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코로나19’로 정부 때리려 ‘세월호 참사’ 악용한 〈배승희 변호사〉
등록 2020.03.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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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주차, 이주의 ‘나쁜 유튜브 채널’(2/27~3/4)

 

1. ‘코로나19’로 정부 때리려 ‘세월호 참사’ 악용한 <배승희 변호사>

<배승희 변호사>에서는 연일 근거 없는 비방, 혐오에 가까운 감정 분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정적 콘텐츠가 매일 같이 유튜브 인기 동영상 탭에 자리 잡고 있는데, 유튜브가 지닌 한계라 할 수 있습니다. 2월 28일 유튜브 인기 동영상으로 소개된 <, 청원 100만 그리고 파안대소!>(2/27)에서는 배승희 씨와 민영삼 씨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까지 왜곡했습니다.

 

민영삼 시사평론가 :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때. 박근혜, 내가 진짜 누차 얘기, 말씀드리는데, 나는 노래를 부릅니다만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 빠쳤어요?(‘빠뜨렸어요?’의 비표준어_편집자주) 세월호 빠쳤어요?(‘빠뜨렸어요?’의 비표준어_편집자주) 그런데 저놈들이 완전히 초기대응 좀 잘못한 것 가지고. 뒤집어 씌워갖고. 세월호 7시간이요, 5시간이요?

 

배승희 변호사 : 5시간.

 

민영삼 시사평론가 : 5시간 (진상규명) 하라 했잖아요.

 

배승희 변호사 : 아, 7시간이다.

 

민영삼 시사평론가 : 7시간 밝히라 했잖아요. 문재인, 1월 30일부터 방역시간 지금. 차라리 7시간이 아니라 일주일, 일주일 뭐했는지 밝혀봐. 일주일 뭐했는가 밝혀보라고!

 

배승희 변호사 : 세월호는 사고였지만은 이번에 이 사태. 이거. 코로나 사태, 이거는 인재 아닙니까? 문재인의 인재 아닙니까? 문재인이 우리 국민을 사고로 다 빠트린 것 아닙니까.

 

박근혜 정부 당시 메르스 사태라는 감염병 사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관련도 없는 세월호 참사를 악용하는지 의문입니다. 심지어 아무 근거도 없이 코로나19를 세월호 참사에 비유해 ‘문재인이 국민을 빠뜨렸다’고 한 대목은 심각한 왜곡일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지금의 국민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발언입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은 국가가 구조 의무를 다하지 않아 희생된 것입니다. <배승희 변호사>의 모든 주장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난을 퍼붓기 위함인데, 사실관계가 너무 많이 틀려 바로잡을 가치가 없습니다. 무려 유튜브 ‘인기 동영상’임을 감안해 허위정보를 짚어보겠습니다.

 

아직도 세월호 참사를 왜곡하고 악용하는 사람들

일단 민영삼 씨는 세월호 참사의 본질 자체를 잘 모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배를 빠뜨려서 발생한 참사가 아니라, 재난 상황의 컨트롤타워이자 행정 수반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304명 국민의 목숨이 희생됐던 사건입니다. 민영삼 씨는 ‘세월호 7시간’을 ‘저놈들’이 뒤집어 씌웠다고 했는데 그 ‘저놈들’에 검찰까지 포함되는 걸까요? 2018년 3월 28일 서울중앙지검이 발표한 세월호 참사 보고시각 조작사건에 대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사 당일 첫 보고를 받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도착할 때까지 7시간 동안 한 일은 두 차례의 전화 지시, ‘비선실세’ 최순실 씨 및 ‘문고리 3인방(안봉근·이재만·정호성)’과의 회의, 화장과 머리손질에 불과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은 참사 당시부터 제기된 의혹이었습니다. 하지만 끝끝내 의혹에 대한 조사마저 방해했던 것이 박근혜 정부 당시의 청와대와 여당(지금의 미래통합당)입니다. 박근혜 청와대의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1기의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죠. 2016년 12월, 머니투데이가 찾아낸 박근혜 정부 해양수산부의 비밀 문건에는 당시 정부‧여당이 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조직 구성 및 권한 축소에 적극 개입하고, 새누리당 측 특조위원들의 ‘비토(거부권 행사)’를 미리 계획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해수부 문건대로 새누리당 특조위원들은 특조위가 ‘세월호 7시간’을 언급하는 것조차 싫다며 사퇴해버렸습니다. 민영삼 씨 기대와 달리 ‘세월호 7시간’은 누군가 뒤집어씌운 게 아니라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새누리당)이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무엇입니다.

 

비교하고 싶으면 기본적 자료들 찾아보면서 해야

민영삼 씨는 이렇게 세월호 참사까지 거론하며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려 했으나 기본적인 정보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이 1월 30일부터 일주일간 뭐했는지 밝혀봐’라고 말했는데,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은 1월 30일이 아니라 20일입니다. 이 정도는 실수로 볼 수도 있습니다. 민영삼 씨가 궁금해 하니 굳이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첫 일주일을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대응과 비교해보겠습니다.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바로 다음날인 1월 21일 문 대통령은 “공항 항만 검역 잘 이뤄지는지, 지역사회도 대응체계 갖춰라”라고 지시했고 정확히 일주일 만인 27일에는 첫 코로나 관련 수석보좌관 대책회의를 열어 ‘총력 대응 및 우한 방문자 전수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방역 당국은 첫 확진자 발생 직후부터 동선과 접촉자, 병원까지 모두 공개했죠.

 

2차 감염은 첫 확진자 발생 후 열흘이 지난 1월 30일 일어났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어떨까요?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바로 다음날인 2015년 5월 21일 곧바로 2차 감염이 시작됐고, 박근혜 대통령의 메르스 관련 첫 공식 발언은 첫 확진자 발생 후 열흘이 지나고 첫 사망자가 확인된 6월 1일에야 나왔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첫 확진자 발생 후 보름 이상이 지나고 사망자도 나온 이후인 6월 7일까지 감염 병원 등 정보를 공개하지 않다가, 서울시가 감염 정보를 선제 공개하며 독자 방역에 나서자 마지못해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죠.

 

<배승희 변호사>처럼 재난 사태들을 자신이 지지하는 정부를 두둔하기 위해, 또는 근거도 없이 싫어하는 정부를 비난하기 위해 비교하는 일은 무의미함을 넘어 위험합니다. 과거로부터 얻은 교훈으로 앞으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배승희 변호사>는 사실과 다른 정보까지 노출하고 코로나19 사태와 전혀 관련 없는 세월호 참사까지 악용했으니 이러한 유튜브 채널은 유해한 콘텐츠입니다.

 

2. 망신당했다고 욕하려다 망신당한 ‘보수 유튜브’들

<배승희 변호사>는 언론사 기사 제목을 그대로 읽으면서 배승희 씨와 민영삼 씨가 비평하는 식으로 구성이 되는데요. 문제는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없이 기사 제목만을 토대로 주관과 상상을 뒤섞어 비평을 한다는 겁니다. <, 청원 100만 그리고 파안대소!>(2/27)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배승희 변호사 :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해외에 나가서 망신을 당하고 왔더라고요? 런던까지 갔는데, 영국의 외교장관은 개인 일정 때문에 ‘너는 못 만난다. 가라’. 뭐하는 짓입니까?

(중략)

민영삼 시사평론가 : 달밤에 체조들 하고 있어~ 영국 장관이 안 만나줬대요, 개인적으로 바쁘다고. 왜 안 만났겠어요? 코로나 때문에 안 만나줘. 아이고, 내가 웃을 일이 아닙니다.

 

지난 2월 26일 강경화 장관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으나 라브 장관 측이 갑자기 개인사정을 이유로 회담을 취소한 것을 두고 한 말입니다. 강경화 장관은 라브 장관 대신 맷 핸콕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코로나19와 관련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 등 많은 매체가 곧바로 ‘망신을 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배승희 변호사>는 헤럴드경제 <런던까지 갔지만영 외교장관 못 만난 강경화>(2/27)의 기사 제목을 보면서 같은 주장을 한 겁니다. 헤럴드경제 외에도 매일경제, 세계일보, 문화일보, 한국경제 등 많은 언론이 강 장관이 홀대를 받았다거나 퇴짜를 맞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배승희 변호사>는 물론, ‘망신을 당했다’고 조롱한 언론들이 너무 성급하게 비난에 몰두했다는 것이 금방 드러났습니다. <배승희 변호사> 방송 바로 다음날인 2월 28일 곧바로 강경화 장관과 라브 영국 외교장관은 전화통화를 통해 코로나 19 공조를 논의했고 라브 장관은 개인 사정으로 인한 회담 무산을 사과하기도 했죠. 3월 2일에는 영국BBC 등의 보도를 통해 라브 장관의 ‘개인 사정’이 코로나19 의심 증세로 인한 격리 조치였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짧으면 하루, 길어도 4일만 기다렸으면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인데, <배승희 변호사>는 ‘영국 장관이 코로나19 때문에 강경화 장관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억측까지 더해 조롱을 퍼부었죠. 소위 ‘보수 유튜브’는 다 비슷한 방송을 했는데 <이봉규TV>의 경우 이미 모든 사실관계가 밝혀진 이후인 3월 3일에도 <4월에 이어 5월에도 이어지는 운세>(3/3)에서 계속 조롱을 보냈습니다. 사실관계와는 관계없이 감정만 분출하는 ‘보수 유튜브’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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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장관이 해외에서 망신당했다고 주장한 <배승희 변호사>(2/27)

 

3. ‘중국의 한국 여론 조작’? 엉성한 음모론 유포하는 ‘보수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와 <신의 한 수>는 아직도 ‘친중 프레임’을 띄우며 문재인 정부는 물론 중국에 대한 혐오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2월 28일에는 이른바 ‘차이나게이트’라는 부실한 음모론이 ‘보수 유튜브’들을 휩쓸었는데요. <신의 한 수>와 <가세연>도 동참했습니다. 모두 ‘디시인사이드’, ‘일간베스트’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조선족의 고백’이라는 글을 소개하면서 ‘중국인들이 친문 댓글 및 게시글을 양산하거나 조작한다’는 음모론을 전한 겁니다. 먼저 <가세연>은 <고상한 브런치/“문재앙 코로나결국 2천 명 돌파! 제 꾀에 넘어간 이재명ㅋㅋ>(2/28)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이병열 고릴라상념TV 대표 : 자, 그리고 지금 어제 오늘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는 ‘어느 조선족의 고백’이란 글, 여러분 많이들 보셨나요? (중략) 자, 이게 어저께 이제 일베에 올라온 글인데 본인이 이제 조선족임을 밝히면서 조선족 커뮤니티, 그러니까 조선, 꼭 조선족에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라 한국 내에 있는 중국인 커뮤니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이야기, 고발을 한 글입니다. (중략) 중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여론을, 나라가 위태로워질 정도로 쥐고 흔들고 있다, 우리가 경각심을 분명히 가져야 됩니다.

 

신의 한 수는 <일일뉴스/충격! 정부가 속였다! 확진자 3000!>(2/28)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명확한 사실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논리와 설득력이 있다’며, ‘중국인이 나라를 쥐고 흔들고 있다’고 단언한 <가세연>보다 한 발 물러선 부분이 눈에 띕니다.

 

박완석 기자 : 최근 ‘어느 조선족의 고백’이라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여서 많이 확산되고 있고 또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해당 내용을 샅샅이 살펴보니까요. 중국의 대한민국 여론 장악과 대한민국 경제를 종속화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 날카로운 지적이 있는 그 글이었습니다. 사실 이것 같은 경우는 진위여부를 저희가 아직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명확한 사실이다’라고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글이 지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저희 시청자 분들에게 소개시켜 드리기 위해 준비했으니 부디 그 점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저도 그 내용 전문을 읽어봤거든요. 나름의 논리와 설득력이 있는 글입니다. 이에 대해서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을 표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요.

 

극우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를 기점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음모론은 소위 ‘보수 유튜브’를 타고 일파만파 퍼져 여론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심지어 조선일보‧동아일보와 같은 기성 매체까지 음모론을 그대로 받아쓰고, 미래통합당은 ‘중국에 의한 여론조작 금지법’까지 발의하면서 음모론을 사실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우리 사회의 저널리즘 기준 자체가 붕괴되는 모양새입니다. 그 중심에는 단연 <가세연>과 같은 이른바 ‘보수 유튜브’가 있습니다.

 

2월 한 달간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 비중에서 중국발은 0.06%에 불과하다는 점, 네이버 데이터랩의 ‘뉴스댓글통계-국가별 분포’에서 중국발 댓글이 1%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 등 구체적 수치들을 굳이 참고하지 않더라도 ‘차이나게이트’는 매우 엉성한 음모론입니다. 자신을 ‘조선족’이지만 ‘조선족 커뮤니티’에서는 생활하지 않고, 그렇지만 ‘여론을 조작하는 조선족들의 단체 대화방’에는 소속되어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조선족’으로 소개한 음모론의 출처부터 상식선을 벗어났죠.

 

그나마 ‘명확한 사실이라고 하긴 어렵다’고 한 <신의 한 수>도 음모론을 확대재생산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으나 <가세연>의 경우 3월 6일 방송에서도 이 음모론을 계속 유포했습니다. “최근 7일간 구글에서 백악관을 가장 많이 검색한 건 미국인, 청와대를 가장 많이 검색한 건 중국인”이라는 또 다른 게시물을 인용한 건데요. 그러나 구글 트렌드에서 2월 20일부터 2월 27일까지 검색어 ‘청와대’에 대한 지역별 관심도를 살펴본 결과, 1위는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가세연>은 현재 이 영상은 삭제한 상태입니다.

 

4. ‘서울대생 96%가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데 알고 보니 고작 805명

<펜앤드마이크TV>는 <02266시 펜앤뉴스>(2/26)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악화시킨 근본 원인은 방역에 실패한 정부에게 있다며 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치솟고 있다고 했는데요. 정부 방역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국민적 분노’의 근거로 제시한 내용이 황당해서 문제였습니다. 근거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과 서울대 익명게시판에서 이뤄진 온라인 설문조사를 제시한 겁니다.

 

양연희 기자 : 우한 폐렴과 관련해 총체적 방역 실패로 피해를 크게 악화시킨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 청원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에 지금 현재 기준 약 70만 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 여론조사에서 서울대생의 96%가 문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고, 94%가 ‘우한 폐렴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략)

신민영 기자 : 한편 서울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진행 중인 문재인 대통령 탄핵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탄핵에 ‘찬성한다’는 이용자가 96.2%에 달해 ‘반대한다’는 3.8%를 크게 앞섰습니다.

 

정부를 향한 ‘국민적 분노’의 근거로 청와대 국민 청원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에 70만 명이 서명했다는 사실을 보여준 건 그나마 개연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서울대 익명게시판인 ‘스누라이프’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국민적 분노’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심지어 모든 서울대생 중 대다수가 탄핵에 찬성한 것처럼 묘사한 대목입니다. 서울대 익명게시판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국민 여론은커녕 서울대생 전체의 여론도 대표하지 못하며, ‘익명게시판’에서 이뤄진 온라인 설문조사는 조사기관, 조사지역·일시·대상·방법, 표본크기, 조사 대상 선정방법, 응답률,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 표본오차 등 공식 여론조사의 기본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애초에 ‘여론조사’로 볼 수도 없습니다.

 

<펜앤드마이크TV>는 이 내용을 스스로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기사로 올리기도 했는데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펜앤드마이크 <서울대생 94% “우한 폐렴, 정부 책임 크다문재인 대통령 탄핵에는 96.2% 찬성>(2/26)에 따르면, ‘탄핵에 찬성한 서울대생 96.2%’라고 보도한 그 ‘서울대생’의 수가 고작 805명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적 분노’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을, 심지어는 서울대생의 여론도 아님을 <펜앤드마이크TV>가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5. 최신 뉴스 찾아보지도 않고 ‘유사 뉴스’ 만드나

유튜브 방송에서는 매우 초보적인 실수가 발생하고는 합니다. 문제는 실수를 빌미로 정치적 선동을 하는 경우입니다. 정치 콘텐츠, 시사 유튜브가 많고 특히 ‘보수 유튜브’의 영향력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한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진성호방송>에서 나왔습니다. <대통령, 수석들에 불같이 화냈다”/진성호의 융단폭격>(3/1)에서 진성호 전 의원은 최신 뉴스를 인지하지 못한 채로 ‘정부‧여당이 중국에 퍼준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애썼습니다.

 

진성호 전 국회의원 : 자, 정부, 중앙정부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들도 중국에 마스크를 보내고 있습니다. (중략) 강원도도 앞서 지린성에 21만 장, 창사에 3만 장을 보냈고, 조만간 베이징에 6만 장을 더 보낸답니다. 강원도지사는 최문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시죠.

 

진성호 씨는 중앙정부와 별도로 제주도와 부산, 인천, 강원도가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한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이 중에서도 유독 강원도의 마스크 지원 소식을 강조하며 비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의 마스크 품귀현상이 극심한 이때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하려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당적이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집권 여당에 대한 반감을 유도한 겁니다.

 

강원도가 지난 2월 초 자매결연 지자체인 중국 지린성에 마스크 21만 장을 보낸 것은 사실입니다. 강원도와 투자협력 관계인 후난성 창사에 마스크 3만 장을 보낸 것도 사실입니다. 역시 투자유치 건에 대해 협업 중인 베이징에도 마스크 6만 장을 지원하기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원도민일보 <베이징 보내려던 마스크 6만 장, 도내 취약계층에 지원>(2/26)에 따르면, “도내 곳곳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중국에 대한 강원도의 마스크 지원계획에 대한 반발 여론이 확산”됐고, 이에 강원도는 “베이징으로 보내려던 마스크 6만 장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이를 도내 취약계층에게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진성호 씨는 강원도가 이런 입장을 밝히고 나흘이나 지나서 방송을 하면서도 여전히 업데이트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사실을 왜곡한 겁니다.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하려는 지자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코로나19 사태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인한 분노를 민주당으로 돌리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2월 27일~3월 4일 정치‧시사 주제의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순위 상위 10개 채널의 게시물 및 정치‧시사 주제의 유튜브 인기 동영상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끝>

문의 박진솔 활동가(02-392-0181) 정리 강훈·이슬기‧이유빈‧채상희‧최한솔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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