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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부리겠다고 미리 말하면 꼼수 아님? 서정욱 “정당방위”임!2월 4주차 종편 시사프로그램 ‘말말말’
1. 꼼수 부리겠다고 미리 말하면 ‘정당방위’?
선거제 개편 이후 첫 선거, 유권자들에게 꼭 필요한 바뀐 선거제 관련 보도가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오히려 ‘비례용 위성정당 꼼수’를 정파적으로 해석하며 유권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방송도 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2/13)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준연동형비례제 자체가 일방적인 강행처리니까 거기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 논란을 다룬 27일 방송에서는 당시 자유한국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사전에 공언했으니 문제 될 것 없다며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대변인도 울고 갈 논리를 펴기도 했습니다.
서정욱 변호사 : 그런데 이제 와서 비례정당을 만들면 오히려 이게 옛날보다 더 불리해집니다. 군소정당은.
진행자 백운기 : 그렇다고 뭐 미래통합당이 민주당 비판할 처지는 또 아니잖아요, 만들었다고.
서정욱 변호사 : 아니죠. 미래통합당은 처음부터 공언을 했고 이렇게 강행처리, 일방으로 하면 우리는 만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구책이고 정당방위라는 말이에요.
진행자 백운기 : 말 바꾼 사람이 더 잘못이다?
서정욱 변호사 : 그렇죠. 처음부터 공언했으니까.
△ 미래한국당 창당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서정욱 씨 MBN <뉴스와이드>(2/27)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거대 양당 중심의 폐쇄적 정치 구조를 깨고 국민의 표심을 정치지형에 더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통합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어버린 일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 위성정당 창당 논란이 일어난 것 자체가 선거제 개편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입니다. 이를 모두 비판하고 이런 현상의 구체적 의미를 분석해줘도 모자란 상황에서, 시사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오로지 미래통합당에 유리한 해석만 남발한 겁니다.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언론의 역할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소위 ‘보수세력’을 위한 진영논리만 추구한 것이죠.
더구나 ‘변호사’라는 직함으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서정욱 씨가 ‘미래한국당’이라는 꼼수를 ‘정당방위’라 옹호한 부분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참정권의 실질화를 위한 선거제 개편이 범죄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미래통합당이 먼저 말을 하고 꼼수를 부렸기 때문에 괜찮다는 대목에서는 허탈할 지경입니다. 수 백 번을 미리 얘기한다고 해도 탈법은 탈법이며 반민주주의는 반민주주의입니다.
2. 또 ‘정부 친중론’…총선까지 연결한 TV조선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를 정치 쟁점으로 비화시키는 보도들이 많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24)에 출연한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소위 ‘보수언론’의 프레임인 ‘문재인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본다’는 주장을 재차 반복하면서 코로나19 관련 정부 비판을 총선과 연결했습니다. 코로나19를 빌미로 정부를 향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고 이를 총선 표심으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우려됩니다. 이 과정에서 고 씨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말하기도 했습니다. 고 씨가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정부의 감염병 위기 경보 상향 시기였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관심에서 주의까지 일주일 결렸습니다. 그런데 1월 27일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올리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경계에서 심각으로 지금 가는데 지금 거의 한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바로 저 경계 단계 그 기간 중에 지역사회 감염 뚫렸고, 그리고 집단적인 확진자가 발생하고 말하자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돼 버린 겁니다.
그동안 야권에서 또 많은 국민들이 그리고 특히 의사협회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저 심각 단계를 최대한 빨리 당겨서 하자고 얘기했던 것 아닙니까? 그리고 조금 전에 우리 노환규 회장 말씀하신 대로 심각 단계가 발동이 되면 여러 가지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발동된다는 거 아닙니까?
△ 코로나19 정부 책임만 물은 고성국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24)
고 씨의 발언을 요약하면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빠르게 격상시키지 않았고, 이로인해 할 수 있었던 조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확진자 급증 4일만에 ‘심각’ 격상, 비판하려면 기준 명확히 해야
감염병 사태에서 정부의 대응은 항상 견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위기 경보 격상 시기도 충분히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리적인 비판을 위해서는 최소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갖추고, 상황과 제도에 어긋나는 점을 지적해야 합니다. TV조선 출연자 고성국 씨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고 씨는 심각단계까지 ‘한 달이나 걸렸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는데요.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위기대응 중 ‘감염병 위기시 대응 체계’를 보면 감염병 위기경보는 기간이 아닌 상황에 따라 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중 ‘심각’ 단계는 “국내 유입된 해외신종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전국적 확산”이 발생한 경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한 달 여 지난 2월 18일까지 국내 확진자는 31명이었습니다. 그러나 2월 19일 대구, 경북 지역 18명을 포함해 20명이 확진을 받으며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이후 대구 지역의 확진자가 급증하여 2월 22일 기준 전국 확진자가 433명까지 늘었습니다. 바로 다음날인 2월 23일,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신천지 변수 발생 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감염병 위기시 대응 체계’ 상 ‘지역사회 전파’로 볼 수 있는 사태가 펼쳐지자 곧바로 ‘심각’ 단계로 올린 것이죠.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 19일 기준으로 하면, 고 씨가 말한 ‘한 달’이 아닌 4일만에 위기 경보 격상이 이뤄진 겁니다.
또 ‘정부친중론’, ‘낙관론도 총선용’?
‘정부가 너무 늦었다’는 식의 헐거운 비판은 결국 이번에도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 굴종적이다’라는 프레임을 위한 발판이었습니다. 고성국 씨는 정부 대응이 늦은 이유가 “중국 눈치 본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이를 정부가 무작정 낙관론을 펼쳤다거나 코로나19를 총선에 이용하려 했다는 음모론으로 연결짓기도 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그렇다면 도대체 문재인 정부는 왜 심각단계 발동을 이렇게 늦췄는가. 정말 여론에 떠밀려서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하게 됐는가. 그러니까 저희들이 또는 국민들 다수가 이거는 중국 눈치 본 거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 눈치 본 거 말고는.
여기에 더해서 저는 경계 단계로 격상될 저 무렵에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한 20여 일 전에 또는 10여 일 전에 대통령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의 주요 인사들이 전부 낙관론을 폈던 대목에 제가 주목합니다. 곧 종식될 거라는 얘기를 대통령이 먼저 했고 이제 그리고 사실은 외국에서 대한민국의 방역 체계가 모범적이라고 하는 얘기까지 있다, 이런 이야기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불과 열흘 전이에요. 일주일 전이에요. 그러니깐 혹시 우리 정부와 집권 세력이 총선 앞두고 지금 이런 상태에서 우한 폐렴 또는 코로나19를 조기에 잡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선거에 상당한 도움이 오히려 될 수도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이런 주관적 열망이 앞선 나머지, 정확하지도 않은 낙관론을 대통령을 비롯해서 주요 책임 있는 인사들이 막 하고 나니까 그게 열흘 전, 일주일 전 아닙니까? 그러니까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보건복지부나, 질본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곧 종식된다는데 ‘심각 체계로 가야 합니다’라고 얘기할 간 큰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이런 것들이 막 얽히고 설켜서 지금 여기까지 떠밀려 온 것 같거든요.
조선일보의 ‘중국 눈치보기’ 프레임 쏙 빼닮은 주장
위기 경보 단계 격상은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가 폭증하자 곧바로 취한 조치인데, 이렇게 명백한 사실관계를 두고 고성국 씨는 ‘중국 눈치 봐서 그렇다’는 황당한 추정으로 일관했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의식의 흐름입니다. 사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소위 ‘보수언론’이 주야장천 밀어 붙이고 있는, 그래서 ‘보수언론’이 총선 여론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친중론’ 프레임입니다. 꼭 필요한 ‘중국발 외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안 한 것부터 전부 다 정부가 중국에 굴종적이어서 저지른 실책이라는 것이죠.
고 씨가 ‘중국 눈치보기’라 말한 것은 조선일보가 이미 써먹고 있는 프레임이기도 합니다. 조선일보 <사설/떠밀리듯 '후베이만 입국 금지', 때늦은 데다 불충분하다>(2/3)는 ‘중국 전면 입국금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에 “자국민 건강보다 대중 관계를 먼저 신경 쓰는 모습”, “‘시진핑 방한 등 때문에 중국 눈치를 본다’는 말이 왜 나오겠나” 등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조선일보 <중국 눈치보다가…코로나 위험국 돼가는 한국>(2/22 김철중‧조재희 기자)는 제목부터 고성국 씨 주장과 판박이 입니다.
외신도 인정한 ‘한국 방역 체계의 우수성’이 ‘총선용’?
‘중국 눈치보기’ 프레임에 이어 ‘정부의 섣부른 코로나19 낙관론은 총선용이다’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고성국 씨가 열흘 또는 일주일 전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고 씨가 말하는 ‘정부의 낙관론’은 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역 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보입니다. 2월 13일 당시에는 확진자가 28명 수준이었다는 점, 2월 19일 이후 신천지 변수로 인한 폭증세는 전혀 없었던 점, 국민의 심리적 안정과 경제 회복이 시급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대통령이 성급했다는 비판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총선용’이라는 비판은 아무런 근거도, 개연성도 없습니다. “코로나19를 조기에 잡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선거에 상당한 도움이 오히려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확하지도 않은 낙관론”을 대통령이 폈다는 것인데, 고 씨의 이 발언 자체가 모순입니다. 코로나19를 조기에 잡아야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정부가, 어떻게 조기에 종식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거용 발언을 했다는 것일까요? 최소한 조기 종식에 성공한 이후 대통령이 그 공적을 자화자찬했을 때나 고성국 씨 주장이 성립되는 것 아닐까요? 무리하게 정치적 공세를 펴다보니 이런 모순이 나온 것입니다.
또한 고 씨가 ‘대한민국의 방역 체계가 모범적이다’라는 정부‧여당 인사들의 발언까지 ‘총선용’으로 규정한 점은 사실과도 다릅니다. 우리 방역 시스템 및 진단 능력의 우수성과 투명성은 정부‧여당 인사가 아니라 많은 외신과 해외 인사들이 인정한 겁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4일(현지시각) 온라인 판 기사 <How South Korea’s Coronavirus Outbreak Got so Quickly out of Control(한국의 코로나19 발병은 어떻게 빨리 통제불능 상태가 됐나)>에서 한국의 뛰어난 진단능력과 자유로운 언론환경, 민주적인 책임 시스템 등으로 인해 감염자 파악이 빨라 확산세가 부분적으로 빨라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내과 전문의 맷 매카시는 2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한국은 하루에 1만개씩 검사를 하고 있다”, “한국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 말하기까지 했죠. 고성국 씨 주장에 따르면 이 외신들과 미국 의사들 모두 한국 총선에서 한국 여당을 위해 ‘총선용 낙관론’을 펼친 게 됩니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3. ‘대구 봉쇄’ 실언도 총선 겨냥한 ‘정무적 고려’?
‘대구 경북 봉쇄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6일 사의를 밝혔습니다. 말실수라고 해도 충분치 않았던 설명,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용어였기 때문에 비판과 책임을 면키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채널A <뉴스TOP10>(2/26)에 출연한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마저 총선과 연결하며 음모론을 조장했습니다.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무슨 중국을 봉쇄한다는 건가 했는데 대구 경북지역을 봉쇄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다들 깜짝 놀랐죠. 안 그래도 지금 대구, 경북 시민들 주민들 하루하루 어렵게 살고 있는데 굉장히 김부겸 의원의 말대로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이 됐죠. 오늘 결국 사의를 표명했지만 전반적으로 코로나 상황을 보는 문 정부의 인식이 이 안에 담겨 있는 거 아닌가.
지금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오늘 사의를 표명하긴 했습니다마는 여전히 언론에 책임을 미루는 태도를 보이고. 정말로 여권이 반성을 하고 있는가 이거에 대해서 굉장히 의심을 하게 하는데 왜 또 이 문제가 이렇게 확산이 됐냐면은 4・15 총선이 지금 50일도 남지 않지 않았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다들 알다시피 이른바 TK지역이 제1야당의 정치적 근거지라고도 할 수 있는데. 여길 또 봉쇄한다는 말은 굉장히 선거를 앞두고 어떤 정무적 고려가 포함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또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홍 전 대변인의 ‘대구 봉쇄’ 발언은 의도와 상관없이 부적절했습니다. 당연히 더 조심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체 이 발언이 어떻게 총선을 대비한 정무적 고려가 된다는 것일까요? 이도운 씨는 아무런 근거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럴 것 같다고 의심된다’는 아주 주관적인 상상일 뿐입니다. 대구‧경북 지역을 ‘제1야당의 근거지’라고 규정한 점도 부적절합니다. 지역주의를 부추기기 때문이죠. 이렇게 지역주의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에 감염병 사태에서 나온 실언마저 정치적으로 보이는 겁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2월 24~28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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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 정리 박채린‧서혜경‧심신진‧최서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