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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시간 이상이 OECD 풀타임 기준? 이런 것도 틀리는 한국경제
등록 2019.12.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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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3일 10월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41.9만 명이 증가했다는 통계청의 <201910월 고용동향> 발표가 나왔습니다. 취업자수 증가가 정체되었던 작년까지만 해도 취업자 수를 근거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해 왔던 일부 언론들은 이에 대해 ‘일자리의 질은 떨어졌다’는 프레임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12월 5일자 1면 보도도 이런 보도 중 하나입니다.

 

확인에 10초도 안 걸리는 OECD공식 통계 기준도 틀리는 한국경제

한국경제 <30·40대 74만명 직장 잃고 알바 뛴다>(12/5, 성수영‧노유정‧노경목 기자)는 “지난 2년간 전체 취업자가 30만 명 늘었지만 주 40시간 이상 근로자는 87만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의 85%는 ‘경제의 허리’인 30~40대였다. 30~40대 경제활동인구(1235만 명)의 6%에 이르는 ‘풀타임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보도는 주당 노동시간 40시간을 기준으로 40시간 이상을 ‘풀타임’으로 규정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풀타임 일자리 기준을 주 40시간 노동으로 정하고 관련 통계를 내놓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OECD통계 홈페이지 ‘OECD.stat’에 따르면, OECD의 ‘풀타임’ 기준은 주 30시간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OECD의 ‘파트타임(이하 시간제)’ 노동자 통계는 ‘일반적인 정의(common definition)에 의한 통계’와 ‘개별 국가 정의(national definitions)에 의한 통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 우리나라는 ‘일반적인 정의에 의한 통계’만 자료가 나와 있습니다. OECD는 일반적인 시간제 노동자의 정의를 ‘주로 종사하는 직업에서 주 30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고용형태’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5번 이내의 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OECD가 주 40시간을 공식 통계 기준으로 삼고 있다면 법정노동시간이 대체로 주 40시간 아래인 서유럽 국가들은 거의 대다수 인구가 시간제 노동자로 집계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총노동시간은 2018년 기준 1993시간으로, 주 평균으로 환산하면 38.2시간입니다. 주 40시간이라는 풀타임 기준은 이미 전체 노동자 평균 노동시간보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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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ECD의 시간제 고용 통계 노동시간 기준(OECD.stat)

 

결론에 현실 끼워 맞춘 기사로는 실제로 문제가 있더라도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

한국경제가 OECD 통계 기준을 잘못 쓴 것은 도저히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습니다. 잘못된 통계 산정이 기사 전체에서 설정하고 있는 프레임의 주요 근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는 이 통계를 바탕으로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줄어든 풀타임 노동자 규모를 87만 명으로 산정하고 이를 전체 취업자 증가 30만 명보다 많다고 했고, 기사 제목에서 줄어든 40시간 이상 노동자 74만명을 모두 “직장 잃고 알바 뛴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이어지는 기사 <경기불황에 떠도는 3040…“월급 절반이지만 배달 말고 할 일 없어”>(12/5, 성수영‧노유정‧노경목 기자)에서는 30-40대 시간제 일자리 취업 사례들을 나열하기까지 했습니다.

게다가, 노동시간 감소만으로 시간제 노동자가 늘었다고 주장하는 것도 너무 성급한 분석입니다. 노동시간 단축 정책으로 노동시간이 추세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작년부터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주 4일제 근무 회사나 정규직 노동시간을 35시간으로 줄인 기업과 같은 회사들은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정규직 풀타임 일자리인데도 모두 ‘시간제’로 분류됩니다.

문재인 정부가 최대 현안을 일자리로 잡고, 그 동안 스스로 취업자 수와 같은 양적 통계를 기준으로 국정 홍보를 해 왔던 만큼 실제로 고용의 질이 떨어졌다면 언론이 분명하게 지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한국경제 기사와 같이 결론에 현실을 끼워 맞춘 기사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12/5 한국경제(*지면보도에 한함)

<끝>

문의 공시형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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