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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보도채널 시사토크_
보수세력 분열이 문재인 정부 때문이라고?2월 3주차 종편 시사프로그램 ‘말말말’
1. 114명 중 104명이 새누리당 출신인데 ‘도로 새누리당’은 악의적 프레임?
지난 2월 17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의 정당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모여 미래통합당을 창당했습니다. 이에 곧바로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미래통합당의 인적 구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의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17)에 출연한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이 여권에서 나온 악의적 프레임이라 주장했습니다. 고성국 씨의 반박 논리는 간단했습니다. 미래통합당 창당식 무대에 오른 인물들 중 다수는 새누리당과 관련이 없다는 겁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조금 전에 지금 저 사진 한번 보십시오. 황교안 대표는 새누리당과 아무 관계 없는 사람입니다. 1년 됐습니다, 정치권에 들어온 지. 맨 왼쪽에 이언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가 온 사람입니다. 새누리당과 아무런 관련 없습니다. 맨 오른쪽에 장기표 대표요, 평생 진보 운동, 시민 운동한 사람입니다. 새누리당과 무슨 관계있습니까? 정당은 사람이라면서요. 당 지도부, 미래통합당에 통합을 추진한 저 지도부 다섯 사람 중에 새누리당 출신은 심재철 대표, 정병국 의원 두 사람뿐입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집권 세력이 미래통합당을 ‘도로 새누리당이다’라고 낡은 정치 세력이라고 꼬리표 붙이고 그것에 안주해서, 그것에 안주해서 선거 준비를 하려고 그러는 것 같은데요. 국민이 압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저렇게 모여서 새롭게 정당 출범을 하는데 도로 새누리당, 새누리당 뭔지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다수예요. 저는 이런 식의 프레임 붙이기는 참으로 옹졸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 미래통합당은 도로 새누리당 아니라며 발끈한 고성국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17)
그러나 미래통합당 창당식 무대에 오른 사람들만으로 미래통합당이 새누리당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미래통합당 구성원 대부분이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사실은 미래통합당 홈페이지만 들여다봐도 쉽게 확인됩니다. 2월 24일 기준 미래통합당 홈페이지에서 확인된 중앙당 주요직책자는 총 11명이었는데요. 이 중 새누리당에서 당선되거나 출마한 이력이 확인된 인물은 무려 8명(심재철, 조경태, 정미경, 김순례, 김광림, 신보라, 원희룡, 김영환, 이준석)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미래통합당의 국회의원을 전수분석한 결과 114명 중 104명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의원 5명도 모두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됐습니다. 위성정당까지 포함하면 총 119명 중 109명이 새누리당 출신인 겁니다.
“정당은 사람”이라는 고 씨의 주장을 따르자면 ‘미래통합당은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은 오히려 매우 적절합니다. 그럼에도 고 씨는 창당식 무대에 올라온 일부 의원과 시민단체 관계자만이 미래통합당의 전부인 것처럼 왜곡해 적실한 비판을 ‘특정 정당의 프레임’으로 폄훼한 것입니다. 특히 “새누리당 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다수”라는 발언은 실소를 머금게 합니다. 안타깝게도 고성국 씨 생각과 달리 대부분의 시민들이 새누리당이 무엇인지 기억하고 있으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언론이라면 ‘보수혁신’을 내건 미래통합당이 사실은 국정농단 당시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과 유사하다고 지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발언만으로도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단골 출연자인 고성국 씨가 얼마나 편협한 관점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 보수 세력 분열이 문재인 정부 때문?
이번 총선 최대의 화두 중 하나는 ‘보수통합’이었는데요. ‘박근혜 탄핵’으로 갈라졌던 이른바 ‘보수세력’들이 총선을 앞두고 탄핵 갈등을 봉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시 뭉치는 양상입니다. 이 때문에 여러 해석과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죠. 그런데 MBN <뉴스와이드>(2/17)에 출연한 최진녕 변호사는 보수정당이 분열하고 통합한 원인으로 느닷없이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지목했습니다. 어찌된 영문일까요?
최진녕 변호사: 결국 여당, 청와대에서 국민을 통합하기보다는 국민을 갈라치기하면서 탄핵한 이후에 어떻게 보면 보수 자유 세력에 대해서 계속 적폐 프레임으로 계속 토끼 몰 듯 했지 않았습니까? 그러다보니 결국 보수가 갈라져서 살 수 없는 지경이 됐고. 결국 그와 같은 탄압받는 상태 속에서는 살아서 다시 한 번 부활하기 위해서 통합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태가 된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탄핵을 기점으로 해서 보수도 찬탄과 반탄으로 해서 나눴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해서 나눴다가는 결국 민주당한테 좋은 일만 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어떤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보수가 통합을 이룰 수밖에 없었는데요.
△ 보수 분열의 책임은 여당과 정부에 있다는 최진녕 씨 MBN <뉴스와이드>(2/17)
너무 횡설수설해서 사실 최진녕 변호사의 발언의 요지가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은데요. 요점은 ‘여당과 청와대가 보수세력을 적폐 프레임으로 토끼 몰 듯 했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프레임 자체가 억지입니다. 적폐 청산은 오랜 세월동안 쌓여온 부패와 부조리, 악습 등을 바로잡자는 것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한 적폐청산 성격의 재조사 또는 수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이명박 정부의 갖가지 비리, 고 장자연 사건, 김학의 사건, 양승태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 등이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 혐의가 입증되어 재판이 이뤄졌으며 일부는 공소시효 만료나 입증이 어려워 다시 묻히기도 했습니다.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의 경우 현 정부의 사법부마저 제 식구 감싸기에 매몰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죠. 이런 불법적 행위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을 두고 보수 세력을 토끼몰이 하듯 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범죄행위를 두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으로 인해 보수가 분열되었다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새누리당이나 자유한국당은 적폐청산 관련 사건들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려 갈등을 일으킨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입을 모아 ‘적폐몰이’라 현 정부를 공격하며 의혹들을 은폐하려 했습니다.
최진녕 씨 스스로도 횡설수설하면서 사실을 말했는데요. 보수세력의 분열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이 알려지면서 ‘박근혜 탄핵’이 논의되던 시점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박근혜 탄핵을 두고 찬성하던 의원들이 탈당하여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이 그 증거죠. 이처럼 자명한 사실을 무리하게 현 정부 탓으로 돌리려다보니 스텝이 꼬이는 최 씨의 억지주장을 들으면서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3. 더불어민주당을 공산당에 비유한 조수진
지난 17일 김남국 변호사가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 강서갑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채널A <뉴스TOP10>(2/18)은 이를 두고 ‘제2의 조국 내전’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습니다. 특히 출연자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은 금태섭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듯 설명하며 더불어민주당을 공산당에 비유했습니다.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 : 또 한 가지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생각할 게 있습니다. 과거에 민주당은 DJ정당이었어요. DJ가 당 총재를 겸직하고 현역 대통령에 있을 때까지 ‘미스터 쓴 소리’라고 불렸던 조순형 의원이 단 한 번도 공천에서 배제된 적이 없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미스터 쓴소리 같은 그런 비주류가 있는 정당이 건강한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전략적으로라도 해야 한다고 당시에는 생각했던 겁니다. 비주류, 쓴 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정당 지구상에 유일하게 한 군데 있습니다. 공산당인 거죠. 굉장히 위험한 겁니다. 그래서 이 당 내의 중도세력, 침묵하는 비주류 세력이 이번 강서갑 결과에 굉장히 주목하고 있다.
조수진 씨는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를 단수공천하지 않은 것 자체가 ‘바른 소리’를 하는 금태섭 의원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뉘앙스로 비판을 한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공산당에 비유한 것은 과도했습니다. 어떤 사안을 비판하면서 여러 가지 비유를 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공산당’, ‘종북’, ‘빨갱이’ 등의 비유는 함부로 해서는 안됩니다. 누군가를 빨갱이, 좌파, 종북, 간첩이라고 말하거나 비유할 때, 그로 인한 명예훼손과 피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역사적으로 많은 사례가 존재합니다. 조수진 씨는 그저 공산당이 반론을 허용하지 않는 집단이라고 생각해서 민주당에 비유했다고 가볍게 여길지 모르지만, 방송을 하는 사람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특히 비유도 가려가면서 해야 합니다.
4. 일주일 내내 ‘여당 극성 지지층’에 집착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가 17일부터 21일까지, 방송일 기준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주목한 대상이 있습니다. 바로 ‘여당의 극성 지지자’입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2/19)에서는 박선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극성 지지층의 행동을 언급하며 “대깨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대깨문’은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의 줄임말인데요. 그 누구를 향해서라도 방송에서 도저히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표현입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17일 민주당의 경향신문 칼럼 고발에 대한 극성 지지자들의 행동을 다뤘고요. 1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반찬가게 상인에게 극성 지지자들이 비난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19일부터는 금태섭 의원의 공천을 두고 극성 지지자들이 의견을 표력하고 있다는 점을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채널A는 자막을 통해 반복적으로 동아일보, 조선일보의 보도제목을 전달했습니다. 자막을 통해 전달된 동아일보 <극성 여 지지층, ‘비판 입막기’ 총대 메>(2/17), <‘칼럼 고발’ 어물쩍 넘어가는 여 지도부…극성 지지층 눈치보나>(2/18), 조선일보 <친문 지지층, 여 공천위까지 문자폭탄>(2/21)과 같은 보도 제목에서는 ‘극성 지지층’이 집중적으로 부각됐습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극성 지지층의 일부 행동이 논란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언론이 현상에 대한 분석 대신 극성 지지층의 행동을 매일 같이 전달하는 것은 여론의 극단화를 만들 뿐입니다. 채널A가 정말 여당 극성 지지층의 문제를 전달하고자 한다면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에 집중하기 바랍니다.
△ 여당 극성 지지자 행동 적극적으로 전달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위부터 2/17, 18, 19, 21)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2월 17~21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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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 정리 박채린‧서혜경‧심신진‧최서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