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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심층기획 없는 선거보도 - 공천갈등, 거대양당 편향, 전투성 기사 다수(1차 신문양적분석)
[경남] 심층기획 없는 선거보도 - 공천갈등, 거대양당 편향, 전투성 기사 다수(1차 신문양적분석)한 달 앞 총선, 선거보도 부실
선거보도 부실, 대부분 스트레이트 기사
3월 2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 경남지부 1차 선거보도 모니터링 결과 총 보도수는 1756건이었고 이 중 선거보도는 109건, 선거보도의 비중은 6.2% 차지했다. 하루 평균 한 신문사에서 5.4건 정도 보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주요 보도가 쏠리는 현상은 이해할 수 있지만 4.15 총선을 40여일(3월 4일 기준) 앞둔 것에 비해 비중이 너무 적었다.
보도방식을 따져보았을 때 스트레이트 기사 비중이 93건(85.3%)으로 지나치게 높았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인터뷰를 한다거나 유권자가 선거에 대해 꼭 알아야할 중요한 정보를 기획기사에 담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시도가 미미했다. 특히 경남일보나 경남매일에서는 기획기사나 인터뷰기사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경남신문은 [고령화·인구감소가 총선에 미칠 영향]과 [세계여성의 날 앞두고 본 2020총선]을 주제로 한 기획기사가 보도되었다. 그리고 [새내기 유권자들의 속마음]이라는 주제로 유일하게 인터뷰 기사를 보도하였다. 유권자 경남 선거구별 유권자 현황과 20대~40대의 유권자 감소, 60대 이상 유권자가 증가했다는 정보를 표와 지도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도록 보도한 내용과 만18세 유권자를 심층 취재한 인터뷰기사는 선거법이 개정된 첫 선거를 앞두고 주목할 만한 기사였다. 또한 3월 8일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해 경남도내 공천 여성후보는 ‘0’명이며 우리 사회가 양성평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내용이다. <도내 60세 이상 유권자 4년 새 11만명 늘었다>(3월 2일 1면), <늘어난 노년층, 보수 힘 될까… 첫 선거 18세, 진보 뒷심 될까>(3월 2일 3면), <도내 공천 여성후보 ‘0’…정치판 여전히 ‘유리천장’>(3월 6일 9면), <걱정마세요…생애 첫 투표, 제대로 찍을거니까>(3월 2일 7면)을 보면 알 수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경남도민일도-MBC경남 <시사라이브불독>] 특집기사와 [2020 변화의 갈림길] 연재기사를 통해 총 4번의 기획기사를 보도하였다. 특히 [2020 변화의 갈림길 1.국회, 세상의 변화 ③국회의원 후보 감별법] <내가 택한 후보의 자질, 미래 만든다>(3월 2일 4면) 기사를 보면 유권자가 선거에 흥미를 끌 수 있도록 기획한 내용이다. 이 외 기획기사로 <총선 깜깜하시죠 저만 따라오세요>(3월 2일 18면), <‘수도권 공화국‘ 낙수효과 헛물 균형발전, 미룰 수 없는 과제>(3월 4일 4면), <개발 무리수 ’신물‘… 정책으로 승부를>(3월 6일 4면)을 보도하였다.
지역언급량을 살펴보았을 때 김해 갑·을 지역구, 창원 의창·성산 지역구, 양산 갑·을,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순으로 많이 나왔다. 민주당의 김해 을 전략공천 이슈로 인해 김해지역이 가장 많이 나왔다. 또한, 컷오프 되었던 김해 을 김정호 의원을 창원성산에 전략공천 하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으로 인해 창원성산 지역구가 많이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양산의 경우 미래통합당 홍준표의 공천 이슈로 3번째로 많이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공천 관련 보도 절반
보도유형을 살펴보면 공천 관련 기사가 절반을 차지하였다. 의외로 정책이나 공약을 언급한 기사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후보자의 단순 따옴표 나열식으로 공약을 언급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후보자 기본정보나 후보자 자질에 관해서는 찾기 힘들었다. 눈에 보이는 공천, 그리고 후보자가 언급한 정책/공약도 중요하지만 후보자가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제공이 균형을 잡지 못한다면 이슈를 따라가기 급급한 보도정책일 뿐이다. 공천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보도되었고 각 정당의 입장은 자세히 알 수 있지만, 유권자 중심의 보도보다 후보와 정당간의 갈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거대 양당 중심, 군소정당 소개 부족
1차 선거보도 모니터에서 신문 4사의 정당별 언급량을 분류한 결과 미래통합당(40.7%), 더불어민주당(34.5%)은 전체 보도의 75.2%를 차지하며 양대정당에 이슈가 몰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면, 군소정당(24.8%)에 대한 언급 비중이 너무 적었다. 언급된 정당이 9개 임에 반해 군소정당에 대한 비중이 적다면 유권자 입장에서 각 정당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기 어려워 투표를 함에 있어 유권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도울 수 없다.
정책 중심의 유익보도
1차 선거보도 모니터기간동안 각 정당의 공천이 이루어지는 시점이었고 정당과 후보자간 여러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후보 간에 정책비교 평가 보도나 시민들이 공천과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보도는 없었다. 군소정당 후보에 대한 보도는 경남일보와 경남매일에서는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정책적인 내용은 2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지만 나열식 보도이거나 후보자의 공약언급을 인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경남도민일보 <개발 무리수 ‘신물’…정책으로 승부를>(3월 6일 4면) 기획기사는 출마한 후보자들의 정책을 심층 취재한 보도였다. “국회의원이란 무엇인가? 국민을 대표해서 법을 만들고, 고치며, 5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심의한다”며 국회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유권자의 입장에서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또한 후보자들의 공약관련 보도자료를 분석한 내용과 함께 “‘숫자’와 ‘구호’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어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내용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에 대해 더 관심을 끌게 만들고 정책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사라 생각된다.
선거법 관련 기사는 14.7%로 세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됨에 따라 만18세 유권자가 새로 생기게 되었다. 경남신문 <걱정 마세요… 생애 첫 투표, 제대로 찍을 거니까>(3월 2일 7면) 기사는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 만18세 유권자에 대해 생동감 있게 알 수 있는 시민사회보도의 대표적인 기사이다. 경남신문 칼럼 <[경남시론] 정치교육에서의 교사 역할(김성열 경남대 교수 한국교육학회장)>도 눈에 띈다. 학생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만큼 교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거법 개정으로 인해 앞으로 학생들이 받게 될 정치교육에 대해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준 칼럼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옴표 저널리즘 심각
유해보도 항목을 보면 ‘따옴표’ 보도는 19.3%를 차지한다. 제목에서 큰 따옴표 안에 한 정당, 후보자의 주장이나 논평을 그대로 옮겨 놓은 보도를 말하며 전체 보도 중 가장 많았다. 경남신문 <“김정호 컷오프, 우리 노력 물거품 만든 것”>(3월 2일 3면), <“통합당 김해을 명분 없는 전략공천 반대”>, 경남도민일보 <“찬란했던 창원의 영광 되찾겠다”>(3월 2일 4면), <“총선 후보들 공공의료 확충 공약 내놔라”>(3월 4일 2면), 경남일보 <“김해을 후보 김정호 공천하라”>(3월 4일 3면), <박근혜 “거대야당 중심 힘 합쳐달라”>(3월 5일 3면), 경남매일 <“통합당 김해을 후보 경선 실시하라”>(3월 5일 4면) 등이 보도되었다.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보도
정치혐오성 보도도 전체보도의 16.5%를 차지하였다. 특히 공천갈등간 정치인들 사이 또는 정당과 후보자간 감정싸움을 그대로 전달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경남도민일보 <내가 택한 후보의 자질, 미래 만든다>(3월 2일 4면) 기사를 살펴보면 지난달 23일 KBS 시사 프로그램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정치합시다>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보도되었다. 유권자의 한 표가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획기사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후보자들에 대한 고발과 후보자질에 대해 공천에서 탈락한 윤상현 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한 것은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윤상현 의원은 2016년 총선 때,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을 향해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한 전화 녹취록이 공개돼 그 책임을 지고 자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했다”는 내용은 정치계에서 일어나는 정책 대결을 감정적인 논쟁으로 만들어버린다.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유권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유도할 수 있도록 보도하는 것이 좋겠다.
지역/연고주의, 전투형 보도 다수 보도
취재원의 신상이나 이름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익명보도 또한 전체보도의 13.8%를 차지하였고 양대정당중심 보도는 11.9%, 전투형 보도, 지역/연고주의 보도는 각 8.3%를 차지했다.
경남신문 <늘어난 노년층, 보수 힘 될까…첫 선거 18세, 진보 뒷심 될까>(3월 2일 3면)은 대표적인 지역/연고주의 보도이다. “김해지역의 경우 노령층 및 청·장년층 인구 증감 요인보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와 묘역이 있다는 지역적 상징성이 더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선전한 변광용 민주당 후보가 여세를 몰아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된 바람을 연이어 일으킬지...”라고 언급된 부분은 지역/연고주의 보도로 故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연고지를 언급함으로 지역감정과 지역 정서를 부추기는 심각한 지역주의 조장이다.
경남일보 사설<보수정당의 살길은 ‘선공후사’의 혁신 뿐이다>(3월 6일 19면)을 살펴보면 ‘공천 칼바람’, ‘공천 학살’이 언급되었다. 미래통합당의 공천배제 이슈를 이와 같이 언급한 것은 심각한 전투형 보도임을 알 수 있다. 경남매일 사설 <도민은 지역 위해 일하는 인물 공천 원한다>(3월 5일 19면)는 사설 제목에 비해 미래통합당의 공천과정에 대해 서술하며 “지역 현안을 알고 싸우는 예비후보 공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고 보도하였다. 경남매일은 선거보도 유익점수가 가장 낮고 정책보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양대정당보도나 정치혐오성보도, 전투형보도가 가장 많았고 유해점수도 147.6으로 가장 높다. “도민들은 지역을 위해 일하는 구회의원에게 투표하기를 갈망한다”며 정책의 중요함을 알렸지만 군소정당보도나 정책/후보 비교평가 보도가 전혀 없는 경남매일이 이런 기사를 쓸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번 모니터 기간 경남 4사 신문사에는 총 9번의 전투형 보도가 있었고 정치혐오성 보도는 총 18번이다. 이러한 선정적인 표현과 정치혐오 내용은 유권자에게 정치적 냉소를 일으켜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하며 정치의 혼탁한 현상만 강조하지 말고 그 대안도 제시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