사하고 정당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아 공정하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변화는 비례대표 선출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유권자의 정당에 대한 투표 반영률이 높아진 만큼 이를 위한 해설과 다양한 정당에 대한 공정한 정보제공이 필요한데 지역방송은 여전히 거대 양당 후보의 지역구 대결 보도에 머물러 있었다.
남구 선거구 획정 KBS부산만 단신 보도
유권자 중심 유익보도 많아져야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보도제작준칙(감시준칙)에서 정책제공, 사실 검증, 시민사회 여론과 시민참여, 신진·군소정당 후보, 선거법 관련 정보를 유권자에게 적극 제공하고, 경마식 중계나 이벤트성 행보, 일방중계, 양대 정당 중심보도, 정치혐오 보도, 전투·경기 표현, 지역연고, 익명보도는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보도제작준칙과 양적분석 기준에 따라 유익보도를 찾았으나 선거 보도량이 적은 탓에 찾기 힘들었다. 다만, 선거구 획정 소식을 전한 KBS부산 3월 3일 <"감만.우암동 '남구갑'…대연3·4동 '남구을'">와 유권자 여론을 반영한 부산MBC 3월 5일<부산 '여성 공천 30% 약속' 지킬까?>는 유권자에게 유익한 보도로 꼽을 만했다.
먼저 3월 3일 남구갑·을 선거구 획정안이 발표됐는데, 그동안 선거구 획정조차 되지 못한 깜깜이 선거라고 지적되어온 사안임에도 KBS부산에서만 단신으로 보도했다. 보도는 남구갑·을로 나눠지는 지역을 소개하고 ‘이에 따라 지역별 맞춤 공약을 준비해왔던 후보는 물론 유권자도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만 마무리지었는데, 혼란을 겪지 않도록 좀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편 부산MBC 3월 5일 <부산 '여성 공천 30% 약속' 지킬까?>는 여성 공천 확대를 요구한 지역 여성계 목소리를 전하며 더불어민주당 20% 안팍 공천, 미래통합당 예비후보 11% 등록에 그친 여성 공천 현황을 보도했다. ‘어떤 조직이든 30% 넘어야 해당 그룹의 목소리가 살아나고 현실적으로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여성 공천 30% 의무화‘에 힘을 실었다. 여성 유권자 입장과 정치 개혁 측면에서 공천 현황을 점검해 눈에 띈 기사였다. 다만, 마지막에 “될 곳에 여성을 공천하지 않는 보수적 성향을 지적”하면서도“일각에서는 여성계 스스로 여성 정치인을 길러낼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라고 해 다시 책임을 정치권이 아닌 여성계에 돌리는 듯해 아쉬웠다.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선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역방송은 이제부터라도 유권자 중심의 유익한 선거보도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