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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기현 하명수사 논란’…종편에는 주장만 있고, 근거는 없다
등록 2019.12.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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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은 11월 4주차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들 중 최악의 문제발언 10개를 아래와 같이 선정했습니다.

 

1. 고인과 주변인에 대한 배려와 보도윤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채널A‧MBN

지난 11월 24일 가수 구하라 씨의 사망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이 내용을 다룬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는 이번에도 고인과 주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무례한 보도가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방송이 MBN <아침&매일경제>(11/25)입니다. MBN은 구하라 씨의 사망소식 관련 대담을 나누며 자료화면으로 고인의 자택 앞에서 시신을 운반하는 보여줬습니다. MBN이 보여준 장면들은 시청자가 알아야 할 내용도 아니었고,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고인에 대한 모독이었습니다. 또한 이런 자료화면은 한국기자협회의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이 명시한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을 위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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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의 집 앞 촬영해 자료화면으로 사용한 MBN <아침&매일경제>(11/25)

 

또한 채널A <뉴스TOP10>(11/25)는 고인의 사망사건을 보도하며 타 연예인 A씨의 SNS에 응원글이 쇄도한다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채널A가 A씨의 SNS를 보여준 이유는 고인과 친분이 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결국 A씨의 SNS를 보여준 것은 아무런 보도가치가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보도는 고인뿐만 아니라 A씨에게도 실례가 되는 내용입니다. 정말 A씨가 고인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채널A가 인지했다면 A씨의 슬픔을 방송에 이용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이런 보도는 유명인의 사망을 가십거리 수준으로 이용하는 저급한 행태입니다.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윤리강령은 “언론은 자살 사건의 보도 여부, 편집, 보도방식과 보도 내용은 유일하게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에 입각해서 결정하며, 흥미를 유발하거나 속보 및 특종 경쟁의 수단으로 자살 사건을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가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만든 이유는 채널A와 MBN 같은 무책임한 보도들 때문입니다. 채널A와 MBN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 역시 유명인의 자살을 다루는 보도에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가십성 보도는 근절해야 할 때입니다. 시민들은 더 이상 언론의 몰상식한 자살보도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2. 구하라 씨 사망사고를 배현진 띄워주기에 이용한 채널A <정치데스크>

채널A <정치데스크>(11/25)는 구하라 씨의 사망을 배현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을 띄워주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고정 꼭지인 ‘김민지의 순간포착’에서는 구하라 씨의 사망 소식을 다루며 배 위원장이 위로글을 올렸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김민지 정치부 기자: 벌써 두 별이 졌다. 또 안타까워 말도 다 못한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가수 구하라 씨의 사망 소식에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입니다. 구하라 씨는요, 어제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경찰은 구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앞서 구 씨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던 가수 겸 배우 설리 씨가 목숨을 끊으면서 악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는데요. 역시 악플에 같이 시달려본 배현진 위원장은 지난 4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중략) 배현진 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악플이 겪어봐야만 아는 생지옥이라서 강변하기도 처참하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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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현진 띄워주기 위해 구하라 씨 사망까지 이용한 채널A <정치데스크>(11/25)

 

구하라 씨와 배 위원장의 연결점은 배 위원장이 스스로 악플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를 제외한 다른 언론이 이 내용을 다루지 않은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김민지 정치부 기자는 짧은 보도 속에서 구하라 씨의 사망 원인을 악플이라 단정 짓고, 그 와중에 구하라 씨 본인보다 정치인 배 위원장에게 초점을 맞추는 실례를 범했습니다. 이 보도의 목적이 구하라 씨 사망 소식 전달이 아닌 ‘정치인 배현진 띄워주기’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채널A는 누군가의 사망소식을 이렇게 소비할 바엔 소식을 전하지 않는 걸 정중히 요구합니다.

 

3. ‘청와대가 황교안 불법 천막 철거 지시했다’는 의혹 제기한 채널A <정치데스크>

지난 11월 20일부터 8일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에서 설치한 이른바 ‘투쟁 텐트’의 위법성이 논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황 대표의 텐트가 설치된 청와대 사랑채 앞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시설물 설치를 할 수 없는 청와대 100m 이내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11월 25일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문자를 통해 김도읍 자유한국당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분수대 앞 광장은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으니 자진 철거”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천막이 설치된 청와대 사랑채 앞의 관리,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역시 황 대표의 천막을 찾아 천막을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설명하고 철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돗자리로 시작한 황 대표의 단식공간은 점점 커지더니 26일에는 의원 여럿이 들어가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크기의 몽골 텐트가 되었습니다.

 

이 내용을 다룬 채널A <정치데스크>(11/26) 진행자 이용환 씨와 출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황 대표의 텐트의 위법성은 제쳐둔 채 청와대가 철거에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한국관광공사가 천막 자진철거를 요구한 것을 두고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 관광공사가 저걸 관광공사 자체적으로 알아서 했을까요? 관광공사 그렇게 배짱이 있을까요?

 

진행자 이용환 : 혹시 BH의...

 

김근식 경남대 교수 : 제 말씀으로는 그렇게 드릴 수가 없습니다.

 

진행자 이용환 : 확인된 건 아니니까요.

 

김근식 경남대 교수 : 그렇죠. 관광공사 독자적으로 결단을 내리는 대한민국은 아닐 겁니다. 누군가가, 따라서 그게 윗선에서 ‘그거 어떻게 좀 해봐요’라고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청와대가 대통령도 처음에 단식 시작했을 때 강기정 수석을 보내서 우리 집 앞마당으로 오신 분이니까 나가보라고 이야기했다는 건데 그러면 앞뒤가 다른 겁니까? 관광공사는 절대 독자적으로 저런 결정 못 내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사람의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광공사의 천막 철거 요구 뒤에 청와대가 있다는 김근식 씨 주장의 근거는 관광공사가 배짱이 없고, 독자적인 결단을 내릴 수 없는 집단이라는 본인의 편견뿐입니다. 김 씨는 이 편견을 바탕으로 배후에 있는 청와대가 앞뒤가 다르다는 결론까지 내렸습니다. 출연자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주장이라는 점을 지적했어야 할 진행자 이용환 씨는 “혹시 BH”라며 앞장서서 의혹을 전달했습니다. 진행자로서 했어야할 역할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았어야 할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용환 씨는 앞선 김 씨의 발언 내내 추임새를 넣으며 조금 더 센 발언이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는 출연자와 이를 부추기는 진행자, 이들을 제재하지 않는 제작진까지 종편 시사 대담프로그램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를 몸소 보여줬습니다.

 

4. “주머니에 손 넣고 물 들었다”…인상비평으로 유재수에게 배후가 있다는 허은아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영장실질심사 출석 복장과 태도를 문제삼았습니다. 특히 허은아 경일대 교수는 27일, 29일 방송에서 연이어 유 전 부시장의 겉모습을 두고 추측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허은아 경일대 교수: 지금 현장에서 들어가는 저 모습을 봤을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 뒤에서 있었던 그러한 겸손한 표정은 전혀 보이지 않고 너무나 억울하다는 표정과 너무나 당당한 표정으로 들어가니까 그게 좀 제 속을 긁네요. 그리고 왼손은 주머니에 넣고 한 손은 물을 들고 들어갈 수 있는 저 여유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건 분명 뒤에 있는 ‘백’이라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허은아 경일대 교수 : 저 몸으로 봤을 때도 유재수 씨는 정말 당당하고 진짜 실세입니다. 화면을 보시면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기본 고개를 숙인다거나 어깨를 위축하게 될 때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면목이 없다. 너무너무 미안할 때 고개를 숙이게 되고 아니면 정말 감사할 때 숙이게 되고 아니면 마지막이 겸손할 때 숙이게 되는데요. 유재수 씨의 화면을 봤을 때는 대부분 청와대나 윗사람들과 있을 때만 고개를 숙이거나 어깨를 조금 내리지 지금 일반 화면에서 봤을 때 그리고 만났던 분들의 의견을 또 들어보면 어깨 숙이는 거 고개 숙이는 거 생각도 못하더라고요. 거의 뒤로 이렇게 제쳐서 얘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던 사람이라고 하는데 몸은 거짓말을 못합니다. 얼마나 당당하면 장관들도 있고 수석들도 있는데 일개의 그 직에 있는 사람이 높은 사람들 앞에서도 저런 표정과 저런 몸짓을 할 수 있었을까. 이미 몸으로 엄청난 실세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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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수 손짓, 몸짓을 보고 실세라고 주장한 허은아 씨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1/29)

 

허은아 씨는 반복적으로 겉모습을 통해 추측성 발언을 해온 출연자입니다. 허 씨의 이런 발언은 채널A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조차 비판한 내용입니다. 허 씨는 <김진의 돌직구쇼>(8/15)에 출연해 조국 전 장관의 텀블러를 두고 “조국 후보의 어떤 정체성의 흔들림까지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디어오늘 <채널A‧MBN 자사 조국 보도 비판 나왔다>(9/22)은 채널A의 옴부즈맨 프로그램 <시청자마당>이 허 씨의 발언에 대해 “주제와 관련 없는 텀블러 이야기가 나와 의아했고, 조국 후보자가 사용하는 텀블러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 억지스럽게 느껴지고 공감이 가지 않아 신뢰가 떨어졌다”는 시청자 의견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발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허은아 씨의 발언은 유 전 부시장의 겉모습을 보니 본인이 기분이 나쁘다고 표현한 것에 가깝습니다. 허 씨가 언급한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물을 든 것은 단순한 인상비평일 뿐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분석도 아닙니다. 이런 식의 인상비평은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또한 허은아 씨의 주장처럼 배후가 있다거나, 진짜 실세라는 발언의 근거가 될 수도 없습니다.

 

5. 송철호 사위가 조국 인사청문팀에 있었으니 심상치 않은 사건이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1/28)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비리 수사 관련 내용을 다루며 지속적으로 송철호 울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을 반복했습니다. 게다가 송철호 시장과 현 정권의 연결점을 어떻게든 찾기 위해 송 시장의 ‘송 시장의 사위가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팀에 있었다’는 내용까지 전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진행자 윤정호 : 또 송철호 시장의 사위가 조국 장관이 인사 청문회를 할 때 인사청문팀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지금 검사라고 하는데요. 굉장히 서로 가깝네요, 결과적으로 보니까.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그렇죠. 이게 지금 보면 조국 전 장관하고도 워낙 인연이, 조국 전 장관이 원래 울산대 교수를 했잖아요. 그리고 또 그 이후에도 굉장히 가까운 사이고. 아시겠지만 문재인 대통령과는 정말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친한 어떤 측근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니까. 그러면 이거를 백원우 비서관이 몰랐을까요?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왜냐, 본인이 예전부터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과 또 문재인 대통령 모셔봤기 때문에. 충분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송철호 당시 시장은 어떤 존재라는 걸 알 겁니다.

그러면 그 상대방인 김기현 시장에 대한 지금 비위사실이 어떤 무게를 갖고 있는지 알 겁니다. 그러면 그 사건을 유독 예를 들어 ‘그냥 일반적인 범죄 정보가 들어와서 그냥 넘겨줬다’라고만 할 것인지, 아니면 이게 뭔가 어떤 이유를 가지고 갈 것인지, 그러면 도대체 이 자료는 누가 만드냐는 것이죠. 왜냐하면 청와대 민정비서관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중략) 그러면 그 친분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사람한테 직접 문건 전달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저한테도 어떻게 말은 전달했다고 하지만 제가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그러나 이 비서관이 직접 받아서 그걸 또 반부패비서관한테 넘기고 그러면 그 사람이 누구냐,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아끼는 사람이다, 이럴 때는 굉장히 중대한 것이죠. 그리고 송철호 시장 같은 경우는 형님이 이제 송정호 전 법무장관이고요. 그리고 이제 조국 전 장관의 인사팀에도 이제 본인의 아들이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밀접한 사이기 때문에.

 

진행자 윤정호 : 사위가 있었죠.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사위가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보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중요한 인물이고 이 사건은 그냥 원 오브 뎀(One of them), 모든 사건 중에서 하나의 사건이 아니디는 생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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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철호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 측근이라는 점만 강조한 이현종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1/28)


특히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측근”, “가까운 사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친분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친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이유는 ‘친해서 봐준 것이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 방송에서 말한 친하다는 정도도 확인되지 않았지만,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간 것입니다. 취재의 결과를 통해 근거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 의혹을 제기해야 할 언론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이런 식의 여론몰이에 나선 것은 부적절한 행태입니다.

 

6. ‘청와대가 황운하 배후세력’…또 자유한국당 주장 그대로 전달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1/27)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김기현 전 시장을 선거에서 낙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두고 거래를 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루라 기자 : 그러니까 조국과 황운하 청장 사이 혹은 윗선 사이 어떻게 보면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 어떤 연결고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 이런 의혹이 제기가 되고 있는데 (중략)

 

이루라 기자 : 그래서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이렇게 주장을 하고 나선 겁니다. 황운하 청장과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 사이, 커넥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는 거죠.

 

진행자 엄성섭 : 야당의 주장이긴 합니다만.

 

이루라 기자 :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없는 죄를 조작해서 덮어씌우기를 하고 뭐 선거 결과를 바꾸는 이 일이 일개 지방경찰청장이 혼자 저질렀을 일이겠느냐. 그건 아닐 거다, 이러면서 청와대가 황운하 청장에게 내년 국회의원 자리를 대가로 해서 주길 그렇게 약속을 하고 또 경찰 수사권을 악용을 했다, 이런 주장을 내세운 겁니다.

 

진행자 엄성섭: 실제로 황운하 청장은 내년에 총선 출마를 지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루라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 물론 이거는 야당의 일방적 주장이에요. 검찰 수사 결과나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게 아니라는 점 전해드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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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주장 그대로 전달한 이루라 씨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1/27)


이루라 기자의 주장은 ‘청와대가 황운하 청장에게 내년 국회의원 자리를 대가로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주장은 ①김 전 시장이 낙선했다 ②황 전 청장이 수사를 했다 ③황 전 청장이 선거에 나오려 한다는 3가지 파편화된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 세 가지 사실을 연결시켜줄 증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파편화된 사실만 있을 뿐 근거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특히 이 내용은 자유한국당이 일방적으로 내세우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도 이를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TV조선 스스로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는 이루라 씨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야당의 주장이긴 합니다만”, “야당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족을 붙이기 이전에 애초에 제대로 근거가 없는 자유한국당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행위 자체를 자제했어야 합니다. TV조선의 행위는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카더라’성 음로론의 ‘자유한국당 확성기’ 역할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게다가 TV조선이 전달한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은 모두 옳았다’를 전재로 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수사가 울산지역의 검찰과 경찰의 검경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마찰에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도 등장했습니다. 한겨레 <‘비리 혐의 다수’ 김기현 측근 불기소한 검찰…원인은 ‘검경 갈등’?>(12/2)는 비록 익명의 법조계 인사의 발언이었지만 “경찰 수사권 독립을 강하게 주장해온 황운하 울산경찰청장 부임 이후 ‘고래고기 환부’ 사건으로 검경간의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수사와 기소에도 그대로 이어진 형국”이라는 평가를 전달했습니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했어야할 다각도의 취재를 조금만 진행했더라도 TV조선과 같은 보도는 나오지 않았어야 하는 것입니다.

 

7. 백원우는 “친노친문 행동대장”이고, 조국은 “스타일리스트”에 불과하다는 TV조선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1/29)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에 가장 크게 관여한 인물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 근거는 백 전 비서관이 “친노, 친문”이라는 구시대적인 계파 정치식 사고방식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TV조선은 익명의 취재원을 통해 조국 전 장관은 “스타일리스트”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문승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0대 국회의원 총선 때도 백 전 비서관을 지지하면서 ‘노무현의 동지고 저 문재인과도 아주 오랜 동지입니다’라고 설명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특히 우리 식구 개념이 강한 친노, 친문의 특성상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 쓰는 스타일을 감안한다고 하면 대표적인 스타일이 백 전 비서관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거든요. (중략)

 

문승진 기자 : 조국 전 수석이 전통적인 어떤 민정수석상과는 조금은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어쩌면 이 백 전 비서관이 행동대장 역할에 점점 더 탄력이 붙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 그건 또 무슨 이야기예요?

 

문승진 기자 :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있었던 한 인사는요.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굉장히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신경을 쓰고, 판단을 하는 자리인데 조국 전 장관은 좀 스타일리스트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 조국은 그냥 스타일리스트다?

 

문승진 기자 : 그렇습니다. 조국 같은 민정수석이 있으면 빈곳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렇게 빈곳, 또 방어해야 할 부분들을 이 충직한 행동대장. 즉 백원우 전 비서관이 메우지 않았을까? 그래서 어떻게 보면 대형 의혹들마다 다 끼어 있는 것이 그래서 백원우 이름이 올라가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 일부의 주장이기는 합니다마는 우리 식구 개념이 강한 친노, 친문 그룹에서 조국은 스타일리스트, 백원우는 행동 대장이다, 이렇게 또 평가를 하는 것도 있다는 거예요.

 

문승진 기자가 전달한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있었던 한 인사”의 주장은 근거가 구시대적 계파나누기와 개인의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 대신 민정수석실의 주요 결정을 내렸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문건이나 녹취 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아닌 것입니다. ‘친노, 친문이라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논리는 계파 나누기라는 오래된 악습이고, 특정 세력이 비합리적이라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런 주장을 그대로 전달한 것만으로도 TV조선과 종편의 논리가 비합리적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8. 황교안 대표가 쓰러질 것 같은데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지 않아서 불만인 고성국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1/25)에 출연한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단식을 진행하던 황교안 대표의 건강을 걱정했습니다. 이어 황 대표의 건강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지 않고 있다며 대화를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단식이 시작되자마자 집권 세력 측에서 황제 단식이다, 꼼수 단식이다 이런 비난들이 쏟아졌습니다.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모든 사람이 보는 데서 공개적으로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대로입니다. 저기가 어떻게 황제 단식이고 어떻게 꼼수 단식입니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실제로는 지금도 천막이 보입니다만 저것도 청와대 측에서 치지 못하게 했습니다. 종로 경찰서 측에서 청와대 경호상의 이유로 저걸 치지 못하게 했습니다. (중략)

지금 6일째인데 뭐 하느냐? 6일째인데 무슨 엄살이냐,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닙니다. 매우 심각합니다. 의사들이 계속해서 진단하고 있고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고 있고 맥박이 느려져서 언제 쇼크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어제 이낙연 총리, 오늘 이해찬 대표가 왔는데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 시작하기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한테 둘이서 만나서 이 현안 해결하자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 단식하고 있는 겁니다. 집권당 대표가 무슨 권한이 있어서, 또 국무총리가 무슨 권한이 있어서 선거법 문제나 공수처 문제를 담판을 지을 수 있습니까?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지금이라도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성국 씨의 주장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황 대표의 단식을 두고 ‘황제단식’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고 씨의 주장처럼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닙니다. 황 대표에 대한 비판의 시작은 당직자들의 순번을 정해 24시간 4교대 노동을 하게 만든 문건이었습니다. 특히 당직자 중에는 임신 중인 여성도 있어 논란이 커졌습니다. 이후에는 황 대표의 단식을 위해 설치한 텐트가 현행법 상 위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논란들을 차치하더라도 황 대표의 단식은 기존의 단식투쟁과는 달랐습니다. 황 대표는 제1야당의 대표로 어느 누구보다 강력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황 대표의 단식이 다수의 언론을 통해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진 점도 이를 입증합니다. 그렇다면 황 대표가 단식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으로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주장을 펼친다면 여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 역시 황 대표의 단식에 공감할 수 없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MBC <“황 단식 공감 안 해” 67.3%…“국정운영 긍정” 50%>(11/25)는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에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7.3%에 달했”다며 코리아리서치를 통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밝혔습니다.

 

고 씨가 언급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참여연대는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과 함께 리서치DNA를 통해 공수처 설치법안 연내 처리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공수처 설치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올해 내로 처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65.8%”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수처 설치 법안 처리에 대해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이 공수처 설치에 반대한다면 그 이유를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 여론을 이끌어내면 되는 일입니다. 또한 정당한 제도를 통해 입법과정을 거치고 있는 법안에 대해 다른 정당들과의 합의를 통해 법안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면 되는 일입니다. 단순히 제1야당 대표의 단식 때문에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공수처 설치를 반대할 일이 아닌 것입니다.

 

9. ‘여류화가’, ‘소녀다운’ 아직도 성별 고정관념에서 못 벗어난 MBN <뉴스&이슈>(11/26)

MBN <뉴스&이슈>(11/26)는 배우 나문희 씨에 관한 여러 소식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던 중 “여류 화가”라는 성차별적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이어 성별고정관념을 관철시키는 발언도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한성원 : 마지막은 나문희 씨 소식인데 천재 여류 화가라고 칭해지죠. 나혜석 여사하고 친인척 관계더라고요.

 

최정아 스포츠월드 연예문화부 기자 : 네 맞습니다. 나문희 씨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을 해서 천재 여류 화가 나혜석 씨와 혈연관계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최정아 스포츠월드 연예문화부 기자 : 본명이 나문희 씨가 아니에요. 나경자가 본명인데. ‘나문희라는 이름이 예뻐서 이 이름을 지었다, 예명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굉장히 소녀다운 감수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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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혜석 선생에게 ‘여류 화가’라며 성차별 표현 쓴 MBN <뉴스&이슈>(11/26)

 

“여류 화가”는 한 직군에 대해 남성을 기본값으로 설정한 뒤 여성을 부가적 개념으로 표시하는 대표적인 성차별적 표현입니다. 또한 ‘그 방면에 능숙한 여성’이라는 뜻을 가진 ‘여류’라는 단어는 여성이 그 방면에 능숙하다는 사실 자체를 특이하고 이례적인 일로 바라보는 차별의 시선을 밑바탕에 둔 표현입니다. 더군다나 나혜석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여성도 인간’임을 외쳤으며 ‘여성이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세상은 달라진다’고 믿은 여성 운동가였습니다. MBN <뉴스&이슈>는 그러한 나혜석 선생을 묘사하며 ‘여류 화가’라는 말을 마치 칭찬이라는 듯 사용한 겁니다.

 

나문희 씨의 예명에 대한 최정아 스포츠월드 연예문화부 기자의 설명도 성별고정관념을 고착시키는 내용이었습니다. ‘예뻐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행동을 “소녀다운 감수성”이라 표현한 배경에는 ‘소녀’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이쁨’을 기준으로 삼는 존재라는 무의식이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유튜브 Always 채널에 게제된 <Always #LikeAGirl>(2014/6/26)는 이런 무의식과 편견을 지적했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소녀처럼’ 달려보라, 던져보라는 식의 다양한 주문에 팔과 다리를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조금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주문을 10살 즈음의 진짜 ‘소녀’들에게 했을 때 그 결과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그저 열심히 달렸고, 열심히 던졌습니다. 이 영상은 우리 사회에 고착화 되어 있는 성별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의식을 잘 보여줘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영상이 업로드 된지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MBN <뉴스&이슈>는 지금 달력을 보기 바랍니다. 이제 곧 2020년입니다.

 

10. 송인택 전 지검장이 ‘도시농부’라서 발언이 중요하다는 조수진

채널A <뉴스TOP10>(11/28)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조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채널A는 이 과정에서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이 황운하 전 청장의 수사를 비판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런데 출연자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은 송인택 전 지검장의 개인사를 이유로 발언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 : 5번이나 돌려보냈는데 황운하 청장은 ‘아니, 이걸 어떻게 안해주냐 이러면서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로 몰고 갔다’라는 게 송인택 전 지검장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송인택 전 지검장 같은 경우에는 아시다시피 조국 법무부 장관 시절에 계속해서 쓴소리를 했어요. 그리고 이분이 별명이 도시농부예요. 주말이면 텃밭 농사, 지금은 양봉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의 주장, 흘려들을 수 없다고 저는 봅니다.

 

조수진 씨의 발언은 비평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주말이면 텃밭 농사를 하고, 양봉을 하는 송 전 지검장의 개인사를 통해 발언의 중요성을 가늠하는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조수진 씨의 발언 그 자체로 채널A가 어떤 수준의 언론인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11월 25일~29일 JTBC <뉴스ON>,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 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뉴스&이슈><아침&매일경제>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 정리 서혜경‧심신진‧염한결‧전한빈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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