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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과 사회적 불평등의 중층적 의제로 전개되고 있는 “조국대전”
박석운(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민언련 정책위원)
등록 2019.10.08 13:59
조회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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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단비뉴스)

 

이른바 “조국대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조국대전은 대략 3중 이상의 중층적 의제를 둘러싸고 격동하고 있는 양상이다.

 

우선 하나는 조국대전의 기저에 깔린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문제이다. 비록 빙산의 일각이지만, 조국대전 과정에서 이른바 “강남부자들” 또는 “엘리트층”으로 불리는 사람들과 서민들 사이에 엄청난 교육불평등과 자산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불평등 현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촛불시민들, 즉 서민들이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원래 쓰레기가 악취를 풍기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그리 놀라지 않지만, 깨끗해 보이는 곳에서 냄새가 조금이라도 나면 사람들은 더욱 충격을 받게 된다. 냉소와 분노, 또 불만이 지배적인 대중적 정서가 된 것이다.  

 

두 번째 층위는 “적폐세력 총궐기” 양상이다. 자유한국당 등 강경보수 정치세력과 조중동 등 적폐언론, 그리고 극단적 정치성향을 지닌 일부 기독교세력과 각계의 보수 기득권층들이 총궐기하면서 조국대전의 판이 엄청나게 커져 버린 것이다. 적폐 기득권층들이 퇴진촛불이후 각 방면에서 불어닥치고 있는 변화의 물결에 대해 마땅히 반격할 계기를 잡지 못하다가, 조국대전 상황에서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공유된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대중적 불만과 분노”에 편승하여 총반격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층위는 검찰 권력이 “선출된 권력”의 약점을 잡고 선출된 권력을 쥐고 흔들면서 사실상 “주인”행세를 하려는 “권력대쟁투”국면이기도 하다. 검찰 권력은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추진을 저지시키려는 목적 하에 그 첫 번째 착점으로 조국의 법무장관 임명을 저지하기 위해 실로 이례적인 수준으로 철저히 먼지떨이를 하였는데, “과유불급”이라고나 할까, 놀랍게도 촛불시민에 의한 강력한 역풍이 일어나면서 이제 검찰개혁 의제가 국민적 과제로 떠오르게 되는 “대이변” 상황이 펼쳐졌다. 무리한 수준으로 검찰 권력이 준동한 결과, 검찰 권력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검찰개혁이 최우선적인 국민적 과제로 등장하게 되는 이러한 상황전개는, 바로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와 달리 객관적으로 관철되는 “역사의 정의”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두 달간의 조국대전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오케스트라 지휘자 격인 검찰 권력과 그 지휘를 받는 개별 연주자 격인 각 언론들이 실로 유기적인 보도 커넥션을 형성하고 있는 적나라한 실상을 자각하게 된 것이 추가로 획득된 조국대전의 성과로 볼 수 있다. 

 

검찰개혁 등 적폐청산 과제와 사회 불평등 해소 과제

 

이러한 3중의 중층적 의제는 어느 하나라도 놓쳐서는 곤란하다. 각각의 의제에 대해 정확한 대응을 해야만 비로소 주권자들이 “진짜 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국대전 과정에서 나타난 충격적 사회적 불평등 실상을 조국 개인이나 조국 일가에게만 그 책임을 돌려서는 계속 그 불평등 상황이 반복되게 된다. 이번에 표출된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하는 구조적·제도적 모순을 해소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서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권리보장 문제, 부동산 등 자산불평등과 불로소득 해소 문제,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제중, 특목고, 자사고와 같은 “귀족학교” 제도 혁파와 대학서열화 혁파 등 교육개혁 문제 등이 사회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우선적 개혁과제일 것이다. 

 

퇴진촛불 광장에서 “검찰도 공범이다” 재벌도 공범이다“ ”언론도 공범이다“고 우리 모두 함께 외쳤다. 촛불항쟁 1단계가 승리로 일단락되고 촛불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선언, 동아시아 평화체제의 모색, 미투와 위드유 열풍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기도 하였지만, 정작 ”헬조선“과 같은 팍팍한 삶의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저런 구실로 촛불개혁이 겉도는 사이에, 적폐세력들이 촛불정부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고 총공세를 감행한 결과, 현재 촛불정부는 일종의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 

 

위기는 ”위험하지만 기회“라고 하였다. 검찰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 등을 통해 검찰적폐, 재벌적폐, 언론적폐, 정치적폐를 제대로 청산하는 정공법만이 이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제대로 된 언론개혁을 추진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수많은 주권자들이 조국대전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 ”제도언론“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다. 검찰이 종합적인 구상 하에 흘려주는 ”정보“를 부끄러움도 잊은 채 ”단독“이라는 이름하에 ”받아쓰기“ 하였던 지난 2달간의 제도언론 상황은 ”저널리즘의 실종“ 이외의 다른 용어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겨레, 경향 뿐 아니라 JTBC와 같은 괜찮은 언론기관이나 촛불항쟁 이후 투쟁으로 새로 정상화시켰다고 믿었던 KBS·MBC 같은 공영방송이나, YTN·연합뉴스 같은 공영언론마저도 너무 자주 비틀거리면서 제 역할을 못하였다.

 

제도언론 상황은 거의 ”그라운드제로“ 상태가 된 셈인데, 저널리즘의 원칙에서 기초를 바로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련하여 검찰의 수사결과와 법원의 재판결과에 따라 확인된 ”팩트“에 기초하여, 조국대전 기간 동안 제도언론에서 실제 보도된 내용을 철저하게 검증하여 해당보도의 문제점과 기자들의 실명을 기록에 남기는 작업을 우선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이 작업은 언론시민단체들이 힘을 합쳐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대충 뭉개고 넘어가서는 결코 희망이 없다. 비록 처절한 과정이 되겠지만, 진정성 있는 내부적 성찰과 실질적 개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언론을 바로 세워야 민주주의를 살릴 수 있다. 또 언론을 바로 세워야 헬조선에서 벗어난 우리의 삶이 가능해 진다.


뜻있는 사람들 모두 함께 나서, 언론을 바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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